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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황당한 펜싱대회...))<칼럼사설수필> 2003. 11. 1. 21:52
((황당한 펜싱대회...))
기우(杞憂)라는 말이 있다. 기(杞)나라 사람이 쓸데없는 걱정을 한데서 나온 말로 장래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함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기나라에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진다면 죽지 않을까"라며 걱정을 하느라 잠을 못자고 음식도 못먹는 사람이 있었다.
"저러다 죽지 않을까" 걱정이 된 옆집 사람이, "하늘은 공기가 쌓였을 뿐이야.
그래서 공기가 없는 곳이 없지. 몸을 굽히고 펴고, 호흡하는 것도 하늘 안에서 하고 있다네. 그런데, 왜 하늘이 무너져 내린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에 "하늘이 공기가 쌓인 것이라면 해와 달과 별이 떨어질 것이 아닌가"라고 그 사람이 물었다.
다시 "일월성신도 공기 속에서 빛나고 있는 것이야. 떨어져 다칠 염려 없다네."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땅이 꺼지는 일은 없을까?" 라고 물었다. "땅은 흙이 쌓였을 뿐이야. 사방에 흙이 없는 곳이 없지. 뛰고 구르는 것도 늘 땅 위에서 하네. 그런데 왜 땅이 꺼진단 말인가?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게나." 라고 말하니, 이에 그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이처럼 비관도 낙관도 아닌, 평정심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나치게 걱정을 해서 불면증에 걸리고 병이 나거나 일을 그르치는 것도 문제이고, 지나친 낙관주의로 걱정 한 번 않다가 의외의 실패를 하는 것도 문제이다.
유비무환을 위해서는 적당히 걱정도 하고, 긍정적, 적극적 태도로 낙관주의를 생활화할 필요도 있다.
그런데 지나치게 걱정한 나머지 익산시가 지역정치권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추진했던 세계 주요 경기가 무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다름 아닌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이다.
대부분 익산시민들은 대회가 사스를 이유로 무기연기된 것만 알 뿐 '태국에서 다음달 개최'되는 것은 전혀 모른다.
태국은 다름 아닌 사스 본거지라는 동남아 국가이다.
익산시민이 국위선양과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개최하기 바랬던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가 유치 확정 후 지난 5월초 사스(SARS, 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이유로 무기연기를 통보해 결과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당혹감을 주고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격이다.
재미있는 것은 동남아에 사스가 창궐하던 3월에는 '도지사 건의사항'으로 적극 추진했던 선수권대회의 올해 6월 익산 개최가 대회 한달 전 아시아펜싱연맹에 무기연기를 통보했는데 정작 11월 사스 본거지였던 동남아 태국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5개국 450명 선수들이 참여할 아시아 펜싱선수권대회는 지난 6월 10일부터 6일간 익산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또한 5430석이 구비된 익산 실내체육관에서 남녀 에뻬, 사브르, 플러레 개인전 및 단체전 등을 가질 계획으로 도비 및 시비 3억원을 들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유치 확정 후 5월초 전북펜싱연맹회장인 채규정 익산시장 등이 위원인 아시아펜싱조직위에서 사스를 이유로 '대회개최 무기연기'를 아시아펜싱연맹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많은 시간과 행정력을 들여 국위선양과 지역발전을 위해 추진했던 익산 개최가 무산되고 정작 사스 본거지인 동남아 태국에서 다음달 열리게 돼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듯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익산 개최가 무기연기된 틈을 타 태국이 개최의사를 밝히자 아시아펜싱연맹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판단 미스와 행정력 부재가 대회를 무산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여론이다.
북한이 5월말 사스를 이유로 중단했던 금강산 관광을 두달 만에 재개 한 것을 비교해도 무기연기해 결과적으로 태국에서 개최하게 한 것은 어처구니없다는 여론이다.
더욱이 익산시장이 전북펜싱연맹회장이고 훌륭한 펜싱팀까지 보유한 익산시로 보면 '펜싱대회 무산의 황당함'은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되는 일이 없는 익산시'가 또 다시 입증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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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제목) '펜싱대회 무산의 황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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