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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오년의 변절과 지조론(志操論)
    <칼럼사설수필> 2013. 12. 26. 14:36

     

     

     

    갑오년의 변절과 지조론(志操論)

     

     

     

     

     

     

    내년이면 갑오동학혁명 2주갑(120주년)이다.

     

     

    요즈음 전북도민들은 어지럽다.

     

     

    갑오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철새들이 어지럽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진짜 철새(a migratory bird)는 계절에 따라 살기 위해 이동하지만 ‘정치철새(a political bird)나 철새정치인(a migrant politician), 인간철새(a migrant man)는 다르다.

     

     

    오직 당선과 이익만 있을 뿐이다.

     

     

    선거철만 되면 민생이나 지역발전을 침 튀기며 말하지만 철새일수록 지역발전이나 민생은 관심조차 없다.

     

     

    더구나 수십년간 지역을 대표하던 민주당이 생기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보다 지지율이 형편없이 추락하며 인간철새들이 어지럽게 날고 있다.

     

     

    그들의 일거일동을 취재하는 언론인들도 골머리가 아프다.

     

     

    철새 이동경로나 종착지를 모르면 기사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원래 철새나 텃새(resident)는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바꾸거나 바꾸지 않는 새를 지칭할 뿐이다.

     

     

    그런데 정치인이 철새를 부정적 용어로 만들었다.

     

     

    정치철새가 너무 많아 "철새라고 다 철새냐"며 어떤 정당인은 '정치철새 도감과 분류법(?)'까지 공개했다.

     

     

     

    돈과 권력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해 그 곳에만 둥지를 트는 해바라기형 '황금철새'가 있고 화려한 곳만 찾는 것은 황금철새와 같으나 옮기 곳마다 망하는 '부나비'가 있단다.

     

     

     

    철새와 혼동되나 결코 철새가 아닌 소신과 신념, 정의감에 편한 둥지를 떠나 험한 길을 택하는 '독수리'도 있다.

     

     

    이솝우화형 '박쥐'는 기회주의로 짐승이 유리하자 자기는 쥐와 똑같으니 짐승이라 했다가, 새가 우세하자 자기도 날개가 있다며 새 편을 오가다 결국 모두에 소외돼 동굴에 혼자 사는 형태의 정치인이다.

     

     

     

     

     

     

    이처럼 사람은 '소속과 노선'이 분명해야 한다.

     

     

    눈앞의 小利에 휩쓸리다 모두에 버림당한다.

     

     

     

    일말의 양심도 없이 온갖 도움을 다 주던 국회의원이 공천탈락하거나 낙선되자 잽싸게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겼던 철새들이 오랜 기간 몸담았던 정당까지 헌신짝 팽개치듯 잽싸게 안 신당에 줄을 댄다.

     

     

    안 신당이 힘을 잃으면 제일 먼저 다른 곳으로 날아갈 것이다.

     

     

    사람은 물론 정당까지 팽개치는 것이 다반사다.

     

     

     

     

     

     

     

     

    시인 조지훈(1920-1968)의 <지조론(志操論)―변절자를 위하여>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정치인의 변화무쌍한 변절을 비판하는 60년 3월, ‘새벽’지에 실린 글이다.

     

     

     

    <지조란 것은 순일(純一)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중략)

     

     

    사람들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먼저 그 지조의 강도(强度)를 살피려 한다.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가 없고, 믿을 수 없는 지도자는 따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의 명리(名利)만을 위하여 그 동지와 지지자와 추종자를 일조(一朝)에 함정에 빠뜨리고 달아나는 지조 없는 지도자의 무절제와 배신 앞에 우리는 얼마나 많이 실망하였는가.

     

     

     

    지조는 선비의 것이요, 교양인의 것이다. 장사꾼에게 지조를 바라거나 창녀에게 지조를 바란다는 것은 옛날에도 없었던 일이지만, 선비와 교양인과 지도자에게 지조가 없다면 그가 인격적으로 장사꾼과 창녀와 가릴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중략)>

     

     

     

     

     

     

    선거철만 되면 권력과 당선만을 쫓는 철새정치인을 보는 눈초리가 ‘냉소’에 가깝다.

     

     

    두 세력 중에 어느 곳에 힘이 쏠리는지 눈치를 보다가 저울추가 기우는 쪽으로 잽싸게 날아간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가 제일 먼저 탈당과 입당을 한 셈이니 나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한다.

     

     

     

    평소에는 사라졌다가 선거철만 되면 불우이웃돕기에 나서며 이미지 포장을 하거나 중앙에서 예산만 나오면 자신이 큰 역할을 한 양, 보도자료를 돌리는 것은 정치인의 일상적 수법이다.

     

     

     

     

     

     

    정치인의 주인은 주민이요, 국민이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혼란스럽게 날아다니는 정치철새가 많은 배경에는 지역과 국가발전에는 관심 없이 공천장과 몰표를 바꿔갈 뿐 한 일이 없는 중앙정치인의 책임이 크다.

     

     

     

    생계유지에 바쁜 국민들은 DJ. 노무현. MB. 박근혜 정부 모두 성공해 국민들을 잘 살게 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여야가 뒤바뀔 때마다 입장이 바뀌어 끊임없는 정쟁의 연속이다.

     

     

     

    말로만 민생이요, 국민이지 실제 밥그릇 싸움이다.

     

     

    정치인이나 정당이나 국민과 지역발전을 도외시하거나 지지계층을 무시하면 민심이반은 당연하다.

     

     

     

    주춧돌이 금가지 않았는지, 대들보나 서까래는 썩지 않았는지 살피지 않으면 큰 집을 지킬 자격이 없다.

     

     

     

    120년 전, 동학혁명군은 반외세. 반봉건을 외치다 일본군과 관군의 무기를 당하지 못하고 장렬하게 산화했다.

     

     

    수십만 명을 지휘했던 녹두장군 전봉준도 결국 친구 김경천의 변절과 밀고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내년 갑오년 지방선거에는 신념이나 지조조차 없는 변절 부나비들을 대거 낙선시켜 오로지 국민과 주민만을 바라보는 정치인이 많아지길 고대한다./편집위원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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