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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폭행 교육계만의 문제인가?...<칼럼사설수필> 2005. 7. 31. 22:47
청소년 성폭행 교육계만의 문제인가?윤동주 서시(序詩)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란 구절이 나온다.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하늘'처럼 섬겨왔다. 그런 '하늘'에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순진무구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이 맹자(孟子)에서 나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누구보다 수양을 강조한 맹자의 성선설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수양을 거쳐 쓸모 있는 인재가 된 사람을 군자라고 했다. 군자(君子)란 '인격과 수양을 갖춘 인재', 지금의 교양과 지식, 능력을 겸비한 지성인을 말한다. 그는 군자에 세 가지 즐거움(君子三樂)이 있다고 했다. 첫째 부모가 다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서 사람에 부끄럽지 않은 것, 셋째 천하 영재를 모아 가르치는 것이다. 행복은 세속적 명예나 부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과 사람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절실히 요구되는 세태다. 셋째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사용된다. 이 때문에 부모가 자신보다 자식이 더 잘되기 바라고, 스승이 제자가 더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도 있는 듯하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 성폭행 문제로 익산교육계를 맹비난하는 일부 시민과 종교단체, 언론 및 학부모를 보면 군자삼락의 둘째와 셋째를 되새기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4월 익산에서 불거진 여중생 성폭행 사건 두달여만에 해당 학교장과 담당교사 전원을 교육에 복직시킨데 대해 사회일각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3월 성폭행이 있었던 같은 학교생이 다시 초등생을 성폭행했다는 내용도 흘러나온다. 과연 일련의 사건은 교육계만의 책임인가? 현대교육은 학교만의 전유물이 아닌 ‘가정과 학교 및 사회‘가 삼위일체가 돼 공동 노력할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더욱이 여중생 성폭행과 금번 초등생 성폭행 사건은 모두 학교가 아닌 방과 후 학생 자신의 집과 골목길에서 일어났다. 부모도 맘대로 못하는 세상에 학교 밖 사건을 교육계에만 책임을 물어야 될 것인가? 시시각각 급변하는 현대를 사는 청소년 인격과 가치관은 학교교육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 살 먹은 버릇, 여든까지 간다”며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속담도 있다. 학교의 생활지도나 상담교육은 바다처럼 넓은 사회의 극히 일부분으로 한정됐다. 청소년 범죄는 사회병리현상과 불가분의 관계로 이혼 및 폭력가정, 부모와 대화단절과 청소년가장 등 경제문제, 컴퓨터 대중화로 인한 음란과 폭력물의 무차별 범람 등의 원인이 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없는 폭력과 성폭행 등 청소년 강력사건은 주변 환경에도 큰 영향이 있다. 도시 주변을 감싸고 있는 유흥가와 숙박단지, 수목이 적은 자연환경과 호남선 철도로 상징되는 삭막한 여건, 성인들의 빈번한 강간 및 간통사건과 조폭 등등 무수하다. 청소년 범죄에 눈을 감는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현실이 이럴진데 학교교정이 아닌 가정과 사회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책임을 교육청과 학교 및 교사에 똘똘 물어서야 될 것인가? 교육을 학교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가정과 사회, 학교 및 국가가 혼연일치해 교육에 전념하고 유해환경 정화 및 청소년 문화공간 확충 등을 꾀해 나갈 때만이 익산시 특유의 성폭행 등 청소년 사건을 줄일 수 있다. 君師父一體는 아니라도 마땅히 존경 받아야 할 교육계가 힘이 없다고 무조건 돌팔매를 던질 것이 아니라 마음껏 비난하는 사회 및 학부모는 진정 ’죄가 없는 자‘인지 하늘을 우러러 볼 때가 아닌가 싶다. <2005. 08. 01. 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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