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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
    논술(설.문)독서도서詩소설수필연설 2007. 8. 15. 19:10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코스모스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본문 중에서》
     
     

     

     

     

    광대한 우주, 영겁의 시간, 거기 외로운 작은 한 점 지구, 그리고 그 위의 인류. 우주는 언제 어떻게 생겨나 어디로 가는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유난히 끈적이는 올여름, 지적인 일상 탈출을 꿈꾸는 당신에게 ‘우주와 인간의 본질’에 관한 본원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출간한 지 채 30년이 안 됐지만 이미 현대천문우주학 교양서의 고전이 된 책이다.

     

    우주에 관한 인식의 지평이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넓어진 지난 30년. 1년 사이에도 수십 개의 이론이 명멸을 거듭하는 현대천문우주학의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세계 60여 개국 600만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코스모스’에서 천문우주학, 생물학, 인문학을 전공한 해박한 지식으로 ‘우주와 그 안의 천체’, 그리고 ‘지구와 그 위의 인류’를 넘나드는 지적인 여행을 안내한다.

     

    영겁의 시간을 지켜온 광막한 우주와 그 앞에 보잘것없이 왜소한 우리 인류. 이 둘 사이를 과학적으로 연결해 내는 ‘코스모스’적 상상력은 차라리 문학작품에 가깝다.

     

    이미 한 세대 전, 이제야 막 꽃이 핀 외계행성연구에 대한 미래적 상상을 써내려간 부분에서는 예언자적 풍모마저 느껴진다.

     

    누가 말했던가, 우주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광활한 상상력’이라고. 영화화된 소설 ‘콘택트’를 비롯해 여러 편의 대중교양서를 저술한 그의 화려한 언변과 잘 읽히는 문체는 ‘코스모스’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다.

     

     

     

    ‘코스모스’에서 독자들은 우주의 기원과 운명에 관한 질문과 천문우주학적 답변, 우주의 신비로운 모습과 그 뒤에 숨은 과학적 진리의 아름다움,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과 인류의 끊임없는 탐사과정 등을 만나게 된다. ‘

     

    코스모스’가 안내하는 우주여행에는 일상에서 건조해진 두뇌를 상상력으로 적셔줄 많은 얘깃거리가 있다.

     

    하늘의 무수한 별도 ‘생로병사’의 일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수천억 개에 이르는 은하 하나하나도 사생활이 있다.

     

    지난 140억 년간 별과 은하가 만들어 놓은 원소들로 오늘 나의 몸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쉬운 점은 이 책에서 천문우주학 최신의 첨단이론까지 기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전’은 변하는 지식보다 불변하는 본질을 담기 마련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의 본질을 간파한 저자의 감동을 읽게 될 것이다.

    저자는 ‘코스모스’를 아내에게 바치며 이렇게 썼다.

    “광대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한 행성 위의 한 생애를 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쁠 따름이다.”

     

     



    우주가 감동스러워 우주를 꿈꾸었고, 인간이 소중해 인간을 사랑했던 칼 세이건. 평생 우주시민으로 살았던 그는 1996년 골수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 진정한 우주의 일원이 됐다.

     

    인류를 비로소 인류답게 만드는 놀라운 지적 유산이 담긴 책. 이것이 ‘코스모스’가 사랑받는 더 정확한 이유다.

     

     

     

    윤석진 연세대 교수 천문우주학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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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2> 태의경의 우주콘서트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캄캄한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저 거대한 우주 속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그곳을 끊임없이 바라보면서 그곳에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 좀 더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 볼품없는 싸구려 천체망원경을 하나 장만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본문 중에서》
     
     

     

     

     

     

    밤하늘을 보며 ‘저 우주 속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 누군가 이 호기심에 대해 들려준다면 “맞아! 나도 그랬는데!” 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며 별과 우주에 대해 호기심을 느껴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꼭 누군가 자기 얘기를 대신해 주는 것 같아 반가워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더 알고 싶은 우주와 별, 천체 이야기의 맥을 짚어주고 재미있게 안내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의 출현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처럼 우주에 관해 솔깃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매개체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여성 아나운서 태의경 씨. 뉴스와 생활정보 등을 정답게 들려주던 달콤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 책에서는 흥미진진한 별과 우주의 이야기를 우리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놀라운 점은 방송처럼 누가 써주는 원고를 읽는 게 아니라 ‘인간이 달에 첫걸음을 내디뎠던 바로 그날 태어난 것을 운명처럼 여기고 살아왔다’는 저자가 공부한 천문학과 우주과학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별과 우주 속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웬만한 천문학자나 우주 과학자 못지않은 전문성을 보이면서도 자칫 어렵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쉽고 깔끔하게 풀어낸다.

     

     

     

    별은 영원한지, 밤하늘은 왜 깜깜한지, 빛의 속도에서는 늙지 않는지, 블랙홀의 비밀 등 신비로운 우주의 하모니에 관한 얘기를 풀어내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저자의 관측 경험과 함께 우리 주변의 별 이야기도 실감나게 소개했다.

     

     

     

    과거 역사와 문화 속에 나타난 특별한 천문현상을 세상이 어떻게 대했는지, 선조들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했는지를 동서양을 비교해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혜성가’와 ‘연오랑세오녀’ 이야기 등 우리 이야기도 있으며 예수 탄생과 관련된 ‘베들레헴의 별’ 이야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화가 고흐가 정말 별자리를 관측하고 그림을 그렸는지에 대해 여러 연구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분석하는 부분에선 저자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흥미진진한 SF 영화를 매개로 해서 우주와 지구, 인간의 미래도 이야기한다.

     

     소행성 충돌, 인간이 화성에서 살 수 있는지,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에 대한 설명에는 과학적 사실과 저자의 풍요로운 감성이 어우러져 있다.

     

     



    책 마지막 부분에선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을 다루었다.

     

    인간보다 먼저 우주로 나간 동물의 모험과 뒷이야기들, 미국과 옛 소련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현황 등 20세기 인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별과 우주의 기원부터 최신 천문학 정보들, 우주를 향한 인간의 꿈과 모험 등 저자가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인간과 삶의 의미까지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김기환 대전시민천문대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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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3>쉽게 풀어 쓴 시간의 역사

     



    《“우주는 두 가지의 가능한 운명을 가지고 있어요. 즉 영원히 팽창하거나 혹은 수축으로 돌아서 대격돌로 끝장이 나거나 말이지요. 나의 예언은 장차 우주가 대격돌로 끝난다는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백 투 더 퓨처’라는 영화가 기억이 난다. 이 영화에서처럼 우리도 과거나 미래로 여행할 수 있을까.

     

    이 우주는 언제, 어떻게 생겨난 걸까.

     

    밤하늘 무수히 많은 별들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소멸할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의문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천체물리학이다.

     

     

     

    우주에 대한 인간의 연구는 계속되었고, 최근에는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론이, 우주의 시작인 대폭발(빅뱅)과 별들의 종말인 검은 구멍(블랙홀)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은 너무나 복잡한 수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인이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킹 박사가 자신의 이론을 방정식 하나 사용하지 않고 저술한 ‘쉽게 풀어 쓴 시간의 역사’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 책은 1988년 출판된 뒤 30개국에서 번역되었고 550만 권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과학 분야에서 이런 판매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쉽게 풀어 쓴 시간의 역사’는 그 ‘시간의 역사’를 호킹 박사가 직접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쓴 책이다.

     

    이 책의 초반부에는 호킹 박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우주론에 대해 설명한다. 물론 쉽게 풀어 쓰긴 했으나 그의 이론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시간과 우주의 관계와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어떤 모습일까.

     

    우주는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거슬러 가면 어느 시점에서는 우주가 한 점이 되지 않을까.

     

    호킹 박사는 우주가 시작되는 점 즉, 대폭발 시점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깨어지는 반면 양자역학 이론이 잘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더 나아가 호킹 박사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하여 양자적 우주론을 제안하고 대폭발에 가까워지면 시간이 무의미해진다고 설명한다.

     

     

     

    우주의 시작에 대한 생각은 결국 창조론에 대한 반기가 된다.

     

    호킹 박사는 이 문제에 대해 우주가 시작되는 방법은 과학의 법칙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우주 시작의 동인은 과학의 영역 밖이라는 논리를 제시한다.

     

    그 외에도 호킹 박사는 우리가 공상과학 소설 등에서 자주 접하는 블랙홀에 대해서도 여러 이론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주에 대한 호킹 박사의 이론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간이란 개념이, 대폭발이나 블랙홀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쉽게 풀어 쓴 시간의 역사’를 통해 세상을 더욱 폭넓고 다양한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이 책을 읽는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송호 홍진씨엔텍 대표이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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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4>아름다운 밤하늘


    《“인간의 수명은 가장 짧게 사는 별들의 수명에 비교할 때에도 무척 짧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별들의 죽음과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 별의 죽음이 없었다면 여러분과 나 그리고 새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밤의 자식들이다.

     

    인류는 산업 스모그나 인공 빛에도 전혀 희미해지지 않는 찬란한 별빛 아래서 진화했다.

     

    기나긴 어둠의 시간 동안은 잠을 자거나 머리 위에서 아름답게 움직이는 무수한 광점들을 지켜보며 경탄하는 것 이외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별들을 보면서 희망을 갖기도 하고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천문학 강의를 해온 쳇 레이모의 ‘아름다운 밤하늘’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아련한 추억 하나가 밤하늘 6등급 별처럼 솟아오른다.

     

     

     

    민방위 모자를 쓰고 ‘불 꺼’를 연방 외치던 완장 찬 아저씨의 목소리가 기억난다.

     

    그땐 언제나 아파트 옥상으로 달려갔다.

     

    가상 공습에 대비해 온 나라의 불을 끄는 훈련을 정기적으로 하던 시절이었다.

     

    소리가 다급해지면 가슴이 뛰었다. 옥상 한가운데 드러누워 다가올 재회()를 기다렸다.

     

     

     

    드디어 모든 전깃불이 꺼진다.

     

    그 순간 수줍게 움츠렸던 별들이 크리스마스 전구의 점화처럼 한꺼번에 몰려왔다.

     

    다시 전깃불이 켜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저 멍하니 밤하늘 별들을 바라봤다.

     

    머나먼 조상들이라도 만난 듯이 가슴 벅차게, 때로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

     

     

     

    ‘아름다운 밤하늘’은 참 예쁜 책이다.

     

    추운 겨울밤, 오리온자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밤 하늘의 별자리 이야기로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별자리 이야기 사이로 우주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종말에 대한 우주론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주의 구성원인 은하와 별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쉬운 문체로 풀어냈다.

     

    마치 한 편의 동화나 문학 에세이 같다.

     

    비구름 사이로 보일지도 모르는 별똥별을 보려 몸이 흠뻑 젖는 것도 감수하며 밤을 새우는 쳇 레이모의 밤하늘에 대한 열정. 여기에 학창 시절 일산천문대로 관측 여행을 다닌 옮긴이의 감흥이 함께 어우러져 전해지기 때문이리라.

     

     

     

    이 책이 나온 뒤 또 많은 발견이 있었다. 암흑 에너지는 천문학의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질량이 없다고 했던 중성미자는 질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시니 탐사선은 멋진 사진들을 보내오고 있고, 명왕성은 왜행성이 되어 버렸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책도 ‘낡은 책’이 되었다.

     

    그러나 단지 거기서 멈추진 않는다.

     

    새로운 발견이 주는 감흥과는 또 다른, 갈수록 깊게 익어가는 와인 같은 매력이 ‘아름다운 밤하늘’에 점점 더해간다.

     

     

     

    마침, 22일 오후 9시부터 5분 동안 전등을 끄는 ‘에너지의 날’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어떤가.

     

    전등을 끄고 서울시청이건 어디건 가까운 거리로 뛰쳐나가 보는 건.

     

    한 번쯤 밤의 자식이 되어 보자.

     

    밤하늘의 비밀을 찾아 떠나 보자.

     

    아름다운 밤하늘을 찾아….

     

     

     

    이명현 연세대 천문대 교육전문연구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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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5>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



    《“서양 별자리에 얽힌 신화들은 불륜과 투쟁으로 가득 차 있지만, 월궁항아 선녀가 샛별 소년과 밤배 타고 은하수를 노니는 우리네 별자리 전설은 따뜻하게 우리네 가슴을 감싸 안는다.”―본문 중에서》
     
     

     

    아름다운 별, 보석같은 우리 이야기

     

     

     

    ‘밤하늘에서 가장 으스스한 별자리를 꼽으라면, 맨 먼저 귀수와 적시기, 그 다음으로 무덤 별자리인 대릉과 그 안에 쌓여 있는 시체들인 적시성을 꼽는다.

     

    귀수는 말 그대로 귀신 별자리로, 서양 별자리로는 황도 12궁 가운데 하나인 게자리이며, 동양에서는 거해궁이라고 부른다.

     

    여귀(輿)라고도 하는데, 귀신이 탄 가마라는 뜻이므로 상여를 가리킨다.’

     

     

     

    무더운 한여름 밤을 날려 보낼 만한 으스스한 문구,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에 나오는 구절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들을 재밌게 풀어 놓은 바로 이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양력으로 12월 22, 23일경에 있는 동지 절기 겨울 밤하늘에 보이는 별자리가 귀신 상여, 무덤을 의미하는 대릉과 적시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입춘에서 대한까지 24절기에 보이는 별자리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달력을 보지 않고도 별자리를 통해 농사의 시기를 정했다.

     

    절기마다 다른 별자리에는 각각의 별만큼이나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전설이 숨겨져 있다.

     

     

     

    북두칠성 아래 사슴이 뛰어간 발자국처럼 나 있는 세 쌍의 별 삼태성에는 암행어사 박문수가 사람들을 괴롭히는 지네 괴물을 기지와 지혜로 처치하는, 마치 SF 영화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북두칠성에는 일곱 아들을 키우는 홀어머니가 건넛마을 홀아비와 아슬아슬하게 아들들 몰래 데이트하는 연애담이 숨겨져 있다.

     

    북두칠성을 쳐다보고 있자면 가운데 별이 유난히 흐리게 보인다.

     

    거기엔 이런 사연이 숨어 있다.

     

    어머니가 건넛마을로 마실 다니기 편하도록 일곱 아들이 개울에 다리를 놓아 드렸고, 이 다리를 건너던 어머니는 어찌나 고마운지 다리 놓은 아들들이 하늘나라 별이 되도록 축수를 했다.

     

    그런데 가운데 아들만은 어머니의 마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눈을 흘기며 가운데 다리를 놓았는데 이 탓에 나중에 북두칠성이 되었을 때 가운데 별이 유독 흐려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리 별자리에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는지 이 책을 읽다 보니 찜통 같은 한여름 밤이 금세 가 버렸다.

     

     

     



    혜성 하면 서양 천문학자 헬 리가 76년 주기를 계산해 냈다고 하는 헬리 혜성이 떠오른다.

     

    그러나 동양 천문학에서도 기원전부터 혜성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여러 종류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었다.

     

    보통 꼬리가 달린 것은 혜성이라고 했으며, 혜성 가운데 꼬리가 아주 커져서 마치 깃발처럼 보이는 것을 치우기라고 불렀다.

     

    이처럼 발달된 동양 천문학을 기반으로 1395년 조선 태조 대에 고구려 천문도를 연구 발전시켜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천문도를 만들었다.

     

    이처럼 발달된 조선시대의 천문학을 체계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여 별자리 이야기뿐 아니라 한국 전통 천문학의 개요를 체계적으로 잘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이 별자리 책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이유다.

     

     

    김재희 소설 ‘훈민정음 암살사건’의 저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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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6>블랙홀 박사의 우주이야기


    《“우주를 가지고 노는 신들이 백인도 아니고 영어로 말하지 않는 우리 할아버지나 할머니 같은 모습을 하고 우리말을 할 것처럼 느껴질 때 진정한 우리 과학기술이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본문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

     

    누구든 우주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주 작은 점에서 태어난 우주는 137억 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팽창해 왔다.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그만큼 오랜 시간을 달려야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의 머리는 우주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그렇게 커다란 우주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주를 우리의 머릿속에 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주는 작은 행성부터 수천억 개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 나아가 수천억 개의 은하들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어느 날 갑자기 은하 전체의 밝기로 빛나는 초신성부터 빛마저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우주는 수수께끼의 전시장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주는 3단계의 간단한 계층적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계와 은하계, 우주계이다.

     

    그런 뜻에서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아이들이 우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이 책에서 ‘지구 신령’ ‘은하 신령’ ‘우주 신령’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태양계와 지구, 별과 은하, 우주 전체를 관장하는 세 명의 신령에게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우주의 상당 부분을 머릿속에 담게 된다.

     

     

     

    사진은 멋있어야 하고 글은 쉬워야 한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과학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저자는 블랙홀 연구의 권위자이며 천문학 대중화의 선도자이다.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글은 권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쓰였다.

     

    우주 화보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한 천체 사진들은 우주의 신비와 매력을 전한다.

     

     

     

    더욱 빛나는 것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해 주려는 메시지다.

     

    우주를 비롯한 과학의 모든 분야를 접하다 보면 남의 이야기 같은 이질감이 생기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왜 그럴까.

     

    저자는 우리가 접하는 과학이 우리 문화와 궤를 같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간파했다.

     

    그 결과 과학에 열광하던 아이들이 자라면서 과학의 문외한이 되고, 또 이공계의 위기라는 현실이 전개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모든 것을 배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우주의 신령들도 우주 천체를 가지고 놀이를 하며 새로운 지식을 전해 준다.

     

     

    우주의 신령이란 구름을 타고, 호랑이 등을 타고 우리네 조상과 함께 울고 웃던 산신령과 다르지 않다.

     

    그처럼 친숙한 우주의 신령들과 별을 따서 계급장놀이를 하고, 블랙홀에서 나오는 X선으로 몸속의 뼈를 들여다보며 깔깔거릴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과학은 우리의 문화에서 우러나온 지식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꿈속에서 별을 가지고 공놀이를 하다가 블랙홀에 빠뜨렸다.

     

    우주 신령이 나타나 하는 말. ‘이 별이 네 별이냐?’

     

    이 책을 읽은 아이는 이런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른다.

     

     

    정창훈 과학칼럼니스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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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7>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알파 켄타우리 행성에 가 본 적도 없다니 무슨 소린가? 맙소사, 이 인간들아. 알다시피 그 별은 여기서 4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미안하지만, 너희가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질 정성이 있건 없건, 그건 너희가 알아서 할 일이다. (지구) 철거 광선을 작동하라.”―본문 중에서》
     
     

     

     

    요즘 젊은층이 쓰는 우스개 중에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관광 갔다’는 말이 있다.

     

    납득 안 되는 언행을 하는 이에게 조롱하듯 쓰는 말이다.

     

    여기엔 꽤 근사한 반어적 묘미가 숨어 있다.

     

     

     

    먼저 농담에 안드로메다가 등장한 걸 되새겨 보자.

     

     

    인간의 개념이 저 먼 별나라로 향하는 발상의 전환. 그것도 ‘관광 갔다’고 말한다.

     

    이제 우주는 올려다보기만 했던, 현실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별과 외계는 우리의 생활 속에 자연스레 다가오고 있다.

     

     

     

    ‘은하수를…’은 이런 자연스러운 현실감이 가득한 SF물이다.

     

    작가가 안드로메다에 진짜로 갔다 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첫머리부터 독특하다.

     

    주인공이 자기 집을 철거하려는 불도저 앞에 누워 시위를 벌인다. 관청에서는 미리 공지했던 일이니 이래 봐야 소용없다고 한다.

     

     

     

    20여 분 뒤, 모든 지구인이 외계인에게서 비슷한 통지를 받는다.

     

     

    은하 초공간 고속도로 건설 때문에 지구를 철거하겠단다.

     

    50년 전부터 알파 켄타우리 행성 사무실에 공고했는데 아무런 민원 제기가 없었다며. 지구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나는 순간 외계인은 중얼거린다.

     

     “인정머리 없는 지구인들 같으니, 동정심도 안 생겨.”

     

     

     

    오래전 이 책의 원서를 접했을 때는 SF를 좋아하는데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표지에 외계인인지 외계 행성인지 모를 것이 ‘메롱’ 하듯 혀를 쑥 내밀고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지’ 하는 의혹이 들었다.

     

    영국의 ‘국민 소설’이자 영미권의 베스트셀러임을 안 건 한참 뒤의 일이다.

     

     

     

    ‘은하수를…’은 1978년 BBC라디오 SF코미디 연속극으로 시작됐다.

     

    이후 소설 영화 게임 만화 연극 오디오북 등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덩어리를 이뤘다.

     

    기본 구조는 지구 소멸 직전 우주로 탈출한 주인공이 겪는 우주 여행담 형식이다.

     

     

     

    내용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기상천외, 포복절도, 파란만장, 상상폭주, 촌철살인.’ 한마디로 지구인과 사회, 사고방식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야유를 온 우주에 흩뿌리고 다닌다.

     

     

     

    이 책이 다른 SF와 구별되는 건 상상력의 전개가 자연과학이나 미래 사회과학이 아닌 ‘풍자와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점이다.

     

    방법론으로 구사되는 ‘영국식 농담’도 인상 깊다.

     

    영국 문학은 미국과 차별되는 품격과 절제의 미학이 깃들어 있다.

     

    다양성과 핵심을 포착하는 직관, 반성과 대안적 발상 등에서 심지 곧은 통찰이 배어 있다.

     

     



    미국 SF는 은연중에 ‘SF적 상상력=자연과학적 상상력’이라는 테두리에 갇히기 쉽다.

     

    그러나 ‘은하수를…’은 그 한계를 깨는 하나의 돌파구로 기능한다.

     

    요즘 시끄러운 일이 많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안드로메다 관광에 비견되는 신선한 청량감을 얻게 된다.

     

    “더운데 뭐가 재밌어 혼자 낄낄거리나”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니 그 점은 주의하시길.

     

     

     

    박상준 ‘월간 판타스틱’ 편집주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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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8>내 서랍 속의 우주


    《우리 몸속에 있는 화학원소 중 많은 것이 초신성 폭발에서 생겨난 것이며 이 원소들은 우주로 흩뿌려졌다. 여기서부터 다시 별이 생겨난다. 마치 46억 년 전에 우리의 태양이 그 행성들과 함께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본문 중에서》
     
     

     

     

     

    한껏 달아오른 태양빛이 더운 바람을 이끌고 어슬렁거린다.

     

    무더위에 빠진 집을 나와 가까운 시장에 들렀다.

     

    올해 김장에 쓸 무 씨앗과 배추 모종을 사서 텃밭으로 향했다.

     

    서쪽 하늘로 옮겨간 태양은 여전히 강한 햇살을 내리비추고 있었다.

     

    초겨울의 시원한 김장김치를 떠올리며 밭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땀으로 옷을 적셨다.

     

    못이기는 척하고 밭두렁 옆 소나무 그늘 아래로 숨어들었다.

     

     그늘에는 시원한 바람이 찰랑찰랑 넘나들었다.

     

    돗자리에 놓아두었던 책 ‘내 서랍 속의 우주’에 눈길이 닿았다.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점점 우주이야기의 숲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 등 여러 천문학자와 천문학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여느 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하고 진기한 이야기가 숲 속 바람처럼 흘러 나왔다. 과거로, 미래로 천문학 이야기의 마당을 돌아다녔다.

     

     

     

    달에 유성체가 부딪히면서 나타나는 섬광 이야기는 1999년 11월에 있었던 사자자리 유성우와 연결되었다.

     

    이 유성우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보였다.

     

    시간당 수백 개의 별똥별을 뿌렸다.

     

     

     

    일식에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다루고 있다.

     

    월식에 비해 훨씬 드물게 나타나는 개기일식은 무척이나 보기 어렵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식을 보고 싶은 마음이 서너 배쯤 더 커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개기일식을 보려면 강산이 세 번가량 바뀌어야 한다.

     

    2035년 평양 가까이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책의 말미에는 빅뱅에 대해 빠지기 쉬운 착각과 오해를 다루고 있다.

     

    친구들과의 가벼운 대화에서 빅뱅을 자주 인용한 적이 있다면 이 부분을 꼭 참고하기를 권한다.

     

    빅뱅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이 혹시 착각은 아니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무렵 어둑해진 하늘에 초승달이 걸렸다.

     

    서둘러 밭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오늘 하루를 정리할 겸 창문을 열고 별을 만났다. 하늘 한가운데 높은 곳에 직녀별이 빛나고 있었다.

     

    북두칠성도 반갑게 고개를 내밀었다.

     

    여름밤의 별을 헤아려 하나씩 눈에 담았다.

     

    오늘 나무그늘 아래에서 여름 더위를 잊게 해준 책은 서랍 속에 잘 넣어 두어야겠다.

     

     

     

    아차! 북두칠성 찾는 법을 빠뜨릴 뻔했다.

     

    저녁 아홉 시쯤 서북쪽 하늘을 보면 된다. 국자 모양의 일곱별이 빛나고 있다.

     

    북두칠성을 더 쉽게 찾고, 또 늘 간직할 수 있는 기막힌 방법도 있다.

     

    이미 정말 많은 사람이 북두칠성을 지니고 있다.

     

    새로 나온 1만 원권의 뒷면에 우리 고유의 과학문화유산인 우리 별자리가 새겨져 있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북두칠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에피소드로 나온 10마르크 지폐 속의 괴팅겐 천문대를 찾는 것보다는 훨씬 쉬울 것 같다.

     

     

     


    내 지갑 속에 별이, 그리고 우주가 그려져 있다.


     

     

     

     

     

     

    김지현 한국과학문화재단 ‘과학기술 홍보대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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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9>별


    《“별도 태양처럼 밝은 빛을 내는 가스덩어리이며,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든다. 별에는 태양보다 큰 별과 작은 별, 뜨거운 별과 차가운 별, 훨씬 밝은 별과 아주 희미한 별 등 온갖 종류의 별이 있다.”―본문 중에서》
     
     

     

     

     

    ‘별은 늘 우리 안에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별에게 소망을 빌었고(‘별’이란 말은 ‘빌다’에서 왔다고 한다) 별의 운행에 따라 농사짓고 앞날을 점쳤다.

     

    어둠이 내리면 찬란히 덮쳐오는 무수한 빛 무리에 사람들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 가슴을 떨었다.

     

    우주 저 먼 곳에 대한 온갖 상상으로 밤이 깊어 가는 줄 몰랐다.

     

     

     

    세상이 산업화되지 않고 인간이 도시로 몰려들지 않았을 때, 밤하늘 어둠 너머엔 언제나 새로운 세계로 향한 무수한 창이 열려 있었다.

     

    그때는 누구나 거대한 우주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하지만 온갖 대중매체와 산업시설에 갇혀 사는 현대인에게 별은 ‘별 관심 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영국 천문학자인 이언 니콜슨이 쓴 ‘별’은 그렇게 잊혀졌던 별에 대한 모든 것을 들려주는 책이다.

     

    밤하늘의 관찰부터 별자리, 별의 밝기와 거리, 별의 탄생과 죽음, 백색왜성, 붉은 거성, 블랙홀 등에 관한 얘기가 물 흐르듯 쏟아진다.

     

     

    쉬우면서도 깊이를 잃지 않는 별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온다.

     

    두껍지 않은 책 속에 이렇듯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것은 그의 천문학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인간에게 별은 무엇인가.

     

    태고적부터 품어온 가장 커다란 의문은 이 거대한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 안의 무수한 별들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지혜 또는 정신의 최고 정점은 우주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든 과학은 궁극적으로 별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가운데 발전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예부터 사람들은 태어나고 죽는 뭍 생명들의 유한한 삶과 달리 반짝이는 별에서 영원성을 발견했다.

     

    영원성은 지고의 가치였고 숭배의 대상이었다.

     

    신들의 이름이 붙은 별자리를 만들고 온갖 신화를 창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난 70, 80년 사이 과학자들은 우주가 영원하지 않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주는 원자보다 작은 덩어리의 폭발로 태어난 이래 지금까지 약 130억 년을 팽창해 왔다.

     

    그런 우주가 계속 팽창할 것인가,

     

     

    수축해서 처음 폭발의 단계로 돌아갈 것인가.

     

    어쨌든 결국 우주도 죽음에 이를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 안에 있는 별도 마찬가지다.

     

     



    별들도 죽는다?

     

     

    별 역시 인간처럼 태어나고 늙고 그래서 죽는다는 건 확실하다.

     

     

    별의 일생이 인간보다 훨씬 길어 첫 탄생부터 죽음까지 모두 보기 힘들 뿐이다.

     

    우주의 숱한 별들 가운데 여러 시간의 단계를 밟고 있는 별들을 통해 별의 일생을 유추해 볼 뿐이다.

     

     

     

    우주에 대한 지식은 이전의 수천 년보다 최근 몇십 년 동안 알아낸 것이 더 많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우주는 더 많은 신비를 전해준다.

     

    아인슈타인은 “신비를 느끼는 건 자연이 인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 말했다.

     

    우주는 늘 신비를 채워주는 맑은 샘물이다.

     

    이언 니콜슨의 ‘별’은 그 샘물이 숨겨진 자리를 알려준다.

     

     

     

    박용기 동화작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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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0>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때로는 새로운 세계상을 향해서 지적 도약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어쩌면 뉴턴은 이렇게 말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거인들의 어깨를 도약판으로 사용했다.”―본문 중에서》

    역사는 지금 우리의 생각이 치우친 것일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고마운 거울이다. 반면 과학은 영원하고 확실한 진리의 모범으로서 모든 역사적 해석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사정 때문에 역사 중에서도 특히 과학사는 어렵지만 매우 흥미롭고 교훈적일 수 있다.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류가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려온 우주에 대한 그림에 큰 변화를 일으킨 다섯 명의 과학자를 다룬 책이다.

     

    그 과학자들 덕분에 인류는 상식적인 지구 중심 우주상을 벗어나 태양 중심 우주상에 도달했고, 새로운 도구인 망원경을 과감히 하늘로 돌려 천체의 실제 모습을 관찰했다.

     

    천체가 원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림으로써 타원운동을 발견했고, 천상과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의 운동을 지배하는 법칙들을 깨달았다.

     

    또 시간과 공간과 물질이 서로 얽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케플러, 뉴턴, 아인슈타인의 생애와 업적을 편저자인 호킹이 소개하는 부분과 과학자들 자신의 저술에서 발췌한 부분으로 구성된다.

     

    눈에 띄는 것은 두 번째 부분, 흔히 접하기 어려운 과학 고전들이다.

     

    이 부분은 역사 속에 있는 실제 과학을 직접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옛 자료를 날것 그대로 소개해 독자들에게 약간의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뉴턴은 자신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있었기 때문에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맨 처음부터 자기 혼자서 만드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므로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인데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말이 과학을 생각할 때 사람들이 흔히 망각하는 역사적·사회적 차원을 부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은 애초부터 있던 진리를 불현듯 개인적으로 만나는 식의 활동이 아니다.

     

    기꺼이 어깨를 내주는 거인과 그 어깨를 딛고 올라 새로운 광경을 보는 또 다른 거인과 주변에서 그들의 흔들림을 완충하고 힘을 북돋는 수많은 거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다.

     

     

    더 나아가 때로 과학의 발전은 과거의 성과를 긍정하면서 그 위에 한 층을 더 올리는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을 부정하면서 도약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과학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바로 그런 혁명의 순간이며, 이 책에 소개된 다섯 명의 거인은 선배들에 의지해 더 멀리 바라본 후배이기도 하지만 제각각 획기적인 새로움을 성취한 혁명가이기도 하다.

     

    그들은 일관되게 쌓아나갔지만 또한 동시에 매번 토대를 새로 고쳤다.

     

    계승자인 동시에 비판자였다.

     

     



    참으로 묘한 연속과 불연속의 이중주가 아닌가.

     

    계절이 지나는 밤하늘에 별은 빛나고, 우리 앞에는 서로를 계승하고 또한 부정한 다섯 명의 거인이 있다.

     

    변함없는 것과 덧없는 것이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여본다.

     

    문득, 그들의 글을 읽는 우리 또한 그들을 계승하고 부정할 미래의 거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대호 시인·번역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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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1>풀코스 별자리여행


    《해님의 산책길이 길어져 조금은 늦게 찾아온 여름 밤하늘엔 한낮의 뜨거웠던 대지를 식혀 주는 은하수가 걸려 있다. 쏟아질 듯한 은가루를 따라 내려가 보면 은하수가 더욱 짙어지는 곳에서 궁수자리를 만난다.―본문 중에서》
     
     

     

     

     

     

    화가 고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2년 전인 1888년 9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작품을 그렸는데, 이 그림 속에는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이 뚜렷이 보인다.

     

    이듬해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면 신비로운 푸른빛이 감도는 밤하늘에 별들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 그림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고흐에게 여름밤의 별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라고 적었다.

     

     

     

    별은 저마다의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이나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처럼 아름다운 사랑이나 낭만을 뜻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미래와 운명을 예언해 주는 점성술의 의미가 있으며, 일부 학자에게는 우주의 시원을 규명하는 과학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문자로 역사를 기록하기 오래 전부터 별들의 생김새를 보고 방향이나 시간을 어림잡았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별을 통해 사람의 운명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전쟁이나 재난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울러 1년 동안 태양이 별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별들을 집단으로 묶어 별자리로 구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별자리 하나하나에 사람, 동물, 사물 따위의 신화 속 주인공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별자리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별자리와 신화의 세계는 나무가 빽빽이 자라 앞이 보이지 않고 곳곳에 깊은 늪이 숨어 있는 밀림과 비슷하다. 능수능란한 길라잡이가 없을 경우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풀코스 별자리 여행’은 이런 밀림 속에서 늘 곁에 붙어 길을 알려주며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는 길동무 같은 책이다.

     

    이 책의 표지에 붙어 있는 별자리판을 돌려 전갈자리, 백조자리, 궁수자리, 헤라클레스자리 등을 찾다 보면 여름밤이 너무나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 가지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오랫동안 꾸준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 책을 통해 옛 조상들이 남긴 별자리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도 별자리가 새겨진 고인돌이 최소한 18개 발견됐다.

     

    기원전 2900년경에 제작된 평안남도 증산군 용덕리 고인돌의 경우에는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사냥개자리, 헤라클레스자리 등 무려 11개의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낙랑고분, 무용총, 각저총에서도 별 그림이나 천문 유물이 발견되었으며 고구려의 천문도를 조선 태조 때 1464개의 별로 다시 새긴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세계 정상 수준의 천문도도 전해 오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우리의 옛이야기가 서로 어우러진다면 여름밤이 더욱 찬란해지리라.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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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2>엘러건트 유니버스

     



    《“고리형 끈과 알갱이들의 진동 패턴에 의해 우주의 모든 창조물들이 하나의 법칙으로 통합되고, 우주 안에 숨어 있는 여러 개의 차원들은 비틀리고 찢어졌다가 다시 붙으면서 우주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다.”―본문중에서》
     
     

     

     

     

     

    여름 밤하늘을 우연히 쳐다보다 발견하는 수많은 별은 미묘한 느낌을 심어 준다.

     

    그 느낌은 일상의 삶에서 멀고 먼 존재가 일으키는 아름다움과 경외감이다.

     

     

     

    그 느낌의 밑바닥에는 우주의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규칙성에 대한 감탄과 호기심이 숨어 있다.

     

    과연 밤하늘의 별과 내 발 밑의 모래를 아우르는 하나의 법칙이 존재할까.

     

    자연의 모든 물질과 현상을 지배하는 법칙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최근 각광받는 이론이 미시세계의 만물이 점이 아닌 조그만 끈으로 이뤄져 있다는 초끈이론(끈이론)과 10차원 시공간에서 전개되는 5종류의 끈이론을 11차원 시공간으로 통합해 설명하는 M이론이다.

     

    이들 이론은 우주의 모든 물질과 이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하나로 통합해 설명하려는 아인슈타인의 통일장 이론의 연장선상에 있다.

     

     

     

    고전역학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등 자연의 근본법칙에 깔린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통일한 이 이론들은 자연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크게 바꿔 놨다.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우아한 우주)는 끈이론을 우리에게 쉽고 생생하게 소개한다.

     

    시공간의 고전적인 이론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부터 양자역학, 초대칭성, 끈이론, M이론을 하나로 꿰어 재미있고 쉽게 설명한다.

     

    기본 개념들을 여러 우화로 기술하고 이론 발전 과정의 에피소드를 소개함으로써 독자는 과학의 발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인류가 자연계에 관해 발견한 수많은 개념이 끈이론을 통해 더욱 더 깊고 오묘하게 포착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시간과 공간의 여러 혁명적인 개념은 끈이론에서 심도 있게 변화된다.

     

     

     

    심오한 개념들도 재미있게 표현되고 있다. 예를 들어 M이론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중성(duality)과 M이론은 다섯 개의 끈 이론을 하나로 통합했을 뿐 아니라 매우 중요한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를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이론이 추가로 발견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지도 제작자가 지구 전체의 지도를 완성하면 지리학상의 지식은 그것으로 종료된다. …

     

    이제 끈이론 학자들은 지구의를 완성한 지도 제작자처럼 당당한 주장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세계의 기본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 초끈이론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의 과정이다.

     

    현재도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혼신을 다해 탐구하는 이 이론은 앞으로도 놀라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자연을 이해할 수 있는 궁극의 법칙을 제시하는 초끈이론을 비롯해 이 책은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를 명료하게 기술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의 이정표로도 간주된다.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인 동시에 대중적 글쓰기에도 뛰어난 저자를 따라 초끈의 진동으로 이뤄지는 이 우주의 우아한 하모니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기명 고등과학원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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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3>망원경으로 떠나는 4백년의 여행

     


    《천문학자들은 신비스러운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려는 열정만 갖고 연구하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려는 욕심을 갖고 연구한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에 몹시 민감하다. 즉, 자신이 쓰는 망원경이 가장 좋은 망원경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경쟁의식으로 최고의 망원경을 만들어 왔다.―본문 중에서》
     
     

     

     

    천문학자는 왜 거대 망원경에 집착할까

     

     

     

    망원경 없는 천문학은 시장 없는 경제학이고 여당 없는 대통령이다.

     

    천문학은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어쩔 도리 없이 머나먼 천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 잘 바라보려면’ 더 좋은 망원경이 필요하다.

     

    인간이 만든 가장 매력적인 발명품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망원경을 택하겠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충족시켜 주기도 하니까.

     

     

    이 책은 처음 망원경이 발명되던 당시부터 현대의 초대형 망원경에 이르기까지 400여 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망원경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더 큰 망원경이 필요했던 천문학적 이유와 이를 만들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당시의 시대 배경 및 천문학자들 사이의 갈등과 협력 과정을 통해 세밀히 그려 내고 있다.

     

    망원경이 커지면 두 가지 장점이 생긴다.

     

    관찰하는 대상의 세부를 상()으로 판별하는 능력인 ‘분해능’이 좋아진다는 것과 더 작거나 더 멀리 있는 천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더 먼 우주를 누가 먼저 보는가는 누가 더 큰 망원경을 가지는가의 싸움이다.

     

    망원경의 역사는 저자의 말처럼 더 큰 망원경을 갈구하는 구경병에 걸린 천문학자들의 투쟁사이고 우주에 대한 패러다임 변천사다.

     

     

     

    이 책 후반부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20세기 말 불기 시작한 망원경의 대형화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이고 스페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구경 8m 이상의 대형망원경을 속속 건설했다.

     

    지독한 ‘구경병’ 환자들은 지금 구경 30m 이상의 거대 망원경을 설계하고 있다.

     

    우주에서 처음 태어난 은하를 찾아내는 것과 혹시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를 행성을 발견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꿈은 이루어질까?

     

    저자는 앞으로 100년 뒤의 시점에서 망원경 덕분에 이룰 수 있었던 지난 100년간의 성과를 가상해 보는 흥미로운 형식의 에필로그로 답하고 있다.

     

     

     

    천문학이나 광학에 지식이 없다고 이 책 읽기를 두려할 이유는 없다.

     

    저자는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독자를 편안하게 책 안에 가둬두는 재주를 가졌기 때문이다.

     

    꼭 써야 하는 전문용어는 바로 옆에 사전을 만들어 설명했고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 곳에는 글상자를 두어 따로 설명하고 있다.

     

    책 뒤에는 막대한 양의 주석과 출처, 참고문헌을 밝혀 깊이 있는 독자의 욕구도 충족하고 있다.

     

    번역서를 읽는 껄끄러움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매끈한 문장도 고맙기 이를 데 없다.

     

     

     



    소망이 있다.

     

    망원경 역사 400년을 기념해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천문의 해’인 2009년 1월 1일자 신문에 ‘한국, 세계 최대 망원경 건설에 참여’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리는 것이다.

     

    그러면 2020년 즈음 어느 날 세계 매스컴은 ‘한국 천문학자, 우주의 신비를 풀다!’는 소식을 전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호일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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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4>우주의 점



    《우주는 수많은 은하들과 그러한 은하를 이루는 별들로 대만원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볼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것도 있고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주랍니다.―본문 중에서》
     
     

     

     

     

    도시를 벗어나 밤하늘을 보면 수많은 별과 은하수를 볼 수 있다.

     

    눈부시게 밝은 별을 바라보면 우주의 거대한 규모를 느끼게 된다.

     

    우주는 끝이 있을까?

     

    우주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우리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 우주론은 위상수학과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우주의 탄생 초기 모습을 관측하고 우주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등연구원인 재너 레빈 박사는 어머니가 “얘야, 우주는 어떻게 생겼더냐?

     

    은하수가 우주인 거냐?”고 질문했을 때, 천체물리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한’의 수학적 정의, 뉴턴의 고전 역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쉽게 정리하면서, 저자의 연구 분야인 빅뱅 이후 우주의 점 즉 은하, 별, 인간이 생성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150억 년 전 태초에 우주가 대폭발해 엄청난 혼돈을 겪은 뒤 우주의 나이가 30만 년이 됐을 때 우주공간이 맑아지면서 ‘빛’이 보이게 된다.

     

    이 ‘빛’을 ‘우주배경복사()’라고 한다.

     

    1964년 미국 벨 전화연구소 엔지니어인 펜지어스와 윌슨이 통신용 전파 안테나를 시험하면서 이 ‘우주배경복사’를 우연히 발견한 것이 빅뱅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두 사람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가장 초기 모습을 발견한 공로로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우주 초기 물질의 상태는 안정적이고 균일했을까?

     

     만약 그렇다면 우주가 팽창하고 진화하면서 은하와 별이 만들어질 수 없고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우주배경복사의 요동, 즉 이방성()을 찾기 위해 1989년 적외선 천문위성 ‘COBE’를 발사했다.

     

    이 망원경은 100만분의 1도에 해당하는 미세한 요동을 발견해 인간의 존재 근거를 밝힐 수 있었다.

     

    저자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스무트 박사와 함께 COBE의 관측 결과를 수학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이 최신 연구 과정은 이 책만의 특징으로 다른 자연과학서들과 구별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에서 저자는 개인 일상사도 함께 쓰고 있다.

     

    30대 중반의 여성 과학자가 경험하는 남자친구와의 관계, 순수 기초 과학을 전공하는 어려움 등 드러내기 쉽지 않은 내용을 솔직하게 적고 있다.

     

    복잡한 우주의 역사와 구조를 설명하면서 복잡하게 변화하는 개인감정도 함께 기술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산만할 듯한데, 이상하게도 우주의 내용이 더욱 잘 이해된다.

     

     



    여행기를 읽을 때 저자의 개인적인 내용과 감정에 동화되어 여행가와 같이 여행하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우주의 점’을 읽으면서 저자 혹은 그의 어머니의 처지가 되어 우주의 구조와 진화에 대한 내용을 경험할 수 있다.

     

     

     

    박수종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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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5>우주여행

     



    《“어느 순간 발사대 옆 지하벙커에서 누군가가 단추를 누르면 로켓의 강력한 엔진들이 점화된다. 그 순간 캡슐 안의 사령관이 외친다. “레츠 고(Let's go)!” 유리 가가린도 똑같은 말을 했다. (중략) 엄청난 폭음 속에 로켓은 카자흐스탄 상공으로 날아오른다. 불꽃이 너무 밝아서 눈으로는 쳐다볼 수 없을 정도다.”―본문 중에서》
     
     

     

     

    요즘 한국 우주인 선발이 진행되며 국내에서도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하지만 워낙 생소한 분야다 보니 국내에는 일반인을 위한 관련 서적과 자료가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크 트라의 ‘우주여행’은 우주에 관심 많은 일반인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복잡한 설명보다 풍부한 사진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복잡한 우주 훈련과 우주선 생활은 아무리 글로 설명해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책을 읽다 보면 ‘우주인 되기’ 훈련과 비행 관련 사진, 그리고 미래 우주탐사 상상도에 감탄하게 된다.

     

    무엇보다 우주인의 인간적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주인에 대한 선입견을 책은 여지없이 깨뜨려 준다.

     

     

     

    특히 우주인들의 인간적인 면은 다른 책에선 보기 힘들다.

     

    재치 있는 유머와 황당한 실수담은 낯선 우주생활을 친근하게 만든다.

     

    스피드 광으로 교통경찰에 수시로 잡힌 우주인이나 우주선 내에서 규율을 어겨 단체로 비행 정지를 당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웃음이 멈춰지지 않는다.

     

     

     

    우주에서의 생활 묘사도 상세한 편이다. 시원하게 머리도 못 감고, 지름 13cm의 변기에서 TV 모니터를 봐야 바른 자세(?)인지 알 수 있는 ‘큰일’을 보는 과정도 소개된다.

     

    모든 것이 둥둥 떠다녀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물건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우주여행이 첨단과학의 결정체임에도 웃지 못할 여러 금기사항과 징크스가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로켓에 탑승하기 전 꼭 잠깐 내려 다른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소변을 보는 ‘의례’를 치른다는 건 그중에서도 압권이다.

     

    과학이 아무리 진보해도 여전히 목숨을 걸어야 하는 우주여행.

     

    다소 황당해 보이지만 조금이라도 위험을 피하고 싶은 간절한 기원과 안간힘이 담겨 있다.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미래 달과 화성으로의 여행은 특히 꼼꼼히 읽어 보자.

     

    최근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 이후 다시 달 탐사를 국제공동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2020년경 달에 상주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경에는 유인 화성탐사를 하자는 목표다.

     

    이 책의 많은 상상도는 이 같은 가까운 미래의 우주탐사를 상세히 묘사해 우주탐사가 이젠 우리에게도 딴 세상 일이 아님을 보여 준다.

     

     



    우주여행을 하거나 이를 위해 훈련받는 일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고 위험하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젊은이들이 우주인을 꿈꾸며 자원한다.

     

    2008년 4월이면 한국도 진짜 우주를 여행한 우주인을 배출하게 된다.

     

     우주여행이 이젠 남의 잔치가 아니란 뜻이다.

     

    우주를 여행한 이야기를 한국인을 통해 한국말로 듣는 일,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한국의 우주인이 우주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개발단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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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6>평행우주


     

     

     


    《“이 이론(다중우주이론)에 의하면 범우주적 극장에는 여러 개의 무대(우주)가 층마다 자리 잡고 있으며 각 무대는 은밀한 터널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무대는 새로운 무대를 낳으면서 창세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각 무대에는 각기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들 중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무대는 극히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본문 중에서》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다.

     

    한마디로 우주는 요지경이다.

     

    우선 너무 넓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2000억 개나 있다고 한다.

     

    우주 전체에 이런 은하가 또 그만큼의 수효로 있다고 한다.

     

    그게 끝이 아니다.

     

    우리 우주와 별도로 또 무수히 많은 우주가 나란히 놓여 있고, 이런 우주들은 각각 물리 법칙이 달라서 온갖 희한한 모습의 우주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 드넓은 우주에서 우리 인간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는 두 가지 상반된 원리가 있다.

     

    하나는 인본 원리(anthropic principle)이고, 다른 하나는 평범성의 원리(mediocrity principle)이다.

     

     

     

    앞의 원리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지구상에 생명이 살도록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밀하게 맞춰져 있다고 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의 크기가 아주 조금만 달라져도 우주에 별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별이 있어도 조건이 맞지 않아서 생명을 구성하는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해서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

     

    게다가 지구에 달이 없다면 자전축이 안정되지 못하므로 기후가 엉망이 되어 생명체가 발생할 수 없다.

     

    반면에 두 번째 원리에 따르면, 수천만 명이 응모한 로또에서 한 사람이 1등 했다고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묻는다.

     

    평행우주의 수가 워낙 많고, 그 속에 태양계의 수가 워낙 많다 보면 그중 하나에 생명이 진화하는 행성이 하나쯤 있다고 해서 이상할 게 없다는 이야기다.

     

     

     

    ‘오리진’의 저자 닐 디그레이스 타이슨은 ‘평행우주’를 보고 최첨단의 물리학을 놀이공원으로 옮겨 놓았다고 말했다. 참 적절한 말이다.

     

     

     

    ‘평행우주’를 집어 드는 독자는 자유이용권을 손목에 차고 놀이공원 입구에 서 있는 것이다.

     

    이 놀이공원은 짜증나게 줄 설 필요도 없다.

     

    여러 가지 놀이 시설을 하루 종일 즐겨 보기 바란다.

     

    다만, 놀이공원이 너무 커서(600여 쪽이나 된다) 돌아다니기 힘들다고 투덜대지는 말기 바란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 블랙홀이 있다는 이야기, 우리 이웃에 있는 안드로메다은하에는 훨씬 더 큰 블랙홀이 있으며, 이 둘이 수십억 년 뒤에는 충돌해서 우리 은하가 잡아먹힌다는 이야기, 우리 후손들이 이 재앙을 피하려면 웜홀(Worm Hole·우주 시공간 벽의 구멍)을 만들어서 다른 데로 재빨리 도망가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공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집중시켜서 아기 우주를 만든 다음에 그 우주로 피난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 우리 우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여러 우주에서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각각 다른 운명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등등 온갖 현란하고 정신이 나간 듯하면서도 분명히 제 정신인 이야기들을 직접 알아보기 바란다.

     

     

     

    김희봉 과학전문번역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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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7>행성 이야기

     



    《‘일식의 모습은 마치 기적이라도 본 것처럼 관찰자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게 된다. 태양계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일한 행성이, 개기일식의 장관을 만들어 내기에 딱 맞는 크기의 유일한 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우연의 일일까?’ ―본문 중에서》
     
     
     

     

     

     

     

    어렸을 때 우연히 겪은 경험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돼 결국 업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그럴 때면 흐뭇한 마음에 절로 빙그레 웃게 된다. 마구잡이로 떠돌던 행성이 안정된 제 궤도를 찾아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말이다.

     

     

     

    뉴욕타임스의 과학기자로 활동했고 뛰어난 대중과학서 작가인 저자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과학전에 내려고 행성 모형을 입체적으로 배열해 모형우주 상자를 만들었던 일이나 빨간 망토가 있다는 이유로 학교 연극에서 태양 역할을 맡았던 경험, 열 살 때 있었던 소련의 스푸트니크호 발사 사건은 그녀가 왜 그렇게 행성에 집착했고 숭배자가 되었으며 이 책의 저자가 되었는지 충분한 설명이 된다.

     

     

     

    자그마한 달이 거대한 태양을 완벽하게 가려 버릴 수 있는 크기와 거리(달의 크기는 태양 지름의 400분의 1이지만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태양까지의 거리보다 400배 더 가깝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이는 태양과 달의 크기는 같다)의 신비. 새벽에 태양이 떠오를 것을 미리 알리거나 땅거미 질 때 태양의 뒤를 쫓아가는 작고 날랜 태양의 메신저 수성.

     

     

     

    태양빛을 거의 80%나 반사하는 금성은 얼마나 밝았으면 나폴레옹이 정오 연설을 하다가 금성을 찾아냈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금성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을까.

     

    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B-29 비행대는 금성을 일본기로 오인해 폭격을 가했을까. 천문학이 없으면 지리학도 있을 수 없다.

     

    발자국이 100만 년 동안이나 없어지지 않고 모든 먼지 입자가 영생을 누리는 건조한 달 표면. 가장 오래된 화성의 운석 ‘앨런힐스 84001’이 말하는 화성. 태양계를 순식간에 두 배로 늘린 천왕성의 발견 이야기 등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태양계 행성의 궤도를 넘나들며 나도 모를 힘에 이끌려 아주 먼 명왕성까지 도달하게 된다.

     

    행성이냐 아니냐의 논란 끝에 결국 태양계 행성에서 완전히 빠져 버렸지만 아직도 정서적으로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태양 지구 달 그리고 8개의 행성이 펼치는 경이로운 역사와 과학과 낭만이 어우러진 ‘행성 이야기’는 단순히 과학 지식만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신화와 여러 가지 에피소드, 고대부터 근세 시인들의 시까지 다양하게 버무려서 글을 풀어놓은 솜씨가 맛깔스럽고 우리의 아홉 행성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따뜻하고 재치 넘친다.

     

     



    한 가지 정보를 더하자면 구스타브 홀스트의 모음곡 ‘행성’을 들으며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제대로 행성 여행에 빠져들 수 있다.

     

    특히 세 번째와 네 번째 곡인 ‘수성, 날개 달린 파수꾼’, ‘목성, 기쁨을 가져오는 자’는 몹시 사랑스러운 곡. 천상에 공기를 주면 진정한 진짜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을까….

     

     

     

    태의경 KBS 아나운서 ‘태의경의 우주콘서트’ 저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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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8>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


    《중국에 비해 우리의 옛 왕조들은 제각각 천문 관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안정적, 체계적으로 천문 관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그만큼 신빙성이 높고 정확한 자료를 남길 수 있었다.―본문 중에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240여 개, ‘고려사’에 5000여 개, ‘조선왕조실록’에는 무려 2만 개. 우리 조상이 하늘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해 놓은 수치다.

     

    2만 건은 놀라운 수효다.

     

    여러분이 날마다 하늘을 한 번씩 본다면 54년 하고도 10개월 가까이 봐야 2만 번 하늘을 본 것이 된다.

     

     

     

    더 놀라운 것은 기록의 수만이 아니라 질이다.

     

    우리 선조들이 기록한 천문현상은 현대 과학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토한 결과 매우 훌륭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1604년에 터진 초신성에 대한 기록만 해도 그렇다.

     

    조선의 천문학자들은 7개월에 걸쳐 130회에 이르는 관측 기록을 남겼는데 초신성의 광도 변화 자료는 케플러가 관측한 기록과 복사한 듯이 들어맞는다.

     

    케플러가 먼저 발견했다고 떠들어댔으니 그것이 케플러 초신성이라는 이름을 얻었지 어쩌면 조선초신성이 됐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선조 천문학자들은 이 외에도 엄청난 일을 많이 했다. 도대체 어떤 일을 했느냐고? 그렇게 궁금하다면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를 읽으면 된다.

     

     

     

    요즘은 잡광(천문학자들은 별빛을 제외한 모든 빛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이 많아 은하수를 보기도 힘들지만 우리 고대 사서에는 무려 700개에 달하는 오로라에 관한 기록이 있다.

     

    이는 유럽에 남아 있는 기록보다 많고 체계적이어서 이 기록을 모두 도표에 표시하면 1000년간 나타났던 오로라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오로라와 깊은 관계가 있는 태양흑점에 관한 기록도 고려 숙종 10년(1105년) 이후 본격적으로 나온다.

     

    서양인들의 관측 역사가 기껏해야 400년. 태양의 장주기 활동을 알아보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우리 선조들의 1000년 기록이 태양의 장주기 활동을 알아내는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문제는 이 자료들을 연구하는 데 전력을 쏟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온 지구인이 서양 과학에 매달리고 그것이 주류라고 여기다 보니 고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천문현상을 연구하는 일에만 매달리기 힘들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양 과학 이전에는 동양과 이슬람 과학이 있었고 이들은 유유히 흘러가는 과학이라는 큰 강에 떠 있는 각기 다른 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전통 과학이라는 배에서 서양 과학이라는 배로 잠시 옮겨 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 하나는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이 전통 과학 분야에 헌신하겠다고 나서는 젊고 활기찬 학생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머지않아 우리 유전자에 찍혀 있는 전통 과학이라는 장구한 흐름 위에 우리의 현대 과학을 싣고 유유히 항해하는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모두 그 주인공이 되어 보자고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다.

     

     

     

    이지유 과학칼럼니스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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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19>우주의 구조


    《물론 그렇다고 해서 두 가지의 진리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물리학 이론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실체를 ‘인정한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이다.―본문 중에서》
     
     

     

     

     

    근대 물리학은 몇 가지 물리적 대상을 둘러싼 논쟁의 역사로 점철되어 왔다.

     

    가령 빛의 입자설과 파동설은 몇 차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양자역학의 발견 덕분에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가진다는 이중성으로 판가름 났다.

     

    이 전개 과정은 물리학의 역사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논쟁 축을 중심으로 세계에 대한 이해와 변화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 논쟁사 역시 초점이 약간 바뀌었을 뿐 근대 과학의 토대에 해당하는 물리과학의 전개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물음은 ‘시간과 공간이 실체인가, 아니면 물체 사이의 관계를 정하기 위한 추상인가?’이다.

     

     

     

    이 책은 과학에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어떻게 설명해 왔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시간과 공간이 물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이 유명해지면서였지만, 그 뿌리는 뉴턴의 절대 시간과 공간 개념이다.

     

    뉴턴에게는 ‘상대 운동’(물체의 운동을 다른 물체에 대한 상대적 위치의 변화로 보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했고, 실체로서의 공간과 시간이 그 요구를 충족시켰다.

     

    이 생각은 수백 년 동안 지속되었다.

     

    저자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뉴턴의 실체론적 관점이 근대 이후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토대를 이루게 되었다는 것을 차근차근 전달한다.

     

     

     

    이런 전제가 큰 폭으로 흔들리게 된 것은 양자역학이 수립된 이후다.

     

    사실 양자역학과의 관계에서 볼 때 고전 물리학에 속하는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도 실체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하이젠베르크가 내놓은 불확정성 원리는 한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아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실체적 존재론과 세계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저자는 최근에 등장한 ‘초()끈이론’과 ‘막이론(M-이론)’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는 것을 짚는다. ‘초끈이론’은 만물을 구성하는 것이 입자(실체)라는 기존의 관점을 넘어 끈(string)이라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막이론’은 우리가 그동안 세계를 이해하는 축으로 간주했던 시간과 공간이 실제로는 또 다른 ‘무엇’의 투영이나 관계의 한 측면, 또는 그 번역에 불과할 수 있다는 암시를 준다.

     

    어쩌면 이 이론들은 그동안 우리가 젖어 있던 실체 중심의 이해라는 해묵은 타성에서 벗어나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는 하나의 시도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물리학과 우주론의 새로운 이야기를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장점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풍부하고 깊이 있게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것은 대중서라도 핵심적인 이론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면서 제대로 이해시키겠다는 저자의 고집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물리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굽이를 이루었던 많은 이론의 밑에 깔린 가정과 철학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물리이론의 전개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광 번역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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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20>콘택트

     
    《“외계 문명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수십억 개의 세계 모두가 다만 황무지일 뿐, 생명체를 품고 있지 않단 말인가? 이 외진 한구석 지구에만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살고 있는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은 수긍할 수 없는 억지였다.”―본문 중에서》
     
     

     

     

     

     

    미국 코넬대의 천문학과는 해마다 ‘비판적 사고’라는 다소 생뚱맞은 과목을 개설한다.

     

    지금은 이 학교 고학년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됐지만 초기(1994∼96년)에는 전혀 달랐다.

     

    ‘수천 년 후에 인간은 어느 행성에서 살게 될지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논하시오’라는 질문 등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담당 교수는 20명의 학생을 직접 선발했는데 수강생은 수십 대 1의 문턱을 넘은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왜냐하면 그 수업의 담당교수가 다름 아닌 칼 세이건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면 천문학자 세이건만큼 대통령을 여러 번 했을 인물도 드물 것이다.

     

     

    생전에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성으로 불렸다.

     

     

     

    세이건은 천문학계에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TI)’ 프로젝트와 ‘외계생물학’이라는 분야를 선물한 주인공이며, 대중에게는 친절하고 해박한 ‘우주의 대변자’요, ‘과학의 해설자’였다.

     

    그가 만든 TV 시리즈 ‘코스모스’는 60여 개국의 6억 명 이상이 시청한 과학 다큐멘터리 분야의 전설이다. ‘과학의 대중화’는 그가 원조인 셈이다.

     

     

     

    ‘콘택트’(1985년)는 세이건이 쓴 공상과학 소설이다.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동명 영화(1997년)의 원작이기도 한 ‘콘택트’는 과학과 종교 간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쟁점들이 등장인물의 언행과 사건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외계 지성체 탐사에 헌신한 젊은 여성 천문학자가 어느 날 외계로부터 온 신호를 해독한다.

     

     

    정부는 그 해독된 설계도대로 직녀성에 갈 수 있는 운반체를 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그 운반체를 타고 웜홀을 지나 베가성에 도착했으나 자신의 아버지 모습으로 나타난 외계인을 만나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하지만 그는 그 경험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

     

    마치 신을 경험한 신앙인이 신의 존재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것처럼.

     

     

     

    소설이 이 정도에서 끝난다면 세이건을 아는 독자는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그가 누구인가.

     

    서양의 인격신 개념이 얼마나 말이 안 되며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물질로 가득한 우주가 신 없이도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줄기차게 설파해 온 이 시대 최고의 회의주의자 아닌가.

     

    실제로 그는 직녀성에 다녀온 증거를 확보하려는 주인공의 노력을 통해 과학자의 열정과 호기심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역설한다.

     

     



    최근 책 ‘만들어진 신’에서 종교를 거침없이 도발하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도 이런 측면에서는 세이건의 계승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콘택트’는 그와 달리 신앙인들에게 찬바람을 불어넣지는 않는다.

     

    그 대신 혹시 한여름에 거추장스러운 옷을 껴입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만든다.

     

    이 때문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독자들은 세이건의 분신인 애로웨이 박사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신앙인마저도.

     

     

     

    장대익 서울대 과학문화 연구소 연구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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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잊고 지냈던 우주…어린시절 꿈 일깨워


    “수많은 별 중에는 어린 별도, 장년기에 이른 별도 있다. 다 늙은 별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다른 단계에 있는 많은 별을 연구해 개개의 별이 겪는 진화 과정을 알아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별이 살아가는 전체 역사를 꿰어 맞출 수 있다.”(이언 니콜슨의 ‘별’ 중에서)
     
     

     

    연중기획 ‘책 읽는 대한민국’의 시리즈 ‘별빛 찬란한 여름밤’이 10일 막을 내렸다. 2007년 들어 여섯 번째 시리즈로 별과 우주에 관한 다양한 책을 소개했다.

     

     

     


    기획 취지는 한여름 밤 천공을 가로지르는 별세계와 잊고 지냈던 우주를 소개하자는 것이었다.

     

     

     

    “우주는 금방 다가오진 않아요. 아이한테도 ‘커서 우주비행사가 되라’는 말은 잘 안 하거든요.

     

    하지만 우주에 관한 책은 다른 뭔가가 있어요.

     

    뭐랄까, 훨씬 큰 세상이라고 할까.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크고 넓은 꿈을 꾸게 해 주는 것 같아요.”(주부 최은경 씨)

     

     

     

    ‘별빛 찬란한…’은 지난달 14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시작으로 모두 20권을 소개했다.

     

     

     

    우주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명작부터 가벼운 안내서까지 두루 다뤘다.

     

     

     

    스티븐 호킹, 칼 세이건, 브라이언 그린 등의 책은 저자의 비중을 감안해 2권씩 실었다.

     

    이언 니콜슨의 ‘별’처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책도 포함했다.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박창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안상현) 등 한국의 시각이 담긴 책들도 함께 소개했다.

     

     

     

    시리즈가 한창 진행 중이던 5일 고산 씨가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돼 ‘별빛 찬란한…’은 더욱 관심을 모았다.

     

     

     

    ‘우주여행’(마크 트라)의 서평을 쓰기도 했던 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개발단장은 “책이나 영화에서만 접하던 우주여행이 이제 남의 잔치가 아니라 우리의 잔치가 될 시대가 다가왔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19일부터 ‘가을시선 20’

     

     

     

    ‘책 읽는 대한민국’ 2007년 일곱 번째 시리즈는 19일 시작한다.

     

     

     

    이 시리즈는 가을날 가슴을 저미는 한 줄의 울림, ‘시인과 소설가가 추천하는 가을 시선 20’을 소개한다.

     

     

     

     

     

     

     

     

     

     

     

     

     

    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 목록 (지은이/출판사·가나다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스티븐 호킹/까치글방)
    내 서랍 속의 우주(루돌프 키펜한/들녘)
    망원경으로 떠나는 4백년의 여행(프레드 왓슨/사람과책)
    별(이언 니콜슨/다림)
    블랙홀 박사의 우주이야기(박석재/동아사이언스)
    아름다운 밤하늘(쳇 레이모/사이언스북스)
    엘러건트 유니버스(브라이언 그린/승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안상현/현암사)
    우주여행(마크 트라/랜덤하우스)
    우주의 구조(브라이언 그린/승산)
    우주의 점(재너 래핀/한승)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책세상)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스티븐 호킹 등/까치글방)
    코스모스(칼 세이건/사이언스북스)
    콘택트(칼 세이건/사이언스북스)
    태의경의 우주콘서트(태의경/동아시아)
    평행우주(미치오 가쿠/김영사)
    풀코스 별자리 여행(김지현 외/현암사)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박창범/김영사)
    행성이야기(데이빗 소벨/생각의나무)

     

     

     

     

    정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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