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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공원, 국보박물관을 세우자!<칼럼사설수필> 2011. 3. 9. 15:29
국보공원,국보박물관을 세우자!
"까마귀 젖은 털과 같은 머리칼./반달 같은 눈썹./향기롭게 도톰한 입술./웃는지 삐쳤는지 알 수 없는 미소./탐스러운 가슴과 잘룩하니 버들허리..."이는 여체의 미학을 논한 것도 아니고 그림이나 사진을 보고 쓴 글도 아니다.고향 변산반도의 '금구원'이라는 조각공원을 함께 찾은 어느 문학인이 여인의 나체상을 보고 즉석에서 읊은 귀절이다. 문외한의 시각으로 봐도 작가 김오성씨의 여체상은 정말 작품이다. 좌측에서 볼 때는 야릇한 미소를 띠고, 우측에서 바라보면 약간 심술이 난 듯 도톰하다. 졸지에 돌조각에 불과한 화강암에서 색깔과 냄새까지 공감각을 느끼며 뛰어난 미인을 대한 듯하다. 이처럼 화강암이나 대리석은 용도에 따라 단지 석산이나 석재가 되기도 하고 뛰어난 작품이 되어 조각품으로서 문학의 소재로도 활용된다. 돌을 다루는 사람도 상황에 따라 돌쟁이와 석공에서 작가로 달리 불린다. 이런 현상은 인체 조각만이 아니다. 국보 20호 '다보탑'은 10미터에 불과한 삼층석탑이나 다보여래(多寶如來) 부처이고, 국보 21호 '석가탑'은 8미터 삼층석탑일 뿐인데 석가여래(釋迦如來) 부처에 비유된다. 즉 다보탑은 금은 등 일곱가지 보석을 나타내는 칠보탑으로 부처 본질인 깨달음을 상징하고 석가탑은 석가여래가 이 탑 속에 있으며 영원히 설법하는 탑이라는 의미가 있다. 다보탑은 머리카락처럼 사실적이고 섬세해 여성적 아름다움이, 석가탑은 억세고 강한 힘이 솟구쳐 장중하고 간결한 남성적 조형미를 자랑한다. 사실 화강암 덩어리인데 석공 아사달에 의해 천추에 길이 남을 작품으로 부처가 되고 석가탑은 아사녀 전설까지 담겨 '무영탑'이라고 불리며 문학과 영화의 소재도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국보 31호 '첨성대'는 9미터 정도 화강암을 잘라 원주형으로 쌓아 만든 것이다. 여기에 국보인 익산 미륵사지석탑이나 왕궁리오층석탑 등 국보및 보물급 석탑이나 부도 등이 있으나 전국에 산재해 많은 탐방객들이 8도를 헤매며 시간과 경비를 허비한다. 가령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등을 보기 위해 한 해 수백만 탐방객이 경주를 찾고 미륵사지석탑을 보기 위해 익산시를 찾는다. 그러나 '석재의 도시, 익산시'에는 보석 및 화석박물관과 각종 유물관도 건립됐으나 화강암을 상징할만한 시설이 없어 문제점이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철거됐던 '중앙청'은 원래 일제 침략의 상징적 건물인 '조선총독부'로 일제는 여기에 사용한 화강암을 익산 '황등돌'을 활용했다. 중국산 유입으로 옛날만 못하나 황등과 낭산에는 지금도 석산이 많아 상당량의 화강암을 캐며 "산에서 이득을 얻는다"는 뜻이 담긴 '익산(益山)'이란 지명도 바로 화강암에서 기인한다. 그런데도 '석재와 보석의 도시, 익산시'를 상징할만한 시설이 없는 것은 여간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보상비 등에 1백억을 들였으나 문화재 발굴문제로 문화재청 재심의가 늦어져 중단된 '금마농공단지'에 대한민국을 축소화한 부지를 마련, 전국의 국보나 보물급 석탑과 부도 등을 한자리에 복원하는 가칭 '국보공원' 등을 세워봄도 좋을 듯하다. 국보1호인 남대문(숭례문) 등 규모가 커 복원키 어려운 문화재는 축소모형을 전시하고, 금관이나 귀금속보석류를 비롯 실내에 복원. 전시할 문화재는 가칭 '국보박물관' 활용방안도 아쉽다. '석재와 보석의 도시, 익산시'만으로 모든 국보와 보물의 복원이 가능해 최적이다.
미륵사지와 왕궁탑 중간에 이같은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농공단지보다 나을 듯 싶다.다보탑과 석가탑은 경주에 있는 국보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순간 익산시는 전국의 모든 국보와 보물급 석탑과 부도 등을 보유한 명소가 될 듯하다. <2011. 03. 10. 木>
/편집부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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