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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카페 전성시대’에서 ‘카페 과잉시대’로!<칼럼사설수필> 2023. 12. 20. 09:19
<칼럼> ‘카페 전성시대’에서 ‘카페 과잉시대’로!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중략)』
최백호 ‘낭만에 대하여‘다. 백발에다 깡마른 얼굴, 허스키한 목소리와 멜로디, 특유 가사와 맞물려 ’고독과 애절함, 비애와 허전함‘이 느껴진다. 인생 동반자가 못된 젊은 날 연인을 떠오르게 한다. 중장년과 노년기 대부분 최백호와 이 노래를 좋아한다. ’영원한 공주‘였던 김자옥이 떠오르는 것은 필자뿐일까?
도심과 읍내는 물론 면소재지에도 서너 개는 기본이던 ‘다방’이다. 마담보다 젊고 예쁜 레지가 인기였다. 멋진 레지가 새로 오면 누가 먼저 애인을 삼는지 술내기 소문도 퍼졌다. 추수 후, 돈이나 보관증을 두둑이 쥔 시골영감이 레지에 반해 농사 수익금을 전부 날렸다는 풍문도 나돌았다. 눈보라치던 겨울에 벌어지던 농촌 과거였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 그 시절 날렸던 ‘커피 한 잔’이다.
‘다방’은 완전 퇴장했다. 올해 65세 노인으로 편입된 ‘58년 개띠’는 마을 최고 막내다. 젊은이로 통하는 칠순 이하도 없는 마을이 부지기다. 새마을금고나 약국 및 시골 다방도 사라진 면소재지가 많다.
다방 대신 ‘카페‘가 우후죽순이다. 10여 년 전에는 근교 강변 등 멋진 곳에 낙락장송 몇 그루가 심어진 극소수 통나무 카페가 번창했다. 먹고 살만한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5~6년 전부터 경향각지를 휩쓴다. 카페가 헤아릴 수 없다.
‘다방茶房’은 찻집(tearoom)으로 커피나 쌍화차 등을 마시던 만남의 장소였다. 도심에서는 시인이나 지인 및 연인 미팅 장소였고, 시골에서는 농촌 연락창구였다. 학생복 차림으로 모자 삐뚤어지게 쓰고 들락거리던 소위 ‘까진 친구’도 있었다.
반면, ‘카페(café)’는 커피나 아이스크림, 빙수 등 차나 음료, 간단한 서양식 음식을 파는 작은 음식점이다. 요즘 도심은 한 집 건너 카페다. 외곽에는 너무 많은 카페가 생겨 우려한지 오래됐다. 리모델링비만 2~3억은 기본이다.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면 6~7억이 기본이다. 식사 손님을 위한 수십억 대 대형 식당과 유료 카페도 무수하다.
급기야 도내 일가족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중년 부부가 학생이던 두 자녀와 함께 동반 자살로 추정된다. 카페 사업에 뛰어들다 빚 독촉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 전, 쓰려고 했던 글 제목이다. 도청 관련과에 전화를 했더니 ‘시군 별 카페 숫자’는 알 수 없다. 카페로 개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페는 요식업조합에도 가입하는 식당과 레스토랑도 겸할 ‘일반음식점‘이나 커피나 차 등을 전문으로 파는 ’휴게음식점‘ 두 가지로 개업한다.
다만, 2023년 9월 전북인구는 2018년 보다 7만8171명이 급감했다. 그런데 올 9월 일반음식점은 2018년보다 2100개가 급증한 2만6168개, 휴게음식점은 2230개가 급증한 7812개다. 일반·휴게 음식점만 무려 4330개가 폭증했다. 인구급감에 폭증 숫자 대부분 카페로 추정된다.
도심 외곽 교통 요지로 인구 5155명인 익산 ‘금마면’ 카페 숫자를 알아봤다. 카페 업주를 통해서다. 업주가 면내를 돌아 파악한 2021년 숫자만 37개다. 이후 카페가 많이 생겼고, 문을 닫기도 했으나 40여 개는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민 1백여 명에 카페 하나다.
잘 되는 카페가 있으면 인근에 더 멋진 카페가 개업된다. 10억을 들여도 평당 1500만 원이 들어가는 한옥 식당 겸 카페는 땅값 빼고 60여 평 세우면 끝난다. 섬 지역까지 한옥이나 멋들어진 서양식 건물 카페가 무수하다.
식당은 힘들거나 경영을 장담할 수 없어 손쉽게 마실 것을 내려 팔 카페가 난립된다. 과거 자녀에 폼 나고 멋들어지며, 깨끗한 편의점 등을 내줬다가 엄청 손해가 반복될까 우려된다.
무릇, ‘힘들고(difficult), 위험하고(dangerous), 더러운(dirty) 직종’은 젊은이가 기피한다. 그러니 한 달 3백만 원 이상 벌어가는 외국인 근로자가 엄청나다.
힘 안 들고, 위험성도 없으며, 깨끗하며 멋들어진 직종이 잘 되면, 누구나 자녀에 시키려고 한다. ‘과잉·과당경쟁’은 순식간이다. 3D 업종이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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