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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조언하는 논술대비 자세(세계일보)논술(설.문)독서도서詩소설수필연설 2005. 8. 24. 19:09
多作·多讀… 많이 생각하라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평소 글을 많이 쓰고, 책을 많이 읽고, 깊게 생각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광주 풍암고의 이봉형(43) 교사는 수업 시간에 불쑥 이런 얘기를 꺼냈다. 2003학년도 아주대 입시 논술시험에서 인용한 문제였다. 상당수 학생은 여성의 자녀에게 기부하겠다고 답했으나, “이 사건이 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을까”라는 물음에 쉽게 답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현대사회의 인간소외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준 일”이라는 이 교사의 말에도 “왜요”라며 반문하던 학생들은 장황하게 이어진 그의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고사장에서 이런 낯선 문제를 접하고 당황하는 것이 어디 풍암고 학생만의 일이겠는가. 도대체 이 현상에서 무슨 문제점을 발견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한 뒤 해결에 이르러야 할까. 또 그런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논술 담당 교사들은 중국 송나라의 유명한 문인인 구양수가 글 짓는 공부를 위해 세 방면에서 노력해야 한다면서 밝혔던 삼다(三多)를 능가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조언한다.
◆많이 지어라(다작·多作)=쓰고, 다시 고쳐 쓰는 일을 끊임없이 거듭해야 한다. 그래야만 문장에서 나와서는 안 될 구어와 써도 되는 문어를 구분해 쓸 수 있다. 400자에서 시작해 800자, 1200자, 1500자로 천천히 단계를 밟으면 많은 분량을 요구하는 논술도 문제없다. 컴퓨터로 쓰지 말고 반드시 손으로 직접 쓰자. 갑자기 필기구로 글을 쓰려면 익숙하지 않아 곤란함을 겪을 수도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원고지 쓰는 법도 채점하므로 이를 미리 익혀둘 필요가 있다. 글을 입으로 중얼거리면서 써 내려가면 단어도 잘 떠오르고 틀린 부분도 찾기 쉽다.
다 쓴 뒤에는 친구들끼리 바꿔 읽자. 교사가 고쳐주는 것도 좋지만, 친구 사이에는 거리감이 없고 생각하는 수준이 비슷해 상대방 글에서 깨닫는 것이 많다. 3∼4명의 친구와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 상대와 토론해도 좋다. 자신의 논지를 굳히는 훈련이 될 것이다. 이상적인 논술문이 있다면 본받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이 읽어라(다독·多讀)=독서는 논술의 기본이다. 논술을 위한 배경지식을 얻으려면 책 읽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될 수 있으면 문학작품 이외의 서적을 가까이 하자. 언어논술은 주로 비문학 분야에서 출제된다. 수리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과학 과목들 가운데 몇 가지만 선택해 공부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논술은 한 분야에서만 출제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선택과목 밖의 과학 분야 도서를 평소 폭넓게 읽어 둬야 한다. 교과서와 관련된 책은 반드시 읽어 두고,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도 잊지 말자.
단순히 책만 읽어서는 안 된다. 논리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목차 부분을 펴놓고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요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훈련을 해보자. 한 단락을 읽은 뒤 먼저 핵심 문장을 골라낸다. 그런 다음 핵심 문장을 참고하면서 나만의 글로 재구성하자. 이렇게 단락을 종합적으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두면 독해력이 커진다.
◆많이 생각해라(다상량·多商量)=원리나 공식을 무턱대고 외우려 들어서는 안 된다. 대신 교과서나 책내용을 깊게 이해한 뒤 이를 참고하지 않고 남에게 설명해보거나 그 내용으로 문제를 만들어보자. 그러려면 원리나 공식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평소 사회 관심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소설을 읽었다면 주인공이 작품에서 왜 그런 행동을 벌여야만 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자. 이를 바탕으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깊게 숙고해보자. 사회나 자연 현상에 대한 나만의 논리를 세우는 훈련이다.
논술을 단순한 글짓기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글이 아니라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일이 논술이다. 글보다 생각이 앞서야 한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려면 신문기사를 참조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기사가 다양한 현상을 어떤 논리로 꿰맞추는지 살피라는 말이다. 편벽된 관점에서 생각하는 일은 금물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을 이동하면서 문제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도움말: 이남렬 서울 한양대부속여고 교감, 문용일 울산 현대청운고 연구부장, 이보희 전북 전라고 교사, 김수겸 인천 부개여고 교사, 신영산 인천 서운고 교사, 배경화 경북 포항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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