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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익산 다크호스와 하로동선...))<칼럼사설수필> 2003. 10. 8. 20:04
((익산 다크호스와 하로동선...))
다크호스(dark horse)라는 말이 있다. '역량은 알 수 없으나 뜻밖의 결과를 낼지 모르는 말(horse)'이란 의미로 경마용어였으나, 이제 '알려진 인물을 제치고 느닷없이 승리할 가능성도 있는 경쟁상대'를 말한다.
더불어 하로동선(夏爐冬扇)은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란 의미대로 '격이나 철에 맞지 않거나 쓸데없는 사물'을 비유한 말이다. 그러나 겨울 부채나 여름 하로도 필요할 때가 온다. 따라서 '자신을 필요할 때를 기다리는 인물'을 비유하기도 한다. 즉 "버린 돌이 주춧돌이 된다"는 말처럼 쓸모 없는 것이 중용되거나 크게 쓰이기도 한다. 오래 전, 전직 국회의원들이 서울에 '하로동선'이라는 음식점을 개업한 것도 이같은 의미가 담긴 것이다.
33만 익산시도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는 정치인만 15명 안팎에 이른다. 그 중에는 금배지를 연거푸 달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정치인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뒤집어 보면 뜻을 이루지 못한 정치인보다 특별히 능력이 달라서가 아니라 시대상황이 만들어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민주화를 위한 포지티브한 목표에 지역주의에 함몰된 네가티브적 몰표 덕분에 금배지를 연거푸 달게된 정치인이 대부분인 것이 전북 상황이다. 무수하게 훌륭한 인물이 뜻을 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 간 것이 지난 수십 년이었다.
그러나 이제 달라져야 한다. 호남인들이 95% 몰표로 압도적 지지를 보내 '권력의 칼자루'를 쥐어줬는데도 2백만 명이 무너졌고 이제 190만도 위험수위라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도민들은 "자기들끼리 신당이네, 민주당이네 하면서 '지역 이데올로기'에 편승하여 금배지를 유지하려는 것은 염치없는 소치"라고 일축한다. "정당 구분 없이 2백만 붕괴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해 "황색바람에 해놓은 일없이 광영만 누린 정치인은 무조건 도태시켜야 한다"는 것이 적지 않은 도민 정서이다.
이런 시점에 익산시에 무려 15명 정도가 금배지를 달겠다고 움직인다. 이들의 말을 들으면 당장이라도 익산과 전북이 천지개벽을 할 것 같다. 하여간 현역의원을 제외한 어떤 인물이 다크호스나 하로동선처럼 부상될 지 아무도 모른다. 장단점이 구체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나름대로 파악한 '익산 다크호스와 하로동선'이 될만한 인물들을 꼽아 본다.
우선 한나라당 공천섭위원장(56)은 후덕한 인품과 조직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정서에 매몰돼 뜻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정치인이다. 그러나 "등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는 그의 말처럼 "DJ정부가 끝난 상황에서 몰표현상은 더 이상 전북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며 인물 본위 투표를 당부했다. 민주당 분열과 분구에 대비해 지역구 출마를 결심하고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다. 상황에 따라 비례대표 입성도 가능한 인물이다.
최근 '국민참여 통합신당' 익산지역 창당 준비 모임을 가진 '열린 포럼 희망 21' 한병도대표(36)도 다크호스에 해당한다. 원광대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희망이 넘치고 오래 살고 싶은 익산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익산 최연소 출마 예상자'로 당차고 정치개혁과 국민통합. 지역발전 대안제시 및 상향식 공천을 주장한다. 6월항쟁과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는 그는 옥고를 겪기도 했다.
노무현후보 특보를 경력이 있고 '익산경제발전 시민포럼' 대표인 김상민씨(52)도 유망주이다. 미국 롱아일랜드대 출신으로 신선한 감각과 깨끗한 인상으로 호감을 주는 익산의 기대주이다.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낸 정재혁씨(45)는 최근 통합신당 참여를 선언하고 경선을 거쳐 17대 국회 입성을 선언했다. 중후한 인품과 뛰어난 화술 및 조직장악력이 장점이라는 전언이다.
국회정책연구위원 경력이 있는 서울대 출신 신화중씨(52)와 원광대총학생회장을 거쳐 전북도의원을 지낸 강익현씨(46)도 익산의 숨은 다크호스라는 여론이다.
하여간 익산의 다크호스들이 총선에서 선전을 해 "여름 부채와 겨울 화로"처럼 익산 시민과 도민에게 시원함과 따뜻함을 함께 가져다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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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임
(제목)은 '익산 다크호스와 하로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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