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칼럼> 2024 폭설 단상과 꿩 몰이·참새 잡이 추억!
    <칼럼사설수필> 2024. 11. 29. 09:00

     

    칼럼.hwp
    0.02MB

     

     

     

    <칼럼> 2024 폭설 단상과 꿩 몰이·참새 잡이 추억!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는 눈비가 많다. ·서해안과 제주에 많이 내린다. 호남평야가 소재한 전북에서도 변산반도 부안, 내장산 샘 고을정읍, 선운산이 있는 고창이 대표적 폭설지역이다. 여름 폭우는 내륙에서도 내리나 폭설은 대부분 해변에 불쑥 솟은 산악지형에서 발생한다.

     

     

     

     

     

     

    이번에는 서울 등 수도권이나 강원 내륙에서 많이 내렸다. 수도권은 11월 중 역대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40cm가 넘는 기록적 폭설이다.

     

     

     

     

    기상 관측 이래 117년 만이라거나 2백년에 한번 빈도란다. 폭우에 쓰이던 기후변화·이상기후 용어가 이번 폭설에도 활용된다.

     

     

     

     

     

     

    서해안 폭설로 유명한 호남평야는 요즘 약한 한파와 겨울비만 계속된다. 물론 수도권이나 북쪽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기상청 예보도 가끔 틀리는데 기후 관련 글은 쓸 때와 신문에 나갈 때 날씨가 다를까 걱정한다. 써 놓은 글이 날씨 급변으로 엉망이 된다.

     

     

     

     

     

     

    최근 더운 날씨가 계속돼 가기 싫은 가을, 오기 싫은 겨울!’이란 글을 썼다. 게재된 날에는 전국이 한파로 급변했다.

     

     

     

     

     

    급기야 수도권에 폭설이 내렸다. 쌓인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 천장이 주저앉기도 헸다. 안타까운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호남평야는 한반도에서 가장 넓다. 김제시는 평야 중심부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평선과 수평선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지평선 축제가 매년 열려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다.

     

     

     

     

     

     

    호남평야에도 폭설이 내릴 것이다. 평야 서쪽 변산반도에 고향 마을이 있다. 1960년대 1백여 가구 6백여 명이 살던 마을이다. 지금 실제 인구는 60여 명으로 1/10이 됐다.

     

     

     

     

     

    박정희 정부 산업화에 의한 한강의 기적이 가져온 이농 때문이다. 감리교회와 천주교성당이 있었다. 이제 교회만 명맥을 유지하고, 성당은 오래 전 문을 닫았다가 주택으로 개조됐다.

     

     

     

     

     

    당시 동네 야산은 수십 명 아이들로 넘쳐났다. 자치기는 두 패로 나눠야 할 정도다. 패치기·구슬치기·여자들 고무줄놀이 등으로 풀이 안날 정도였다. 2km 떨어진 변산까지 들판에는 이듬해 농사를 위해 물을 가둬 놨다. 수리시설이 안 좋아 한해에 대비한 것이다.

     

     

     

     

     

    유리창틀 네모 진 길쭉한 철사로 만든 썰매를 타고 빙판을 오가면 배가 고프다. 집집마다 수수깡(수숫대)으로 만든 고구마 저장소가 있다. 삶은 고구마 몇 개를 김치에 먹으면 꿀맛이다.

     

     

     

     

     

    폭설로 먹이를 찾아 내려온 꿩 몰이는 동네 청년 대행사였다. 여러 마을에서 나와 꿩을 몰면 다른 마을 쪽으로 날아간다. 그쪽 마을 청년도 쉴 틈을 주지 않고 꿩을 몰아댄다. 다시 이쪽으로 날아오면 지친 꿩은 폭설에 머리를 처박는다. 마지막 잡은 마을 청년들은 무를 넣고 빨갛게 끓인 꿩 탕에 막걸리로 포식한다.

     

     

     

     

     

     

    밤에 사다리를 올라 초가지붕 구멍에 플래시를 비추어 참새를 잡기도 한다. 잠자다가 구이 신세다. 산탄총으로 꿩·비둘기·참새 잡이는 일부 어른에 국한된 일이다.

     

     

     

     

    콩에 구멍을 내어 속칭, 싸이나(사이안화 칼륨)를 넣어 야생 조류를 잡던 극소수 사람까지 있던 시절이다. 지금은 동물학대죄로 처벌 받을 사안이나 배고프던 시절 당연한 풍습이었다.

     

     

     

     

     

     

    우리 동네 청년들은 다른 마을과 달리 내기 바둑을 많이 두었다. 주전자 막걸리와 두부 안주를 심부름으로 사들고 오다가 홀짝거리며 마시던 일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장독 묵은 김치에 두부를 먹던 맛은 일품이다. ·치즈·피자에 익숙한 요즘 배부른 어린이는 절대 알지 못한다.

     

     

     

     

     

     

     

    마을마다 청·장년들은 겨울에 일명 삼빠구라는 노름(도박)이나 내기 윷놀이로 세월을 보냈다. “열심히 노력해도 잘 살 수 없다.”던 패배의식이 가득한 6.25 직후다.

     

     

     

     

     

    할 일 없는 청년은 야인시대처럼 폭력사건도 자주 발생했다. 노름빚을 갚기 위해 머슴살이를 했던 지인도 있었다.

     

     

     

     

     

     

    초가지붕을 없애고 마을 안길을 넓히던 새마을 운동을 비롯한 산업화는 우리도 하면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반만년 가난을 물리쳤다.

     

     

     

     

     

     

     

    매년 몇 번씩 해외여행을 가는 한국 청년과 러시아·우크라 전쟁에 내몰린 북한 청년이 겹쳐진다. 지구촌 10대 강국으로 풍요로운 한국청년은 전 세계를 다 가보는 게 목표란다.

     

     

     

     

     

     

    그러나 선배 세대가 흘린 피와 땀을 모른다. 현재 누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안다. 해방 80주년이 한 달여 남은 한반도 겨울의 실상이다./편집국장 고재홍>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