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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호(京湖)고속전철...))<칼럼사설수필> 2003. 9. 9. 18:37
<칼럼> ((경호(京湖)고속전철...))
"경원선과 경부선을 서로 나누어/한마디 기적으로 고별을 하고/웅장한 남한강의 철교를 지나/철도요람 노량진 역에 다달았도다."
이는 한국 최초 철도였던 '경인철도가' 삼절 가사이다.
"五日一風 十日雨는 농민의 함열/四野심는 황금오곡 황등이로다./왕궁탑을 돌아보며 이리에 오니/저 유명한 군산항이 지척이로다./군산항을 뒤에 두고 부용을 지나/금산사의 벽골제 터 김제에 왔네."
이는 1926년 구영서가 지은 '호남철도가' 가사에서 함열과 황등을 거쳐 이리와 김제로 통하는 내용만 따로 적은 것이다.
이외에 '경의철도가'가 있고 '경원철도가'도 있다.
이처럼 일제시대부터 다른 지역으로 통하는 철도는 모두 '경(京)'자로 시작하는데 국토 서남부로 통하는 철도만 유일하게 '호남선'이었다.
위 노래에서 알 수 있듯 경인, 경부, 경의에다 경원과 경춘선까지 합치면 국토 서남부로 통하는 호남선을 제외한 모든 교통망은 간선(幹線, main line) 개념이었다.
그러나 일제의 대륙침략정책과 식량 및 군수물자 운송 목적에서 출발한 철도부설부터 호남선만 간선 개념이 아닌 지선(支線, branch line) 개념으로 시작됐다.
일본 본토에 가깝고 대륙침략 노선으로 활용키 위해 먼저 건설했던 경부축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였다.
우선 '한국 교통망 발전과정'을 보자.
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선(京仁線)'은 제물포(인천)∼노량진 사이를 개통했다가 1900년 서울∼인천이 완전 연결됐다.
서울과 인천 사이 한국 최초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준공됐고 제2경인고속도로는 1995년 개통됐다.
'경부선(京釜線)'은 서울과 부산간 철도로 1905년 전구간 연결됐고 경부고속도로는 1970년 전 구간이 연결된 후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의선(京義線)'은 1906년 개통, 1908년 부산∼신의주 간 직통 급행열차가 운행됐고, 1939년 부산∼베이징(北京) 간 직통열차가 운행돼 "북한을 통해 중국을 연결한다"는 최근 철도 구상은 이미 일제시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현재는 국토 분단으로 서울∼문산 간만 운행된다.
서울∼원산간 철도인 '경원선(京元線)'은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군사상 필요성을 느낀 일본이 1914년 전 구간 개통했으며 2000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후 복원이 논의됐다.
서울과 강원 춘천역을 잇는 '경춘선(京春線)'은 1939년 성동역∼춘천 구간이 개통됐으나, 현재는 성북역을 기점으로 하는 단선철도이다.
이에 반해 국토 서남부를 잇는 '호남선 교통망 발전과정'을 보자.
우선 경부선에서 갈라져 목포를 잇는 '호남선(湖南線)'은 농산물 수송을 목적으로 했고, 익산에서 군산선과 전라선이 분기되며 1914년 전 구간이 연결됐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에서 순천시까지 호남고속도로가 박대통령 시절 준공됐다.
이처럼 호남쪽의 교통망은 항시 지선 개념의 교통망으로 발전해왔다.
여기에 최근 건교부는 '서울∼목포간 고속전철' 대부분을 독립노선으로 세우고 출발역은 서울 수서역으로, 전북권 정차역과 분기점을 '익산시'로 결정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명칭은 '호남고속전철'이란다.서울에서 경기도와 충청도를 거쳐 전북과 광주, 전남을 경유하는데도 학계는 물론 언론계와 공직사회조차 여전히 명칭은 '호남고속전철'로 부르고 있다.
이는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 20세기 1백년간 국토개발의 영향에 따른 고정관념의 산물이다.
국토를 경부 및 경호선 등 양대축으로 균형개발하고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명칭 변경은 시급하다.
차제에 경부고속전철과 동등한 개념인 '경호(京湖)고속전철'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경인, 경부, 경의, 경원 및 경춘선 등 남북 모든 교통망이 간선개념인데 비해 호남고속전철이라 명칭이 굳어지는 것은 국토 서남부만 유일하게 지선이라는 인식을 고착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국토개발은 사람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호남축이 아닌 경호축이라는 개념 전환이 절실하다.
언제까지 '비 내리는 호남선'만 부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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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임
(제목은) 경호(京湖)고속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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