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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이태백과 삼팔선...))<칼럼사설수필> 2004. 3. 3. 15:17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
청년 실업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자 익산시 금배지 입지자 발언에서도 심심치 않게 대두된다. 대표적인 말은 '이태백'이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말이란다. 이태백은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 최대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리는 이백(李白)의 자이다. 술에 취해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주벽을 하도 싫어한 아버지가 소득 없는 시나 쓰고 술에 절어 산과 강, 달을 노래하는 백수 아들을 술독에 빠뜨려 죽이려 처넣지만 술독에서 빠져나오며 "아버지 안주 좀 주세요"라고 했다는데서 '주태백'이란 말이 생겨났다.
IMF 이후 용어를 보면 실업문제가 점차 심각해짐을 나타낸다. 명예퇴직을 빗대 '명태'라 하더니 '62살에도 퇴직치 않으면 오적'이라는 '육이오'와 '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놈'이라는 '오륙도'가 있다. '45세면 정년퇴직'이라는 의미의 '사오정'과 '38세면 명예퇴직 가이드라인'이라는 뜻의 '삼팔선' 등 점차 낮아지다 이제 취업도 하기 전 실업을 풍자한 '이태백'이란 말로 바뀌었다. 이태백이 알면 포복절도할 일이다. 중장년층 조기퇴직에다 아예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는 상황으로 변모했다. 환경미화원 모집에 대졸자들이 몰려들 정도로 취업이 힘든 때이다. 전체 실업률은 3% 안팎이나 20세 미만은 9.0%, 20∼29세는 7.1%로 청년실업률이 매우 높다는 통계가 있다. 청년실업은 국가의 장기적 인력충원에도 심각한 문제이다. 때때로 실업대책을 내놓지만 효과를 믿는 사람은 없다. 정부는 청년에게 일자리와 연수기회를 제공하는 실업대책을 지난해 내놓았다. 대책을 총동원했다고 하나, 심각해진 청년실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키에는 부족하다. 재탕 삼탕이 대부분인데다 경제가 워낙 좋지 않아 효과 없이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 청년층 고용여건을 개선하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인턴과 연수, 직업훈련 기회를 확대한다 하나 일자리가 없으면 실효가 없다. 일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창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생산활동과 투자가 왕성해지면 일자리는 저절로 생겨난다. 기업활동을 지원하고 투자를 부추기는 데 노력해야 한다. 기업이 정부나 경기여건 눈치나 살피며 소극적 경영으로 일관하고, 명퇴나 정리해고를 할 수 없다고 신규 인력 채용을 기피하면 어떤 실업대책도 미봉책에 그치므로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각종 정책이 기업 발목을 잡거나 지나친 노사분규와 고임금으로 문을 닫거나 해외로 나가는 공장들이 속출하면 실업문제는 더욱 꼬인다.
청년실업 해법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기를 살리고 수요와 공급의 조화를 적절히 조절하는데서 결정된다. 청년실업 주종인 대학 졸업자에 비해 고급 일자리 수가 태부족이라는 반증이다. 대학 정원을 줄여 대졸자를 줄여야 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3D업종의 임금이 낮고 소위 고급 일자리라는 편하고 깨끗한 분야의 임금과 보수가 높은 잘못된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근로자 고액 연봉이 문제가 되고, 노총이 귀족노동자 편에서 주장을 펴는 세태를 보며 대다수 근로자와 국민은 위축되고 미취업 젊은이조차 호화로운 근로조건과 연봉을 생각해 중소기업이나, 3D업종 입사를 기피하는 현실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줄이고 청년실업자가 기피하는 분야의 임금과 고용수준을 높이면 실업률은 자연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구직자의 눈높이가 높고, 취업하고자 하는 의욕이 부족해서이지,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젊은이들이 대학 나왔다는 자긍심만으로 취업치 않고 빈둥빈둥 먹고 논다. 따라서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분야 임금을 현격히 높이고 깨끗하고 편하며 안전한 직장 임금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초고액 연봉을 받으며 고질적 임금투쟁을 하는 것은 정부가 적극 막고 3D업종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에 힘쓰면 외국인 노동자 대신 청장년의 실업이 줄고 공장을 해외에 옮기는 사태도 줄 것이다. 정부는 물론 재계와 노조, 국민과 사회 및 청장년층이 함께 노력해야 진실로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태백'이나 '삼팔선'이라는 부끄러운 용어가 사라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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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태백과 삼팔선
제2사회부장, 고재홍'<칼럼사설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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