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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황당한 입점리 전시관...))
    <칼럼사설수필> 2004. 7. 20. 14:44

     

     

     

    ((황당한 입점리 전시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의미의 망양보뢰(亡羊補牢)라 하는데 '미리 대비치 못하고 어떤 일이 있고 난 뒤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병이 나서 죽은 뒤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사전에 대비치 않고 시기를 놓친 것'을 뜻하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용어도 있다.

     

    조선 인조때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데 '굿이 끝난 뒤 장구치는 것'처럼 "일이 끝난 뒤 쓸데없는 짓을 하거나 말을 잃고 마구간을 고쳐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어떤 불행과 손해가 닥치기 전에 근본대책을 세워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런데 익산시의 마구잡이식 박물관과 전시관 건립은 이보다 심한 '소 잃고 외양간 안 고치기'나 '외양간 허물기'가 아닐 수 없다.

     

    익산시는 2대 골칫덩이가 있다.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보석박물관'이다.

     

    목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입지선정에는 특정 정치인 입김설이 회자(膾炙)된다.

     

    입지선정을 잘못하면 얼마나 과중한 시민부담이 되는지 표본이 됐다.

     

    게다가 전임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왕궁면 보석박물관은 '밑 빠진 독'賞을 받기도 했다.

     

    무려 4백억을 투입한 보석박물관에는 10명의 직원이 근무하나 올해 6월 유료관람객은 4238명으로 입장료 수입도 901만원에 그쳤다.

     

    "4백억 들여 하루 30만원 꼴이다."

     

     

     

    그런데 지난 4월 개관한 웅포면 '입점리전시관'은 더욱 심각하다.

     

    건립 당시 예측대로 찾는 이가 없다.

     

    농수산물도매시장, 보석박물관과 함께 '예산낭비의 3대 표본'으로 지자제가 최악의 입지선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여론과 함께 새로운 골칫덩이로 등장했다.

     

    입점리전시관은 웅포면 입점리 일대 2만여평에 41억을 투입해 지상 2층, 지상 1층 연건평 326평으로 세워져 개관했다.

     

    1층은 사무실과 수장고, 전기실 및 자료실, 2층 전시실, 지하 1층은 배관시설로 사용한다.

     

    영상물, 모형고분, 자기류와 목걸이, 금속류, 기타 전시물 등 89점이 전시됐으나 상당 부분 모조품이란다.

     

    통행량이 극히 적은 익산∼웅포간 도로에서도 8백m 가량 들어간 전시관은 사람이 거의 찾지 않은 곳이다.

     

    고분 발굴지라는 이유만으로 건립돼 지난달 유료 입장객은 하루 20명도 못되는 577명으로 입장료 수입도 한 달에 20만원이란다.

     

    "41억에 하루 7천원도 안 된다."

     

    일반직원과 청원경찰 등 직원 7명 봉급과 관리비는 커녕 한 사람 월급도 안돼 농수산물도매시장, 보석박물관과 함께 입지선정이 잘못돼 두고두고 예산낭비 표본으로 꼽힐 전망이다.

     

    전임 시장이 추진한 입점리전시관도 당시 고위층 개입설이 있다.

     

    그런데 마한시대 유물을 전시한다며 최근 서동공원에 마한관을 별도 건립해 골칫덩이를 양산한다.

     

    서동공원도 타지인은 물론 익산시민조차 잘 찾지 않은 곳이다.

     

    어떻게 골라도 이처럼 최악의 입지만 고를 수 있다는 말인지?

     

    정말 황당하다.

     


     

     

    이로써 익산에는 기존 원대박물관과 미륵사지전시관, 보석박물관, 입점리전시관에다 왕궁리전시관, 마한관 등 6개 전시관 및 박물관이 제각각 세워졌거나 세워진다.

     

    박물관과 전시관이 2∼3개인 부여. 공주나 경주보다 훨씬 많아 전부터 단일지역에 집중화. 대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전시유물도 부족한데 마한시대 유물을 전시한다며 수십억을 들여 거의 찾지 않는 지역에 마한관을 착공해 '사업을 위한 사업인지 예산낭비를 위한 사업'인지 모르겠다.

     

    익산시가 '박물관과 전시관 天國'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은 市 전체국면에서 집행돼야 할 행정이 지자제 실시로 주민과 시의원을 지나치게 의식해 읍면 단위로 진행된 결과다.

     

     

     

    '탑과 사찰, 고분과 공원 및 저수지'마다 박물관과 전시관을 세운다면 추후 얼마나 더 세워야 할지 모른다.

     

    마한관을 세우니 백제관, 고려관, 조선관, 한국관도 있어야 할 것이고 입점리고분전시관이 있으니 쌍릉전시관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데 마한관을 착공하는 것을 보니 공직자의 간 큰 배짱(?)이 놀랍기만 하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아닌 사전예방문(死前豫防文)을 처방해줄 명의 허준이 진정 익산에 필요한 시점이다. <2004. 7. 22.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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