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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포럼 전성시대...))
    <칼럼사설수필> 2003. 10. 15. 20:08

     

     

     

     

     

    ((포럼 전성시대...))

    17대 총선에서 15명 가량이 금배지를 차지하겠다고 움직이는 익산시에 최근 포럼이 유행처럼 늘어나 '포럼(forum)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예비 후보군들이 무슨무슨 포럼이라는 사무실을 개소하는데 익산뿐만 아니라 전북 도내 전체적 상황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현역 국회의원도 가세했다.


    정치의 계절이 오긴 왔나 보다.




    우선 원광대 출신으로 전북도의원을 지낸 강익현씨(46)는 '새익산포럼' 대표라는 직함을 갖고 있으며 노무현후보 특보 경력이 있는 미국 롱아일랜드대 출신 김상민씨(52)도 '익산경제발전시민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서울대 출신에 '여성검사 1호'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민주당 전국구 조배숙의원(47)이 '익산발전포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총선 레이스에 가담하여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는데 조만간 신당에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익산 '최연소 출마 예상자'인 한병도씨(36)는 국민참여 통합신당 익산지역 창당 모임을 전후해 사무실 명칭을 '열린 포럼 희망 21'이라고 명명하여 느닷없는 포럼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 '포럼 전성시대'라는 농담까지 나돌고 있다.


    이는 전주, 군산 등 타지역도 마찬가지여서 도내에만 금배지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개소한 포럼이라는 사무실만도 수십 개가 넘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워낙 과문한 탓에 포럼이 뭔가 사전을 찾아 봤다.

    고대 로마 도시의 '시장' 또는 '공공 광장'을 말하거나 재판 및 기타 공적인 집회에 쓰이던 '대광장'을 의미한다.

    또한 법정이나 재판소를 말하거나 TV 등을 통한 '공개 토론회'를 말하거나 '여론의 비판' 뜻도 있다.


    아마 정치사무실을 포럼이라 칭한 의도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토론과 여론 형성의 장소'라는 뜻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정치사무소라고 하는 것보다 그럴 듯하고 젊은 층들에게 어필하기 쉽기 때문이 아닌가 풀이된다.



    포럼이라고 해서 찾아가 보니 보통 15∼30평 정도 공간에 일반 사무실과 전혀 차이가 없고 남녀 직원 몇몇이 앉아 있거나 아예 문을 닫아 놓은 곳도 있다.

    공공의 광장이나 대광장, 또는 공개토론회 등과는 차원이 달랐다.



    더구나 한글 사용에 앞장서야 할 국회의원 지망생들이 간단히 정치사무소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외국어를 사용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득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세종대왕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 바로 엊그제 10월 9일이다.

    익산시에도 단순히 결혼식장이나 결혼회관 하면 될 것을 예를 들면 '알리앙스 웨딩홀' 등 많은 건물이 영어 일색이다.

    가뜩이나 한글 사용이 퇴색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후보감들이 포럼이라는 국적불명 사무실을 줄지어 개소한 것을 세종대왕이 알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금배지를 노리는 정치인이 익산에 개소한 각종 포럼이라 칭한 정치사무실은 오래된 것은 1-2년 된 것부터 가깝게는 석 달이나 불과 보름 된 것도 있다.


    이에 대해 거의 20년간 정치활동을 해와 시민들 사이에 '뿌리깊은 나무'로 통용되는 익산시민연합 상임대표 박경철씨(47)는 "유난히 보수적인 익산 민심이 포럼 등 그럴싸한 명칭의 사무실을 열고 몇 개월 정치를 한다고 움직이리라 여기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라며 "평상시 지역민과 함께 생활하고 호흡하는 자세만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정치사무소라고 하면 될 것을 마치 뭐라도 되는 양 무슨무슨 포럼이라고 하는 것은 금배지에 도전하는 정치인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는 비판이다.



    한 나라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은 모든 점에 솔선수범하고 모범이 되도록 자그마한 행동부터 챙겨야 한다는 말을 흘려 들을 때가 아니다.


    "나도 심심하니 '각종 포럼 연구 포럼(forum)'이나 열어봐야겠다"는 우스개 소리가 그냥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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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제목) '포럼 전성시대'
    제2사회부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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