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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혹시 서원(書院) 안에 식당 보셨나요?
    무진장임남순 2006. 4. 9. 15:04

    혹시 서원(書院) 안에 식당 보셨나요?

     

    문화재란 국가나 각 지자체에서 유형과 무형으로 지정을 한 것 이외에도 비지정인 것도 상당히 많다. 유형의 문화재로 지정을 한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에 보존을 하기 위해서 국보나 보물, 문화재자료, 민속자료 등 다양한 명칭을 붙여서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추세다. 그리고 그것을 보존하기 위해서 많은 예산을 책정하고 보수 전문가들을 붙여 보수를 하고 보존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각 지자체들도 비지정문화재라고 해도 오래 묵은 것이나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보수를 하고 보존을 한다. 더욱 그것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에 있다고 하면 비록 문화재로 지정은 되지 않았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생각해 예산을 책정하여 보수를 하고, 주변 정돈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국을 다니다가 보면 지정 문화재인 경우에도 간혹 정비가 안 되어 있거나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주변에 잡풀이 그득한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런 것들은 말끔히 정리가 되어 있어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3월 24일. 모처럼 전날 김제 금산사와 귀신사를 들려 국보와 보물을 촬영을 하고 내친 김에 남원을 둘러보자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남원으로 향했다. 해가 조금은 길어졌다고 하지만 5시가 넘으면 그림자가 짙어 사진을 찍으려면 애를 먹는다. 광한루와 두 세 곳 촬영을 더 한 뒤에 보니 시간은 다섯 시를 넘기고 있다. 고민을 하다가 다시 또 들리기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서 지리산 입구에 있다는 춘향묘를 찾아 나섰다. 춘향묘는 지리산 입구 용호매표소에서 500m 정도 차도로 가면 좌측에 있다. 우측에는 육모정이 있고 육모정 밑은 바로 유명한 국창 권삼득이 소리공부를 한 곳으로 이곳에서 득음을 했다고 전해지는 유명한 곳이다. 


    권삼득은 조선조 정조·순조 때 활약한 판소리 8명창 중의 한 사람이다.(1771(영조 47) 전북 완주~1841(헌종 7) 본관은 안동으로 본명은 사인(士仁)이라 불렀다. 양반 집안에서 내언(來彦)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양반광대인 비가비로 음악적 재질이 뛰어나 판소리를 배우다가 집안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판소리 초기 명창 하한담과 최선달에게서 판소리를 배웠다는 설이 있다. 권마성(勸馬聲) 소리제를 응용하여 「설렁제」라는 특이한 소리제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 설렁제는〈흥보가〉에서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과 〈춘향가〉에서 '군노사령 나가는 대목' 등 여러 대목에 쓰였다. 설렁제는 높은 소리를 길게 질러 씩씩하고 경쾌하한 소리로 신재효는 광대가(廣大歌)에서 그의 호탕하고 씩씩한 가조(歌調)를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에 비유했다. 그를 「가중호걸(歌中豪傑」이라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8명창 가운데서 가장 연배가 높은 까닭에 그 이전의 원초(原初) 판소리와 비슷한 단순한 판소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명창 권삼득이 이곳에서 소리공부를 했고 득음을 했던 것도 이곳의 경치가 뛰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리산 자락의 맑은 물과 아름다운 주변경치가 소리를 하게 만들었는가도 모르겠다.


    내 건너 용호정에서 바라다보니 건너편에 예 집 한 채가 보인다. 반가운 김에 내달아보니 용호서원(龍虎書院)이란 현판이 보인다. 직고 남루하기는 하지만 지리산자락 집도 없는 곳에 서원이 있다는 것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솟을대문에 걸려있는 현판을 바라다보다 안쪽을 바라보니 세상에 이럴 수가.. 서원 옆 식당 간판이 여기저기 보이더니 급기야 서원 안쪽에 포장을 치고 장사를 한 듯하다. 평상이며 천막이 걸려 있고 그 안으로 다시 들어가니 서원은 보수를 하다가 놓아둔 듯 여기저기 보수에 쓰인 기물들이 널려져 있다. 전국의 문화재를 찍으러 다니다가 이런 것을 보면 정말 기가 차지도 않는다. 아무리 지정문화재가 아니라고 해도 그렇지 이곳은 남원시에서 자랑하는 관광지 중에 한곳이다. 춘향묘에서 시작해 육모정 구룡폭포로 이어지는 테마관광 코스라고 적혀있는 곳인데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다니..


    아무리 문화재로 지정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인근 정자들이나 명창 권삼득이 그 어렵다는 득음을 이룬 곳. 거기다가 구룡폭포를 오르는 길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들 텐데 이런 관광지를 이런 식으로 버려놓다니.. 국가지정이나 도 지정 유물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아무리 들러보아도 이것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다. 전주로 돌아와 남원시청 홈페이지를 둘러보아도 용호서원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곳이 경치가 좋아서 테마관광 코스라는 기록밖에는..그렇다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관계기관에서 묵인 하에 가건물로 식당을 짓고 서원 안을 식당의 일부분으로 이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지정 문화재라고 하여도 관리를 해야 하고 더욱 이 곳이 관광지라고 한다면 용호서원 주변에 컨테이너 식당을 철거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보수를 말끔히 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더 쾌적한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주 가까이 있는 지리산 입구 매표소는 입장료만 챙길 줄 알고 있는 것이라면 이 또한 질책의 대상이다. 지리산 국립공원 안에 가건물로 된 식당에다 서원을 마음대로 식당으로 이용하는 이런 몰염치한 사례는 문화민족이라고 하는 우리네 얼굴이 똥칠을 하는 격일 테니까. 조속한 시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안다.     

     

    춘향묘 -  묘미에는 만고열녀성춘향지묘라고 적혀있다.

     

    명창 권삼득 유적비 - 이 곳에서 권삼득명창이 득음을 했음을 기록했다. 

     

    용소 - 아름다운 경치와 양편에 육모정과 용호정이 있으며 물이 맑다못해 푸른 빛을 띄우고 있다.

     

    용호서원 앞 - 온통 식당 간판으로 너저분 하다

     

    서원 대문 - 안편을 보면 천막이 쳐져 있음을 볼 수 있으며 우측에도 천막을 쳐놓았다

     

    서원 안 - 보수를 하다 만듯 각종 기물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어 보는이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서원 대문 옆에 쳐진 천막과 가건물로 지어진 식당 - 지리산 국립공원 안쪽이고 매표소에서 불과 몇백미터도 안되는 곳이다. 

     

    출처 : 전통을 찾아서~
    글쓴이 : 다시래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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