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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읍인구 십만붕괴론...))<칼럼사설수필> 2005. 6. 16. 21:22
정읍인구 십만붕괴론
임진왜란을 무대로 한 '불멸의 이순신'이 절찬리에 방영중이다.
통한의 피해를 남긴 '임진왜란'과 '일제36년'은 일본의 대표적 침략사례다.
민족수난은 사전대비에 게을리한 탓이다.
유비무환으로 국가기강을 확립하고 부국강병을 꾀했다면 막을 수 있던가, 최소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율곡은 전란 9년전, 십만양병론(十萬養兵論)을 제기한다.
1582년 12월 병조판서가 된 율곡은 국방문제로 노심초사하다 1583년 2월 '6조계'란 글로 국방강화와 인재등용의 중요성 및 부국강병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정의 반대와 무관심으로 수용되지 않자 두달 후인 4월 십만양병론을 제기한다.
이는 "국가세력의 부진함이 극에 달해 10년 못 가 땅이 무너지는 화가 있을 것이니 미리 10만 군사를 기르기 원합니다(國勢之不振極矣 不出十年當有土崩之禍 願豫養十萬兵)"로 시작된다.
그러나 붕당에 휩싸인 조정은 동인측 서애 유성룡이 앞장서 "평화시 군사양성은 호랑이를 길러 우환을 남긴다(養虎遺患)"며 반대했다.
오히려 율곡은 두달 후 "권력을 멋대로 휘두르고, 임금에 교만했다"며 삼사의 탄핵을 받는다. 이듬해 율곡이 죽고, 조선은 무방비로 왜란을 당했다.
유성룡은 선조를 모시고 평양·의주로 피난 다녔고 전란 후 '징비록'이란 책에, "율곡은 성인이다.
그의 말대로 했다면 나라가 어찌 이 지경에 이르랴! 그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말이 척척 들어맞았다."라고 기록했다.
그런데 항간에는 '정읍인구 십만붕괴론'이 파다하다.최근 통계는 올 3월 190만이 붕괴된 전북인구도 '15년내 150만이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니 13만을 웃도는 정읍인구가 십만 이하로 추락은 시간문제다. 전북주민은 60년 이후 수도권과 영남권으로 대거 이동했다.
더욱이 행정도시가 충청도에 세워지고 자족기능과 접근성이 용이해 정부지원과 대기업투자까지 가세하면 충청권이 전북인구를 빨아들일 새로운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전북은 온통 인구를 흡인해갈 지역에 둘러쌓인다.
그런데 지자체에서는 개별기업 몇 개 유치했다고 한가하게 치적홍보나 하는 어처구니다.
심각함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인구 중 60세 이상 노인비율은 12.7%나 전북은 17.6%를 차지한다.
더구나 정읍은 5월말 13만1221명 23.07%인 3만280명이 60세 이상으로 전국 두배여서 사회적 이동이 없어도 자연적 감소에 의해 15년내에 10만명 붕괴도 현실화될 조짐이어 인구공동화를 막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노인비율을 감안하면 2020년 정읍인구는 9만5천명으로 급감한다는 계산이다.
사회적 이동도 계속된다면 '10년내 10만도 붕괴'되고 15년 후는 9만명 이하도 될 수 있다.
전북은 가속도가 붙은 '인구급감시대'를 맞고 있다.
28만에 육박하던 정읍인구는 금년 가을 13만이 붕괴되고 '12만명 시대'가 본격 도래할 전망이다.
지자체가 아무리 치적을 자랑해도 인구급감은 타지에 비해 상대적 낙후가 가속된다는 것을 입증한다.
지자체마다 인구늘리기에 비상이어 '아기 더낳기'와 '위장전입성 주소이전'이 성행한다.
189만여명대 전북인구 중 상당수가 외지에 거주하며 주소만 전북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상황은 더 어렵다는 말이다.
정읍시도 02년 13만9876명으로 줄다 03년 15만6043명으로 느닷없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더니 04년은 전년보다 2만3천여명이 급감한 13만3018명으로 나타났다.
재작년말 행정기구 축소와 정원감축을 우려해 '인구늘리기'를 추진해 외지 거주자 주소를 옮기는 '위장전입'이 성행했다가 실제 거주지로 주소를 다시 옮기는 등 거품이 빠졌기 때문이다.
'아기 더 낳기'나 '위장전입'에 의한 허구적 인구늘리기는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꿀이 없으면 벌나비는 머물지 않는다."
아무리 많이 낳아도 직장을 찾아 떠나면 그만이다.
인구급감은 공장과 기업유치가 헛구호에 그쳐 취업 및 소득창출 기회가 원천 차단돼 견딜 수 없는 주민이주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일하고 먹고 살 수 있는 '공장과 기업유치'만이 진정한 인구늘리기다.
전북과 정읍인구가 150만과 10만이 무너지면 정치·경제적 목소리도 내지 못할 정도로 왜소해진다.
'지역해체'가 심화돼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공장과 기업유치에 총력을 쏟을 때가 아닌가 싶다.
'십만양병론'보다 더 확실한 '십만붕괴론'이 현실화 되기 전에 말이다.
"市勢之不振極矣 不出十年當有天崩之禍 願豫養十萬民"이란 '십만양민론'이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2005. 06. 21.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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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인구 십만붕괴론
지방부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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