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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열린 정당, 닫힌 정당?...))<칼럼사설수필> 2004. 2. 9. 21:35
((열린 정당, 닫힌 정당?...))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 있다. 이를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 한다. 이웃 나라나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온전치 못하고 함께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서로 도우며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뜻하는 말로 발전했다. '春秋戰國時代'는 春秋時代와 戰國時代로 나눈다. 춘추시대 말엽인 B.C. 655년 오패(五覇)의 한 사람인 진(晉) 문공(文公) 아버지 헌공이 괵나라와 우나라를 차례로 공략할 때 나온 고사이다. 요즈음 민주당 익산시지구당 사정이 순망치한과 같다. 무려 20명이 금배지를 쫓아 움직여 '春秋益山時代'라는 말을 듣는 가운데 민주당 익산시지구당 입지자들이 입지자간 회동을 연속해 제안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잦은 회동을 한 후 이견이 일부 있지만 경선방법까지 결정하고 토론회를 갖는 한편 '닭먹기 모임'까지 갖는데 비해 70일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한 상황이 계속된다.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익산시지구당 및 소속 입지자 움직임이 한 쪽에서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닭고기 소비촉진 모임'을 합동으로 갖는 등 적극적으로 민생현장을 찾는데 비해 다른 쪽은 입지자 만남조차 이뤄지지 안 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전후 사정은 이렇다. 우리당과 민주당 등에 의하면 양당 소속으로 익산지역에 공천신청 후보자는 우리당 9명, 민주당 7명 등 모두 16명에 이르고 무소속은 박경철씨(48)씨 등 2명, 민노당 현주억씨(49) 1명, 한나라당 1명 등 도합 20명이 17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차지하기 위해 활동한다. 우선 9명의 비교적 젊은 입지자가 공천경쟁 중인 우리당 익산시지구당은 최근 잦은 회합을 갖고 경선방법과 일정을 선거법 개정 여부에 맞춰 논의하고 4일에는 입지자들이 5백여 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경선후보 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는 등 비교적 '열린당' 이미지에 걸맞게 발빠르게 대응한다. 또한 6일에는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에 조류독감까지 극성을 부려 어려움을 겪는 닭과 오리 농가 및 하림 등 지역업체를 돕는 소비촉진을 위해 중앙당과 연계하여 '닭 번개'라는 모임을 갖고 이를 지속 확대시킬 계획인 등 적극 민생현장에 파고들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7명의 입지자가 공천경쟁을 하는 민주당 익산시지구당은 선거가 7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공천경쟁 방법이나 일정 협의를 위한 입지자간 만남조차 이뤄지지 않아 이한수씨(44)는 최근 입지자 회동제의를 하고 떠나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경선체제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연거푸 발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불어 입지자 중 한 사람인 허영근 전도의회의장(59)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방법과 일정을 촉구하는 해프닝을 연출했으나 일부 입지자측은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 입장인 선거구 획정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특히 일부 입지자측은 중앙당 당헌당규에 국민경선방법과 전당원투표 및 여론조사방식 등을 포함한 공천경쟁 방법에 대한 규정이 있으므로 이에 따르면 된다는 입장이나 최종 결정은 상무위원회에 일임하여 기득권을 가진 입지자와 신진층간 의견이 다를 경우 상당한 파란과 논란이 예상된다. 뜻 있는 시민들은 "민주당이 지역정서에 안주하거나 기득권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입지자간 회합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 "기성 정치인이나 신진층 모두가 인정하는 합리적인 경선방법과 일정을 결정해 개방적으로 대처할 때만 과거 영광과 지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당의 공직 후보 선출에서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 의사를 반영하는 제도인 국민경선제(國民競選制)에 의해 열린우리당 김성호의원이 탈락한 것이 오히려 박수를 받는 상황을 돌이켜 보라. 민주당 익산시지구당 입지자들은 선거가 7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경선방법과 일정 등을 결정키 위한 입지자들의 만남조차 이뤄지지 안 했다며 회동제의를 계속하는 해프닝까지 연출해 '변화와 개혁, 개방과 공정경쟁'이라는 시대적 조류에 능동 대처치 못하고 있다는 시민여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 입지자들은 순망치한의 관계이다. DJ 퇴임이라는 역사적 사건 이후에도 지역정서에 안주하거나 적당히 기득권을 누리다가 과거처럼 '황색바람과 후보자간 표 나눠먹기'에 의해 금배지는 '따 논 당상'쯤 여기다가는 7명의 입지자 모두 시민의 거센 역풍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태도 연출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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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제목) 열린 정당, 닫힌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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