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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 송양미생(宋襄尾生)이 될까?<칼럼사설수필> 2014. 4. 4. 11:34
<칼럼> 안철수, 송양미생(宋襄尾生)이 될까?
정가에서 송양지인(宋襄之仁)과 미생지신(尾生之信)이 회자된다.
‘기초 무공천’을 두고 여야나 새정치민주연합 안팎에서 벌이는 공방에 활용된다.
그러나 일선 정치현장에서는 다른 이유로 “안철수가 송양미생(宋襄尾生)이 될까”를 우려한다.
민주당과 신당창당을 합의해 그를 추종했던 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방황할 뿐 아니라 기초는 무공천으로 전멸위기에 봉착했고, 광역 시도지사는 민주당 기득권 세력의 ‘전략공천’ 반대에 부닥쳤다.
서울시장과 대선에 이은 세 번째 번복으로 ‘양보와 철수(?)‘의 상징이 됐다.
문제는 “그를 추종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하고 정치미아가 된다“는 시각이다.
"장수가 전투를 앞두고 끝까지 싸우자고 독려하다가 갑자기 상대방 손을 들어주거나 맞잡으면 그를 따라 탈당까지 불사했던 수많은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하소연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허탈과 분노를 표시하는 정치인도 많다.
춘추시대 송나라 양공(襄公)의 재상 ’목이‘는 “정나라와 초나라 연합군이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바로 공격해야 한다”고 진언하자, 양공은 “군자가 비겁하게 준비되지 않은 적을 치는 공격은 불가하오!”라며 거부한다.
송나라는 전열을 정비한 연합군에 대패하고 양공은 부상을 입고 죽게 된다.
‘송양지인‘은 ’쓸데없는 인정이나 양보로 전체를 그르치는 어리석음’이나 ‘명분과 원칙, 의리’에 집착해 큰 우(愚)를 범하는 것을 경계하는 뜻으로 활용된다.
‘미생지신‘도 비슷하다.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미생(尾生)‘이란 청년은 만나기로 약속한 다리 밑에서 여인을 기다렸다.
때마침 큰 비가 내려 물이 불기 시작했는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리 밑을 떠나지 않아 물에 휩쓸려 죽게 됐다.
’신의를 지킨 인물‘로 해석되지만, 반면 ’작은 명분과 약속에 집착하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태도로 일을 망치는 의미‘로 활용된다.
급기야 정치권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놓고 송양지인과 미생지신이 거론된다.
무공천은 대선공약으로 여야가 내걸었다.
지방정치의 중앙예속, 국회의원에 줄서기, 공천비리, 지자체 예산 및 인사권까지 관여하는 문제점으로 기초 무공천은 전국민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새누리는 공천을 계속할 방침이고, 새정치와 신당창당을 명분으로 삼은 새정련은 무공천을 고수한다.
새정련 내부에서도 무공천 반발이 확산된다.
하부조직 와해는 물론 새누리는 공천하는데 새정련만 무공천하면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새정련은 진퇴양난에 봉착했다.
‘무공천’을 명분으로 신당창당에 합의했는데 공천회귀는 당장 새누리가 비판할 것이고, 명분도 상실한다.
무공천을 고집하자니 전멸이 우려된다.
약속을 안 지킨 새누리는 유유자적인데 약속을 지킨 새정련이 “명분이냐 현실이냐“를 놓고 좌불안석에 자중지란이다.
급기야 ‘송양‘에 비유된 안철수는 ’미생’을 들먹이며 무공천을 새누리와 대통령에 요구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고 원안을 지키자며 약속을 생명으로 여긴 '미생'을 호평했던 대통령에 '무공천'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새정련 내부도 잡음이 확대된다.
안철수는 잦은 양보와 번복에다 무공천 때문에 ‘송양+미생’에 비유된다.
그러나 일선 지방정가에서는 전혀 다른 이유로 안철수가 송양미생(宋襄尾生)이 될 것을 우려한다.
주로 안철수를 추종해 민주당을 탈당했거나 따르던 인물에게서 나온다.
갑자기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추진하니 근거지인 호남지역은 다자무소속 구도로 기존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 당선 확률이 높아져 안철수 추종자는 지리멸렬 한다.
끝까지 독자정당을 추진해 막판에 협상에 나섰더라면 충분히 확보할 수도권과 호남권 광역 시도지사도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민주당 정치인의 반대에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설령 기초선거에서 당선되는 극소수 추종자가 나오더라도 안철수 도움이 아닌 후보 자신의 노력으로 된 것이어 총선과 대선에서 안철수를 위해 일할 사람이 없게 된 셈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50%가 5% 지지율에 양보하고, 대선도 사퇴하고 선거운동까지 해준데 이어, 추종자는 전혀 챙기지 못하고 세 번째 불쏘시개로 전락해 차기 총선과 대선에 그의 손발이 되어줄 동력을 상실했다는 시각이다.
자칫 선거에 패배하면 그 책임은 무공천을 고집한 안철수가 떠 안고 이겨도 과실은 다른 정치인이 챙기고 안철수는 실속이 전혀 없는 선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편집위원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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