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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라 천리길’과 LH책임론<칼럼사설수필> 2011. 5. 18. 12:44
“진주라 천리길을 내 어이 왔든고~ 촉석루엔 달빛만 나무 기둥을 얼싸 안고~
아 타향살이 심사를 위로할 줄 모르누나!(중략)“
‘진주라 천리 길’이란 노래로 LH 진주 일괄배치로 더욱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며칠도 안 돼 ‘김완주 전북도지사나 정치권 책임론’을 거론했다.
비판기사는 다음과 같다. “김지사는 2008년 통합반대 1백만 서명운동을 전개했으며, 일괄배치설이 제기된 지난해말 비대위를 구성하고 분산배치를 주도했고 엄청난 예산을 들이고도 실패했다. 일괄배치 보도 후에도 많은 예산으로 국회 분산배치 집회를 주도해 책임론이 예상된다. 국토부가 ‘통합취지를 감안해 일괄배치가 합리적이다’고 밝혀 분산배치안이 전략실패로 나타났고, 정부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분산배치에 매달려 실패로 이어졌다. ‘LH본사를 껴안고 죽을지언정 결코 내줄 수 없다’고 했는데 엄청난 예산과 행정력 낭비에 책임론이 거론된다. 혁신도시를 담당하는 국토해양부를 관장하는 국토해양위 최규성 의원이 LH문제에 앞장서 첫 대상으로 전망되는 등 정치권 책임론도 거론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17일 이창희 진주시장과 최구식. 김재경 국회의원이 진주시청 회견을 보면 전북도지사 책임론이나 정치권 책임론은 가당치 않다. 진주 회견요약은 이렇다.
“김황식 총리가 진주 일괄이전을 발표해 LH문제가 종결됐다. 혁신도시 시작 6년, 주공-토공 통합 시작 3년, LH공사 출범 1년6개월만에 소망대로 됐다. 올바른 결정을 내려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나라당에 감사드린다. LH는 공기업 1위, 공사기업, 재계 통틀어 2위의 국내 최대기업으로 자산총액은 삼성그룹(204조) LH(148조) 한전(131조) 순이다. 2010년 지방세수는 262억원으로 진주시 지방세 수입액 2,230억원 12%다“는 내용이다.
한심하다. 이런 상황에 일괄배치를 주장했다면 전북도로 올 수 있었는가? 정부방침에 따라 분산배치를 주장했는데 정부여당이 진주배치를 강행하는데 전주로 일괄 및 분산배치가 가능했는가? 일괄배치를 주장하고도 실패한 정치인의 “전북도가 분산배치를 주장해 실패했다“는 궤변에 동조하는 일이다. 도지사와 전북 정치인들 어려운 상황에 열심히 했다. 이런 와중에 얼굴도 거의 비치지 않은 일부 국회의원이나 동료 도의원이 누차 청와대 시위를 할 때 ‘도의원 신분으로 익산농협 조합장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파렴치한 정치꾼(?)’은 비난받아야 한다. 며칠 됐다고 죽도록 노력한 인사들에 ‘마녀사냥’식 책임론은 가당치 않다. ”집권 10년과 국회 다수의석일 때 허송했다“는 점은 비판받을 만하다. 현재는 중과부적으로 고군분투한 도지사나 정치권 책임론은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하는 격“이다.
불길은 LH 내부로 번졌다. 토공노조는 'LH 본사이전' 원점 재검토 주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2005년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공공기관 특성과 지역전략산업 및 혁신클러스터를 연계시켜 지역발전 토대를 구축하고 혁신도시 건설과 연계해 지역특성화 발전을 촉진, 지방도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였다. LH 임직원은 삶의 터전을 옮기는 아픔을 감내하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원칙에 동의했다. 2005년 노·정협약을 통해 정부는 종사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입지를 선정하겠다고 약속, 토공은 전주, 주공은 진주로 결정됐다. 통합LH도 낙후수준, 지역경제, 산업기반과 연계한 시너지, 지자체 유치열의 등을 축으로 중앙부처간 업무소통 등 경쟁력 강화와 임직원 주거. 교육 등 정주여건에 임직원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LH 확정내용은 이런 원칙과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LH출범 시 분산배치를 약속했는데 정부는 LH 통합취지, 재무적 위기, 경영효율성을 고려할 때 진주 일괄이전이 필요하다고 뒤집었다”며 조목조목 전북도와 같은 입장을 천명했다. 토공노조는 진주배치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는데 국민연금공단은 전주로 신속이전하겠다고 환영을 표시했다. 수도권 살림집에서 자녀교육을 할 LH직원이 ‘진주라 천리길(?)’ 385km를 4시간여에 오가려면 202km 전주와는 비교조차 못할 고생을 한다. KTX가 없는 진주와 달리 전라선 KTX가 오는 9월 개통되면 용산~전주까지 1시간50분으로 단축된다. 출퇴근도 가능한 시간이다. 국민연금공단도 전주이전을 환영하는 배경이다.
“LH문제 3라운드가 시작됐다” 열심히 일한 도지사나 소수 야당을 비난할 때가 아니다. 갈 길이 먼데 엉뚱한 책임론은 번지수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2011. 05. 20. 金>
편집부국장/고재홍>
<칼럼> ‘진주라 천리길’과 LH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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