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칼럼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
    <칼럼사설수필> 2004. 2. 26. 12:46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

     

     

     

     

    방에서 발뒤꿈치를 들고 손을 뻗을 때 높이에 지붕 밑을 가리키는 것이 있다. 우리는 이를 천장(天障)이라고 하고 일본은 천정(天井)이라고 한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마구 치솟을 때'를 흔히 쓰는 천정부지(天井不知)라는 용어는 여기에서 유래했다. 익산지역은 물론 전국적 현상이지만 아파트 분양가가 물가상승율을 감안치 않고 터무니없이 올라 이를 표현하기에 너무 적합하다. “죽도록 고생해 집 한 채 마련하기가 힘드니 서민들은 다 죽으란 말입니까?" 최근 아파트 분양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내뱉는 익산시민의 소리이다. IMF 외환위기 이전 200만원대에 머물던 분양가가 배 이상 뛰는 바람에 웬만한 30평형 아파트는 1억2천만원 안팎이다. 최근 익산에서 분양중인 A건설 아파트는 평당 분양가 350만원∼470만원으로 책정, 조만간 평당 5∼6백만원대 아파트가 가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조짐이다. 1백평에 육박하는 면적에 분양가만 4억대에 약간 미달하는 아파트도 나와 위축된 경제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여론도 있는데 다른 평수는 몰라도 희소성 때문인지 다 팔렸다는 전언이다. 뜀박질치는 분양가는 서울 등지에서 보듯 시중자금이 생산시설 및 연구투자로 연결되지 못하고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몰리는 왜곡현상을 빚고 있음은 실로 안타깝다. 재수(?) 좋으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전주 P아파트처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서민의 근로의욕은 땅에 떨어져 허탈감으로 변하고 있다. 한번 오른 분양가는 절대로 내려오지 않음은 주택업계 불문율이다. 분양가 상승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고 다시 높은 분양가의 촉매제로 작용, 악순환이 거듭된다. 때문에 전국아파트 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이 분양가 규제 목소리를 높이고, 대전 등 일부 지자체는 건설업체 반대에도 실제 분양가 규제에 나서 거품을 걷기 위한 초강수로 대처한다. 다른 지역 지자체도 분양가 폭등이 토지매입가 및 건축비, 기업이윤을 감안할 때 지나치다고 판단하고 인하 압박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선회했다. 또한 시민단체도 업체의 '분양가 인하'가 여의치 않다면 '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자체 계산한 분양원가를 공개해 분양가 인하를 유도한다. 그런데 주택보급율이 100%에 육박해 '완전보급율'을 실현한 익산시나 지역 시민단체는 분양가 폭등에 수수방관하고 있어 유감이다. 근년에 분양한 아파트는 모델하우스만 개관하면 다 팔리던 과거와는 달리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오픈을 할 때만 사람이 몰리다 시간이 지나면 썰렁한 모델하우스가 대부분이다. 아파트를 구매해봐야 특별한 상황변동이 없는 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고 주택보급도 어느 정도 끝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평당 분양가는 400만원을 넘어 5백만원에 육박한다.
    주택업체는 지가 상승, 마감재 고급화, 첨단적 공간설계, 인건비 및 물가 상승 등을 내세우나 분양가 폭등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수도권 및 충청권 상당수 아파트 분양가가 지나친 거품이었음이 지자체와 시민단체 노력으로 밝혀진 것처럼 익산은 물론 도내 전지역 분양가 폭등에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적극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촉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분양가 공개를 촉구해야 한다. 지자체나 시민단체가 나서 생산원가와 기업이윤을 감안한 '적정 분양가를 산출'해 발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팔리지도 않은 채 세월만 보내는 업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인하는 분양촉진을 유발시켜 기업에도 장기적 도움이 될 수 있다. 주기적인 건축 및 건설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60년 대 이후 한국경제를 주도했던 건설 및 주택경기가 사실상 종료되고 있다. 과거 행태를 답습하면 관련업계의 자금난 등 연쇄파동도 크게 우려된다. 이제 농촌에서 도시로 더 나올 사람도 드물고 도시는 모든 부문에서 어느 정도 개발이 끝났다. '고급화와 재건축 등 대체수요' 외에는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한국의 도시화가 끝났다"는 전문가 진단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널뛰는 '아파트 분양가 인하'는 얼마 되지 않은 서민의 내 집 마련에도, 업계 자금난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일거양득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