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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부끄러운 금배지...))
    <칼럼사설수필> 2003. 10. 12. 16:41


     

     

     

     


     

     

     

     

     

    ((부끄러운 금배지...))

     

     

    33만 익산시에 무려 15명의 금배지 후보들이 난립됐다.

    이 중에는 금배지를 단 채로 17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정치인만 3명이다.

    금배지에 관한 한 익산시는 참으로 복받은 도시이다.

    내 고향 부안에는 금배지가 하나도 없다.

    고창과 합쳐지는 바람에 고창 출신이 금배지를 차지해 버렸기 때문이다.




    언젠가 방송국에서 극적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이나 이색적으로 금배지를 달게 된 사람을 대상으로 '금배지가 뭐길래'라는 특집을 다룬 적이 있다.

    그만큼 금배지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를 위해 평생을 바치고 일가친척 가산까지 탕진한다.



    금배지 가격은 사실 얼마 안 된다.

    '나라 국(國)'자가 새겨진 영롱한 빛깔의 금배지는 순금도 아니고 금도금이어 원가래야 2만원 안팎이라고 한다.

    그러나 2cm도 안되는 작은 배지의 권한과 특혜는 대단하다.

    '예산심의권'은 물론 집행된 예산의 점검과 결산을 할 수 있다.

    더욱이 법을 만드는 '입법권'까지 있다.

    공항에서는 귀빈용 의전 주차장을 사용하고 공식 행사나 단체 여행에는 의전요원들이 안내를 한다.

    티켓은 항공사에서 알아서 챙겨준다.

    특별기 귀빈 대기실을 이용하며 수속 절차도 간단하다.

    더욱이 일년에 두 번은 국고 보조로 해외 여행도 가능하다.

    어디가도 기관장의 예우가 깍듯하고 민방위 훈련 때도 국회의원 차는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다.

    복잡한 절차 없이 교도소 특별 면회도 가능하다.

    융숭한 대접이 어디 그뿐인가.

    5명의 보조직원도 둘 수 있다.

    여비서, 업무수행 비서, 4급 보좌관 모두가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는 금배지 위력의 극히 일부분만 말한 것이다.

    그러니 "30억을 쓰면 당선되고 20억을 쓰면 떨어진다"는 '30당 20락'이라는 말까지 있다.




    익산시도 금배지를 달겠다고 자천타천 후보군이 15명에 이른다.

    더구나 DJ와 함께 호남 정치권을 30년간 지배했던 집권 민주당이 신당으로 쪼개지는 판국이니 입지자들은 얼마나 호기인가?.




    그러나 과연 익산시와 전북이 금배지 싸움에 놀아날 정도로 한가한가?


    호남인들이 '한풀이식 몰표'를 던졌는데 집권 후 익산과 전북 상황은 어떤가?

    하필이면 집권 전후에 2백만이 무너지고 이제 190만도 위험하다는 전언이다.




    익산시보다 인구가 3만 가량 많다는 '경북 구미시'를 보자.

    원래 5. 16을 일으켰던 박정희씨 고향으로 선산군 구미면 한적한 산골이었다.

    올해 수출목표가 얼마인가를 알면 입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찢어지고 만다.

    무려 '181억 달러'이다. 이는 인구가 비슷한 익산시가 아니라 전북도 다섯배 안팎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이다.

    익산시 공단에는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공장이 늘고 있다.

    그런데 선산군 구미면이 개발된 지 30여 년 밖에 안돼 구미시가 되어 이제 전북도 다섯 배를 수출하는 것이다.

    구미국가공단 1. 2. 3단지와 조성 중인 4단지를 비롯 공단만 720만평이고 농공단지 등 소규모공장을 포함하여 총 980개 업체에 근로자만 8만이다.

    주요 생산품은 반도체, 컴퓨터, TV, 냉장고, LCD, 브라운관, 정보통신기기 등 무공해 전자산업이 주류를 이룬다.

    그러니 박정희 사후 24년이 흘렀어도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찬양하는 영남인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북은 뭔가? 야당 시절에는 호남이라 차별 받고 95% 몰표로 권력을 잡아주니 역차별이었다.

    새로운 시대가 되니 지역주의와 호남인의 한풀이식 몰표 덕분에 금배지를 연거푸 단 사람들이 신당 민주당 쪼개져서 서로 배신자라고 비난과 욕설이 난무한다.

    지역발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금배지를 다시 달겠다는 속마음을 숨긴 채 몇 개월 서민을 위한 척하고 농민과 막걸리 마시는 흉내를 내다 금배지를 달고는 한양으로 가 버리는 행태를 반복하려 한다.



    신당이니 민주당이니 도민들은 큰 관심사가 아니다.

    "낙후 전북을 위해 권력까지 잡아줬는데 금배지들이 무엇을 하고 다시 심판 받으려는가"하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익산과 전북의 선량들은 다선 경력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한다.

    낙후 전북의 상황은 '부끄러운 금배지'를 누가 달 것인지 신경 쓸 정도로 그다지 한가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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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제목) 부끄러운 금배지



    고재홍 제2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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