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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립익산박물관과 미륵사복원<칼럼사설수필> 2013. 10. 24. 09:31
<칼럼> 국립익산박물관과 미륵사복원
2009년 ‘국보 중의 국보’인 사리장엄 발굴에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승격’을 최초 거론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 해 1월 19일 석탑정비단에서 열린 설명회는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직접 발굴과정 설명과 일문일답이 이어졌다.
수백 명 언론인 등이 몰린 설명회도 끝나기 전, 기사마감에 쫓겨 전시관 사무실로 내려갔다.
‘미륵사지석탑 국보급 유물에 붙여’라는 칼럼과 기사에서 “익산을 떠나 타지 박물관 등에 보관하는 관례를 벗어나 (도립)미륵사지전시관을 '국립으로 승격'시켜 익산에서 보관. 전시하고, 석탑의 조속한 복원은 물론 미륵사 복원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고 썼다.
다음날 대서특필됐고, 그 후 4년여가 흘렀다.
익산시와 전북도 등 지자체와 정치인, 지역 언론도 무수하게 국립승격을 주장했다.
”일본, 프랑스에 약탈당한 문화재처럼 국내 문화재 타지 보관전시는 주민 자긍심에 엄청난 상처를 준다“며 경주. 부여. 공주. 익산 등 4개 고도보존지역에서 익산만 국립박물관이 없음을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내년 예산안에 국립박물관 승격 및 확장이전 기본계획연구용역비 3억원이 반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 국정과제인 국립박물관 승격은 많은 공무원과 정치인, 지역 언론이 끈질기게 일궈낸 쾌거다.
‘국립익산박물관‘ 탄생의 첫걸음이다.
내심 ‘미륵사 복원’ 욕심은 여전했다.
이런 상황에 ‘경주왕궁과 황룡사 복원‘ 소식이 알려졌다.
“’1500년 전 경주 부활한다‘. 신라 제1의 사찰 황룡사와 경주 왕궁 복원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선다. 변영섭 문화재청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은 10월 21일 경주시청에서 ‘신라 왕경(수도) 핵심 유적 복원·정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 기관은 세계적 역사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신라 궁궐 월성(月城)과 사찰 복원 등 8가지 핵심사업을 추진하는데 내년부터 2025년까지 국비 등 8338억원을 들인다.“는 내용이다.
이에 익산과 전북도민은 ‘미륵사 복원’도 국책사업 채택을 강력 요구한다.
같은 4대 고도보존지역일 뿐 아니라 경주와 익산시는 1998년 자매결연 후 동서화합축제를 개최하고, 익산 서동축제에 서동은 익산, 선화공주는 경주 선발 등 지속적으로 우의를 증진해 왔다.
그러나 국내 최대 규모로 백제 대표사찰인 미륵사지는 복원된 동탑만 쓸쓸하게 서 있고, 국보 11호 서탑 해체 복원은 허송세월하다가 2016년까지 복원된다.
미륵사는 임진. 정유란 직후 폐찰 돼 허허벌판이다.
'금제사리호'와 '금제사리봉안기' 등의 국보지정이 있으면 석탑과 함께 최소한 국보 2개를 보유해 왕궁리 5층석탑과 이곳에서 발굴된 사리장엄이 각각 국보인 점을 감안하면 익산은 적어도 4개의 국보를 보유한다.
주민들은 ‘익산고적선양회’를 중심으로 20여 년 전, '미륵사복원 1백만명서명운동'을 추진했다.
익산시도 미륵사복원이 백제건축연구와 관광소득에 필수적이다며 문광부에 1천억원을 들여 2007년부터 10년간 복원하는 국책사업으로 채택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찰 하부구조만 남아 규모 및 배치지역만 확인되고, 백제 건축양식이 없어 졸속복원이 우려된다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의 부정적 시각으로 추진치 못했다.
막대한 예산 및 9층으로 추정되는 중앙목탑 건립 안전성 검증도 안 돼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 점과 1백% 백제양식 복원이 어렵다는 견해로 미륵사 복원은 흐지부지됐다.
차제에 “황룡사 9층 목탑은 백제 장인 ‘아비지’ 등이 도움을 줬고, 미륵사 건립에 신라 진평왕이 장인을 보내 도움을 줬다”는 기록을 참고해 미륵사도 함께 복원돼야 한다.
불국사 석가탑은 백제 사비(부여)의 유명한 석공, '아사달'이 3년에 걸쳐 세웠으며, 그의 아내 '아사녀'와 얽힌 슬픈 사랑이야기는 ‘무영탑’이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자매결연으로 우의를 다져온 경주와 익산은 석재문화가 활짝 꽃 피운 지역이다.
석공예 명장과 유. 무형문화재가 즐비하다.
선조들이 장인을 보내 황룡사와 석가탑, 미륵사 건립을 도왔듯 지역 석재인 등이 상대지역 사찰복원에 도움 주는 방향으로 추진했으면 싶다.
정부가 ‘미륵사’ 복원도 국책사업으로 적극 추진할 때가 아닌가 싶다./편집위원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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