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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철새인가, 텃새인가?...))
    <칼럼사설수필> 2005. 5. 18. 12:32

     

     

     

     

     

     

     

    철새인가, 텃새인가?

     

    El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라는 노래가 있다. 잉카인은 콘도르(condor)가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뜻도 있고, 그들이 '신성시하는 새'로 영웅이 죽어 콘도르로 부활한다고 생각한다.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이 노래는 잉카인의 슬픔과 1780년 스페인 통치하 페루의 농민반란 지도자 콘도르칸키(Condorcanqui) 처지를 빗대어 표현했다. 철새는 계절이 바뀌면 돌아오나 이듬해 처형당한 콘도르칸키는 남미 해방의 상징으로 역사적 의미를 가질 뿐 돌아올 기약이 없다. 제목 영향인지 이 노래를 듣노라면 어디론가 훌훌 떠나는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 익산정가는 때아닌 '철새논쟁'이 가열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채규정 시장이 우리당 입당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철새(migratory bird)나 텃새(resident)는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바꾸거나 바꾸지 않은 새를 지칭할 뿐이다. 그런데 정치인이 철새를 부정적 용어로 만들었다. 정치철새가 너무 많아 "철새라고 다 철새냐"며 어떤 정당인은 '정치철새 도감과 분류법'까지 공개했다.

     

    여기에는 돈과 권력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해 그 곳에만 둥지를 트는 해바라기형 '황금철새'가 있고 화려한 곳만 찾는 것은 황금철새와 같으나 옮기 곳마다 망하는 '부나비'가 있단다.

     

    철새와 혼동되나 결코 철새가 아닌 소신과 정의감에 편한 둥지를 떠나 험한 길을 택하는 '독수리'도 있다. 이솝우화형 '박쥐'는 기회주의로 짐승이 유리하자 자기는 쥐와 똑같으니 짐승이라 했다가, 새가 우세하자 자기도 날개가 있다며 새 편을 오가다 결국 모두에 소외돼 동굴에 혼자 사는 형태의 정치인을 의미한다.

     

    이처럼 사람은 '소속과 노선'이 분명해야 한다. 눈앞의 小利에 휩쓸리다 모두에 버림당한다.

     

     

     


    그런데 채규정 시장은 최근 전북도와 우리당 전북도당 당정워크숍에 참석, 입당의사를 공개했다. 도내 정가에 적지 않은 파문을 던졌다. 시장선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데다 작년 8월만 해도 민주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우리당 모두의 여론이 좋지 않다.

     

    3년전 道행정부지사였던 그를 민주당 후보로 만들려는 고교 선배인 당시 이협의원의 막후지원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방법(?)까지 동원해 여타 후보와 당직자가 크게 반발했고 분열상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2년후 총선에서 민주당과 이협의원은 탄핵풍에 휩쓸려 무참히 패배했다. 그런데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채 시장이 총선 넉달만인 작년 8월 민주당을 탈당한다. 무소속으로 9개월을 보내다 이번에는 우리당에 입당서를 낸 것이다. 최종 입당은 21일 전북도당 상무위에서 결정된다.

     

    민주당은 탈당 때나 지금이나 '배신자' 시각이 많다. 우리당도 "입당하는데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지만 '공천장을 노린 입당'으로 평가절하도 많다. 철새논쟁도 가열됐다.

     

    그러나 우리당 금배지 상당수도 민주당 출신이다. 우리당 고위당국자도 민주당과 통합을 공개 거론하는 상황이다. 일찌감치 한꺼번에 옮겼다고 무슨 거창한 뜻이 있는 텃새고 늦었다고 철새란 법도 없다.

     

    사실 텃새나 철새가 서식지를 바꾸는 것도 '날씨와 먹이'라는 '생존본능' 때문이다. 실제 도민은 민주당과 우리당 차이점을 모른다. 아는 것은 '몰표'를 주었더니 돌아오는 것은 '낙후'뿐이라는 점이다.

     


    금번 입당절차는 허탕칠(?) 공천장을 위해 무소속 출마도 포기한 자충수도 될 수 있는데 철새논쟁은 좀 심하다. 박쥐가 널려 있는데 말이다. 채 시장은 텃새도 독수리도 아니나 탄핵풍에도 그런대로 의리를 지켰다. 진짜 '박쥐형 철새'는 지역발전에는 관심 없이 총선전 탄핵풍으로 여론이 급변하자 잽싸게 둥지를 바꾼 정치인이 아닌가 한다.

     

    또한 전북정가에는 항시 여당만 쫓아 지역낙후와는 반대로 개인적 광영을 다 누린 해바라기형 '황금철새'도 있다. 민주당에서 우리당으로 옮긴 정치인은 자신이 어떤 과정으로, 어떤 시기에 둥지를 바꿨는지 돌이켜 보라. 그리고 민주당에 남았다고 모두 텃새도 아니다.

     

    쓸데없는 철새논쟁보다 민주당 집권시 2백만이, 우리당 집권시 190만이 차례로 붕괴된 전북인구를 늘리는 기업유치에나 총력을 기울리라.

     

    진정한 텃새는 개인적 광영 보다 지역발전에 헌신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2005. 05. 19.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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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인가, 텃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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