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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둑이 주는 교훈...))<칼럼사설수필> 2004. 3. 28. 11:17
((바둑이 주는 교훈...))
((逢危須棄와 先五十家作必敗...))
바둑 고사성어는 많다. "상대를 얕보고 가볍게 두면 반드시 패한다"는 경적필패(輕敵必敗)는 무리수로 뜻밖의 파국을 맞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50집을 지은 사람은 반드시 패한다"는 선오십가작필패(先五十家作必敗)는 초반 승승장구로 방심하면 진다는 말이다. '바둑을 잘 두는 10가지 비결' 위기십결(圍棋十訣)은 唐현종 때 최고수 왕적신(王積新)이 설파한 바둑격언으로 인생에 적용되는 교훈적 어귀이다. 여기에는 소탐대실(小貪大失)과 같은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는 사소취대(捨小就大)가 있다. "위기에 봉착하면 모름지기 버려라"는 봉위수기(逢危須棄)도 있다. 심하게 공격당하거나 타개가 어려우면 돌이 작고 시간 있을 때 과감히 버리라는 것이다. 질질 끌어봐야 상대에게 주도권을 주고 상황을 확대해 파국을 맞는다. "경솔하게 빨리 두지 말고 신중하게 두라"는 신물경속(愼勿輕速)도 있다. 총선이 바둑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숨가쁘게 돌아간다. 포석(布石)을 마친 것처럼 익산 갑. 을구도 대진표가 짜졌다. 그러나 일부 정당은 전체국면을 파악치 못하고 위기에 처해있다. '천심이라는 민심'은 평소에는 바람 앞의 갈대나 잡초처럼 줏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민심은 요즘처럼 때가 되면 무섭게 폭발한다. 탄핵으로 민심이반 혜택은 우리당이 본다. 우리당이 잘해서라기 보다 민심을 읽지 못한 정당의 패착(敗着) 때문이다. 비리와 싸움질로 점철된 정치는 신바람은 커녕 진저리치게 했다. 밥그릇을 위한 끝없는 정쟁을 그치도록 요구했지만 탄핵까지 이끈 정당에 민심은 돌아섰다. 먼저 때려 파국과 혼란을 만든 정파에 등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반대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일시적 탄핵민심에 4년을 그르쳐서는 안된다"는 견해다. 정당 불문하고 국가와 지역을 위해 인물 본위로 투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바로 그것이다.
어쨌든 익산 갑구는 2∼3명, 을구는 7∼8명이 총선에 나선다. 경선 무산과 경선에 불만있는 을구 입지자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참여했다. 바둑판 좌우 반상처럼 갑구는 8읍면, 8동으로 서쪽이며 을구는 7면 6동으로 동쪽이다. 갑구는 민주당 최재승의원과 우리당 한병도후보의 한판 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두후보는 이미지가 판이하나 특장점도 대단해 예측불허다. 최의원은 미륵사지와 웅포대교 등 지역과 주민 챙기기에 오랜 세월을 보내 "일은 안 하고 금배지만 욕심낸다"는 여타 정치인과 달라 지지층이 두텁다. 새만금과 행정수도, 익산 백제로와 고속철, 동계올림픽과 중앙기관유치 및 한방단지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렸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를 연상할 만큼 의리와 지역 및 주민 챙기기가 장점이다. 한후보는 전형적인 '386 세대'로 겸손하고 유연하며 경선 도중 선배 후보를 거의 비난하지 않을 만큼 사려도 깊다. 중앙부처익산유치추진단장이라는 직함으로 익산발전에 남다른 정열을 불태운다. 부정부패와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익산발전을 위한 '젊고 참신한 인물'임을 강조한다. 탄핵으로 급상승한 지지율을 어떻게 투표장까지 끌고 가느냐가 문제다. '일시적 탄핵민심'에 4년을 망치지 말라는 최의원은 '구시대 정치인' 이미지를, '탄핵구테타'를 초래한 민주당을 심판하자는 한후보는 '경험부족'이라는 민심을 잠재우는 것이 관건이다.
을구는 민주당 이협의원과 우리당 조배숙전의원간 남녀. 전현직 금배지 대결이 초미 관심사다. 주민은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며 무소속 단일화 여론이 많지만 쉽지 않다. 익산시민연합 박경철대표가 익산시장 선거에서 보여준 단단한 기반과 20여년 토대를 바탕으로 민심이 자신에게 쏠릴 것으로 판단하며 무소속 출마한다. 도의원 관록의 소신섭씨는 이후보와 조후보를 지역낙후와 경선무산에 책임지라며 성토한다. 마한정책연구소 이영로씨, 황세연씨가 무소속 출마하고, 민노당 현주억씨 외 한나라당 후보 가세가 점쳐진다. 경적필패(輕敵必敗)처럼 상대방과 민심을 얕보다 위기를 맞은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는 사소취대(捨小就大)와 봉위수기(逢危須棄)를 참고해야 한다. 훌훌 벗고 민심에 꿇어 엎드린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혼란기에 처한 작금의 상황에 경제발전을 회상하는 민심의 '박정희 향수'와 미묘하게 결합되며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세를 얻는 것을 보라. 탄핵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우리당과 우리당 후보에게는 선오십가작필패(先五十家作必敗)와 신물경속(愼勿輕速)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뿌리가 없는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것처럼 한 수 한 수 신중하기 바란다. 익산 갑. 을구 10명 내외의 총선후보들이 마지막까지 공정선거를 이루며 선전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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