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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익산과 군산, 누가 먼저인가?...))
    <칼럼사설수필> 2004. 5. 3. 10:56

     

     

     

    ((익산과 군산, 누가 먼저인가?...))

     

    오뉴월(五六月)에 관한 재미있는 속담은 많다.

     

    "오뉴월 더위에 암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속담은 무더움을 비유한 말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말도 뒤집어 보면 그만큼 무덥다는 것을 반증한다.

     

    햇볕의 따가움은 "오뉴월 병아리 하루 볕 쬐기가 무섭다"라는 말로도 나타난다.

     

    오뉴월에 하루 볕이라도 쬐면 동식물이 부쩍 자란다는 뜻으로, 짧은 기간에 뚜렷하게 성장함을 비유한 말이다.

     

    친구나 나이가 엇비슷한 사람끼리 자기가 윗사람임을 장난스레 표현하는 "오뉴월 하룻 볕이 새롭다"는 농담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전북 14개 시군순위'를 보면 반백년이 넘은 관례만 고집할 뿐 현실을 전혀 반영치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전주 군산 익산'의 순서이다.

     

    언제부터인지 전주 군산 익산 순서가 관례화되고 심지어 고창과 부안이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보다 뒤진 마지막 순서로 관행적으로 활용된다.

     

    물론 하찮은 일일 수도 있고 그냥 넘겨 버릴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북 제2의 도시'인 익산이나 부안 주민 등이 느끼는 자존심 훼손은 적지 않다.

     

    '전북도 지방자치정책협의회'나 '시장군수협의회' 등을 비롯한 대부분 회의나 공문에서 사용하는 14개 시군 순서가 실제 인구 등을 감안치 않고 과거부터 내려온 관례에 의해 전주, 군산, 익산 순서로 돼있는 등 현실을 반영치 못한다.

     

    이는 공식문서와 시장군수 좌석배치는 물론 신문방송에도 영향을 끼쳐 아무런 기준도 없는 지자체 및 지자체장 순서를 따라 사진을 배치하고 국회의원 선거 보도 순서까지 이에 의한다.

     

    일부 도민들이 자존심 상해하는 면도 많아 인구 등을 감안한 기준을 마련해 10년에 한번 정도 이 기준에 의해 순서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다.

     

    민선 3기 강현욱지사 취임후 전북도 및 시군간 업무협조를 위해 도지사를 회장으로 분기별로 개최되는 '전북도지방자치정책협의회'나 전주시장이 회장인 '시장군수회의'도 전주, 군산, 익산 순서이고 심지어 고창과 부안이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보다 뒤진 마지막이다.

     

     

     

     

     

    우선 '전북도지방자치정책협의회 운영협약서'를 보자.

     

    전북도와 시군간 주요 정책 공조강화, 시군간 광역행정에 관한 사항, 도민화합과 국가예산 확보 등 지방행정의 효율적인 추진을 기능으로 2002년 8월부터 시행됐다.

     

    분기별로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필요시 임시회의도 개최한다.

     

    그러나 회장인 도지사를 제외한 명문화된 시장군수 순서는 전주시장, 군산시장, 익산시장 순서이고 진안과 무주, 장수, 임실, 순창군수 뒤에 고창과 부안군수가 맨 마지막에 나온다.

     

    지난달 30일 순창군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전북 시군의장단회의'도 좌석배치는 이같은 순서에 의해 익산시의장이 군산시의장 다음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군산의 부승격이 1910년으로 1947년인 이리보다 빨랐고, 시승격도 군산시가 이리시보다 2년이 빠른 1947년이었기 때문에 관례적으로 이 같은 순서를 통용하고 있다고 말할 뿐 고창과 부안이 맨 후순위인 것은 설명조차 못한다.

     

    하루가 무섭게 변하는 상황에서 50년이나 1백년이 지난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익산과 군산시는 모든 면에서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어떤 이는 옥구군보다 인구가 많고 면적이 넓은 익산군이 통합된 익산시가 당연히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군통합 직전인 94년 이리시는 22만2979명으로 군산시 20만8043명보다 많았다.

     

    통합 8년 후인 지난해말 익산시는 군산시 26만8639명보다 무려 5만8897명이 많은 32만7536명인데도 여전히 전주, 익산, 군산이 아닌 전주, 군산, 익산 순서가 통용된다.

     

    익산시 면적도 군산시 378㎢보다 무려 129㎢가 넓은 507㎢이고, 시의원 숫자도 익산시가 1명이 많은 27명인데도 자자체 순서는 전주, 군산, 익산이어서 공식문서도 이에 따르고 각종 회의 좌석배치는 물론 언론의 지자체장 사진 배치까지 작용한다.

     

    그러나 익산시와 군산시 차이는 '도토리 키 재기'가 아니라 인구와 면적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현격하다.

     

    "오뉴월 하루 볕이 아니라 오뉴월 한달 볕 정도는 차이가 난다." 전북 제2의 도시인 33만 익산시가 군산시 보다 순서가 늦게 매겨지는 근거가 뭐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익산시민들은 인구 등을 감안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 10년에 한번 순서를 바꾸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주, 익산, 군산 순서가 당연한 주장이다." 반백년이 넘은 관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2004. 5. 4. 火. 매일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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