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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
    논술(설.문)독서도서詩소설수필연설 2008. 4. 29. 07:30


    정신과 전문의 추천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

     

    선정위원 3인 좌담

    “책 몇 권 읽는다고 마음의 병이 치료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기초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질병을 이겨낼 수 있듯이 독서도 마음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2008 책 읽는 대한민국’의 세 번째 시리즈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이 28일 문을 연다.

     

    최근 인기 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한국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부각되고 있어 정신과 전문의가 추천하는 정신건강도서 30권을 골랐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소속된 의사 3000여 명이 직접 선정한 책들을 선보인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전문의들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마음의 병을 고치고 행복을 찾아가는 데 길잡이가 될 만한 책들을 추천했다.

     

    이 시리즈에 맞춰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는 전문의 3명이 도서 선정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신영철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와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과 교수, 이명수 서울시광역정신보건센터장이 참석했다.

     

    ▽신영철 교수=먼저 시리즈 의의부터 얘기해 보자. 정신건강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대처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한국 사회도 우울증 등으로 자살하는 이의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남의 얘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이번 시리즈가 정신건강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바란다.

     

    ▽이명수 센터장=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다가갈 필요는 없다.

     

    정신질환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깨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가볍게 생각을 바꾸고 생활습관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이번 책들은 그런 일상생활의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이동우 교수=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6년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트러블을 한 번이라도 겪은 국민이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하지만 치료율은 불과 11.4%에 그친다. 감기에 걸리면 곧장 병원을 찾으면서 정신건강 문제는 90% 정도가 그냥 방치한다는 뜻이다.

     

    마음의 병도 신체의 병만큼 치료가 필요하다.

     

    ▽이 센터장=자연스러운 접근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리즈 책을 고르면서 크게 4가지 면에 주목했다. 먼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불안 분노 등을 제어하는 ‘감정 다스리기’, 자신을 돌아보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하는 ‘자기 사랑하기’, 가정과 직장에서 대인관계를 푸는 ‘타인과 소통하기’, 마지막으로 마음을 다스려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인 ‘행복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선정했다.

     

     

    ▽이 교수=물론 책만 읽는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헬스클럽에서 몸 만드는 일에는 집착하면서 왜 마음의 건강 훈련은 내버려두나.

     

    정신건강 역시 관심을 갖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얻어진다.

     

    이번 책들은 그런 기초 투자가 될 것이다.

     

     

    ▽신 교수=스트레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부적 요인의 스트레스와 내부적 요인의 스트레스.

     

    외부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대처가 어렵지 않다. 요인 자체를 없애거나 해소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내부 스트레스다. 현대인들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인색하다.

     

    책을 읽는 행위는 그런 자아 성찰의 기회를 준다.

     

    특히 경쟁·성취 지향적인 사회에서 자존감에 상처받기 쉬운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 센터장=이번 시리즈는 치료하는 의사라기보다 좋은 친구의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혼자서 고민했던 문제를 들어주고 충고하는 오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길 바란다.

     

    마음의 병도 오래 묵힐수록 깊어진다.

     

    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 교수=꼭 이번에 소개된 책들이 아니더라도 독서 자체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지녔다.

    실제로 신경정신과에도 불면증 치료법으로 가벼운 독서를 많이 권장한다.

     

    현대사회는 TV나 인터넷 등 뇌기능에 너무 자극적인 도구가 많다.

     

    하지만 독서는 그 자체로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게 한다. 하루에 10∼20분이라도 그런 시간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신 교수=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신건강은 자기 혼자 끙끙 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 닥친 문제다.

     

    마음을 열고 관심을 가지면 행복은 멀지 않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은 그 출발이 될 것이다.

     

    정양환 기자

       

    번호 제목 지은이
    1 불안 알랭 드 보통
    2 분노가 죽인다 레드퍼드 윌리엄스 등
    3 화, 나를 미치게 만들지 마 그러지 않으면 후회할거야 로버트 A F 서먼
    4 감정의 롤러코스터 클라우디아 해먼드
    5 행복한 멈춤 존 하리차란
    6 절망이 아닌 선택 디오도어 루빈
    7 긍정의 힘 조엘 오스틴
    8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9 30년 만의 휴식 이무석
    10 굿바이 게으름 문요한
    11 거짓말의 진화
    찾다 박진생
    13 5가지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
    14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노경선
    15 관계의 재구성 하지현
    16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 양창순
    17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18 How to be happy,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루보머스키
    19 해피어,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20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콧 펙
    21 현대인의 정신 건강 이동식
    22 옵티미스트, 행복한 선물 ize=2>채정호
    23 뇌의 기막힌 발견 스티븐 후안
    24 마음의 감기 치료법 우울증 119 이민수
    25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 신홍범
    26 느긋하게 걸어라 조이스 럽
    27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28 독일의 성자 안젤름 신부의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안젤름 그륀
    29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30 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
    선정: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엘리엇 애런슨 12 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 박진생 13 5가지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 14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노경선 15 관계의 재구성 하지현 16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 양창순 17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18 How to be happy,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루보머스키 19 해피어,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20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콧 펙 21 현대인의 정신 건강 이동식 22 옵티미스트, 행복한 선물 ize=2>채정호 23 뇌의 기막힌 발견 스티븐 후안 24 마음의 감기 치료법 우울증 119 이민수 25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 신홍범 26 느긋하게 걸어라 조이스 럽 27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28 독일의 성자 안젤름 신부의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안젤름 그륀 29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30 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 선정: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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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불안


    《“우리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다. 늘 외부에서 ‘사랑’이라는 헬륨을 불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 우리는 왜 세상에서 차지하는 자리에 대해 불안해하는가. 삶은 하나의 욕망을 또 다른 욕망으로,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다.”》
     
     

     

     

     

     

    저자가 던진 ‘불안(Status Anxiety)’이란 숙제는 어렵다.

     

     

     

    인간 역사를 돌아봐도 현 시대만큼 삶이 불안한 시대도 없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에서 경제적 능력과 유용성만이 사회적 위상을 결정한다.

     

    심하게 말해 18세기 산업혁명 직후 인간의 삶은 불안의 연속을 향해 달려왔다.

     

     

     

    많은 것을 가져도, 높은 지위에 올라도 그리고 뛰어난 업적을 이룩해도 인간은 불안하다.

     

    반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부를 얻을 수 없고, 공부해도 좋은 학벌을 얻지 못하거나 그토록 열망하는데도 사랑을 얻지 못하는 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인간은 불안한가.

     

     

     

    저자는 그 원인을 크게 5가지로 분석한다.

     

    사랑 결핍과 속물근성, 기대심, 능력주의 그리고 불확실성. 돈이 많고 높은 지위에 올라도 사랑을 얻지 못하면 불안하다.

     

    남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고픈 속물근성이 불안을 야기한다.

     

    타인에 대한 지나친 기대, 현대 사회의 능력주의에 인간은 좌절하고 불안해한다.

     

    고용주는 피고용자를 불안하게 하고, 그 고용주는 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불안하다. 불안의 소용돌이다.

     

     

     

    저자는 이미 전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청미래)에서 개인 내면에 겹겹이 쌓인 복잡한 사랑의 방정식을 분석한 바 있다.

     

    그런 작가가 사회 전반에 걸친 불안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건 늘 불안한 존재일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저자 특유의 상상력과 역사적 고증을 통해 프로이트 이후 최고의 ‘불안 백서()’가 만들어진 것이다.

     

     

     

    저자는 불안의 원인만 살핀 것은 아니다. 불안을 풀어갈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지나친 철학적 염세주의로 비판받던 쇼펜하우어나 존 러스킨의 일관된 엄숙주의에서도 불안을 제거할 유효성을 새롭게 찾아낸다.

     

    여기에 예술적 풍자주의나 ‘월든’의 작가 헨리 소로의 삶도 자연스럽게 적용시킨다.

     

    기독교 공동체적 삶이나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것도 또 다른 불안 해소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불안 해법은 ‘보헤미안의 삶’이다.

     

    일정한 위계를 거부하는 그들의 삶 속에 답이 있다고 본다. 다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가 지닌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내다봤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읽는 작업은 꽤 불안하다.

     

    일단 책이 어렵고, 정신과 전문의조차도 내면이 들통 날까 두려워진다.

     

    그만큼 이 책은 사람의 깊은 어딘가를 지긋이 건드린다.

     

     



    하지만 그와 함께 마음 한 구석에서 조금씩 일어나는 편안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 어떻게 보이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는 그의 질문에서 군색하지만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불안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불안은 이제 싸워볼 만한 대상이 된다.

     

     

     

    이영문 아주대의료원 정신건강연구소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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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분노가 죽인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바로 지금 당신은 당신 생애에서 중요한 사람과 훗날 좋은 추억이 될 만한 인생의 여정을 밟고 있는가. 임종이 다가왔을 때, 그런 좋은 기억들이 남겠는가. 어떻게 살든 결국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분노와 냉소를 조절함으로써… 그 순간을 늦출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자신의 운명을 어느 정도 좌우할 수 있기도 하다.”》
     
     

     

    분노는 인간이 살아가며 가장 많이 경험하는 감정이다.

     

    하지만 화를 푸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은 화를 많이 경험하지만 처리하는 방법은 잘 모른다는 점이다.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지는 더욱더 모른다.

     

     

     

    화는 독이다. 너무 참아도 병이 된다. 화병은 물론이고 암, 과민성 대장증후군, 고혈압, 긴장성 두통 등. 저자는 화로 인한 질병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적대감을 많이 가진 이들이 쉽게 걸린다고 알려진 관상동맥 질환을 보자.

     

    저자는 분노가 관상동맥 질환을 일으키는 과정을 과학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또한 적대감증후군이 세로토닌 저하로 인한 행동변화와 유사한 점을 들어 적대감증후군에 세로토닌이 관련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분노가 죽인다’에 따르면 화는 중독성이 강하다.

     

    자꾸 화를 내면 습관이 된다.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낳는다.

     

    전염성도 강하다는 뜻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을 흘기는 엉뚱한 화풀이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든다. 그럴수록 스트레스 사슬은 더욱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저자는 분노를 줄이는 기본법칙을 소개한다.

     

    화가 날 경우 첫째, 화가 난 요인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인지, 둘째, 스스로 정당한지, 셋째, 자신의 의사 표현이 효과를 볼 것인지에 관해 내적 대화를 나누어볼 것을 권장한다.

     

     

     

    이때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아니요’란 대답이 나온다면, 먼저 자신을 스스로 설득해 봐야 한다.

     

    그래도 화가 사그라지지 않을 경우엔 ‘생각 중단하기’ ‘관심 돌리기’ ‘명상하기’ 등의 방법을 쓸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상대방과의 공감을 늘리고, 타인에 대한 인내심을 키우고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밖에 △유머로 웃어넘기기 △좀 더 종교적으로 살아보기 △오늘을 항상 마지막 날로 생각하기 등도 긍정적으로 화를 꺼뜨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분노에 관한 한 세계적 전문가인 저자는 분노를 다루는 전략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전도사를 자처한다.

     

    그만큼 이 책은 분노를 과학적으로 이해함은 물론 실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독자가 자신의 적대감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설문 문항을 제시하고, 적대감 일지를 작성함으로써 스스로 느끼는 분노를 일으키는 상황이 어느 정도로 자신과 연관되는지를 알게 해 준다.

     

    이는 인간이 대부분 분노하는 상황이 막상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화를 낼 만한 일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저자가 제시한 적대감 해결지도 역시 인간이 막연히 생각하는 분노 퇴치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들어 화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고경봉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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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3>화, 나를 미치게 만들지 마…
     
     


    ◇ 화, 나를 미치게 만들지 마 그러지 않으면 후회할 거야/로버트 A. F. 서먼 지음/민음in
     
     

     

     

    《“짜증과 약 오름, 불만 따위가 일순간에 저항할 수 없는 충동으로 폭발하여 그 감정의 원천으로 보이는 것에 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대응할 때 화가 일어난다. 그렇게 화를 일으킨 사람은 더 이상 정신적, 언어적, 혹은 육체적 행동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화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본의 아니게 화의 도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를 화나게 한 그, 사랑으로 포용하라

     

     

     

    화는 어디서 오는가. ‘화, 나를 미치게…’에 따르면 화는 “자아를 구체화하고 자기 자아의 절대화된 감각을 투사하여 타인을 대상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고통을 가한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게 무슨 말일까.

     

     

     

    쉽게 말해서 화는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과의 소통은 무시한 채 오로지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고 자기 뜻대로 결론짓기 때문에 생기는 반응이다.

     

    이는 거꾸로 생각하면, 화를 내는 사람이나 유발하는 사람 모두 ‘무의식적인 충동’의 조종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화를 내지 않는 건 불가능할까.

    이미 일어난 화를 누그러뜨리기란 쉽지 않다.

     

    미리 “화가 발화점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원치 않는 상황이 주는 불안이나 원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좌절’이 화의 주요 원인이므로 미리 상황을 통제하고 내면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저자가 인간 심리 가운데 화에 주목한 것은 저자의 배경에 기인한다.

     

    30년 가까이 달라이 라마 밑에서 승려로서 티베트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구 사회에 불교를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엔 타임지가 선정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저자가 보기에 서구 문명은 곳곳에 화가 내재돼 있다. 종교나 역사에도 흔적이 남아 있다.

     

    하나님은 원수를 사랑하는 자비로운 존재이면서도 아담과 이브, 바벨탑, 소돔과 고모라 등에서 인간에게 화를 내는 존재다.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화를 “정당하지 않게 가해진 경멸에 대해 눈에 보이게 복수하고 싶어 하는 충동”이라며 유익한 화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현대 서구 사회는 갈수록 화가 팽배하는 문화다.

     

    서구 민주주의는 비이성적인 제국주의와 결합해 구성원들에게 너무 일찍부터 화를 가르친다.

     

    이에 비해 동양은 개인은 화와 탐욕으로부터의 자유를, 사회는 비폭력과 평화를 추구하는 문화다.

     

    동양 문화가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오랜 전통 속에서 “초월적인 인내와 관용”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식에서 고통을 준 상대에게 즉각 화로 반응하지 않고 해를 끼친 사람을 사랑과 용서, 나아가 존중으로 끌어안는 길을 제시한다. 달라이 라마는 그 단적인 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마하트마 간디와 함께 마오쩌둥()을 꼽지 않았는가.

     

     

     



    심리학자 퀴블러 로스는 “상대방 또한 나처럼 부서지기 쉽고, 외롭고 궁핍하며,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가득한 인생길을 걷고 있는 영혼”이라고 했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화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가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동우 인제대 의대·상계 백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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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4>감정의 롤러코스터



    《“특별한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기록하게 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갑자기 무선 호출기를 통해 해당 시점의 감정을 알려 달라고 했을 경우는 행복한 순간이 화나거나 두려운 순간보다 2배나 많았다고 한다. 결국 인간은 부정적인 감정을 인식하는 데 더 익숙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매일 끊임없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며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감정에 순간순간 정확히 이름을 붙이고, 그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파악하는 사람은 없다.

     

    저자가 발굴하고자 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마음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여행.’ 롤러코스터처럼 자극적이기보다는 따뜻한 봄날의 회전목마처럼 편안하고 유쾌한 여행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등장하는 인간 감정은 모두 아홉 종류다.

     

    즐거움과 슬픔, 역겨움, 분노, 두려움, 질투, 사랑, 죄책감 그리고 희망. 9개의 감정에 신경학과 심리학, 생물학이란 돋보기를 갖다 댄다.

     

     

     

    그리고 책에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 경험과 체험 연구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냉철한 과학 서적처럼 읽히다가도 어느 순간 따뜻한 이야기책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감정을 합리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루면서도, 이해하기 쉽고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책”(파이낸셜타임스)이란 평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즐거움’ 편을 보자. 저자는 무엇보다 인간이 이 순간적인 감정에 얼마나 관심을 두지 않는지를 지적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즐거웠던 시간보다는 괴로웠던 순간을 더 쉽게 떠올리는 기억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도 두려움이나 슬픔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간은 화나거나 두려운 순간보다 행복한 순간이 2배나 많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슬픔의 효용론’도 재미있다.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감정인 즐거움처럼 ‘슬픔’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슬픔 역시 진화를 통해 발전된 감정인 것이다.

     

    슬픔은 인간으로 하여금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서로 간의 유대를 강화하게 만들어 준다.

     

    하던 일의 속도를 늦추고 다시 살피게 만드는 것도 이 감정이 하는 역할이다.

     

     

     

    이렇게 흘러간 아홉 감정의 여행은 ‘희망’에서 마무리된다.

     

    고요하지만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감정이 희망이다.

     

    많은 부분에서 삶의 토대가 되며 행동을 변화시키고 활력을 준다.

     

    열심히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이끌어 주는 것도 희망이다.

     

     

    이렇게 보면 감정은 좋고 나쁨이 없다.

     

    저자 표현대로 모든 감정은 “인간을 현명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다.

     

    어떤 방식으로 감정에 접근하든 감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만 있다면 상황을 평가하고 신속히 반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람들은 흔히 감정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실상 우리가 충분히 조절하고 쓸모 있게 만들 수 있는 대상이 감정이란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즐겁게 이해하고 이용할 기회를 만들자. 감정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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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5>행복한 멈춤

     



    《“오늘은 끝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금까지의 고통과 시련이 끝나고 기쁨과 평화로움 그리고 풍요로움이 가득 찬, 새로운 아름다운 삶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 삶의 균형과 중심을 잡아 고난과 시련으로 힘들었던 삶이 새로운 성공, 행복 그리고 풍요로움으로 변하길 바랍니다.”》
     
     

     

     

     

    현대인은 누구나 힘든 일들을 당하지만, 극복한다면 더 성숙된 인생을 살 수 있다.

     

    좌절할 때도 많지만, 그 좌절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이들도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하루에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장담한다.

     

    ‘파워포즈(Power Pause) 1회 3분, 하루 3회’만 실시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 무슨 홈쇼핑 광고 같은 소리냐고? 일단 얘기나 들어보자.

     

     

     

    저자 존 하리차란은 인도 출신의 미국인 저술가이자 강연자. 동서양 문화에 대한 깊고도 진실한 이해와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었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용기와 힘, 그리고 고귀한 인간 정신을 전하며 많은 이의 인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파워포즈란 무엇인가.

     

    이는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눠 생각하면 알기 쉽다.

     

    첫 번째 단계는 인생의 문제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문제를 회피한다는 뜻이 아니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잠시 생각의 방향을 바꿔보란 얘기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면 잠시만이라도 가만히 내버려 두자는 소리다.

     

     

     

    두 번째는 원하는 것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그때 기분을 상상하며 느껴보는 것이다.

     

    상상의 문을 열어보자. 얼마나 즐겁고 행복해질 것인가. 이때 마지막 세 번째 단계가 시작된다.

     

    조용히 숨을 고르며 자신이 믿는 어떤 힘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자.

     

    우주건 종교적이건 무엇이든 상관없다.

     

    세상 삼라만상을 움직이는 어떤 법칙에 고마움을 표한다.

     

    이 행복한 멈춤의 3단계-시간은 3분-를 저자는 파워포즈라고 부른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주위를 둘러보자.

     

    하루 10분, 아니 3분이라도 마음을 비우고 세상에 감사하는 순간을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잠깐의 휴식과 멈춤을 투자해 현실을 인정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자세는 당신이 세상을 사는 데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처음엔 당연히 익숙지 않아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쌓이면 정말 진실해지는 마음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시간이나 방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스스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좋은 것을 생각하면 좋은 것이 따라온다.

     

    모든 것이 부메랑처럼 우주를 돌아다니며 비슷한 종류를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여기서 우주란 바로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이 의식세계에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무의식을 자극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문제는 믿음이다.

     

    일단 시작해 보자.

     

    파워포즈건 아니건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자.

     

    숨 가쁜 세상 속에 행복한 멈춤은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하루 3번, 3분만이라도.

     

     

    정철호 계명대 의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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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6>절망이 아닌 선택



    ◇ 절망이 아닌 선택/디오도어 루빈 지음/나무생각

    《“사람이란 완전할 필요가 없다. 오늘부터 당장 그대 자신을 좋아하기 시작해라.”》

     

     

    삶을 파멸시키는 ‘자기 혐오’ 치료하려면

     

     

    ‘절망이 아닌 선택’은 독특한 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가인 저자가 실제로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던 경험을 고백하는 데서 시작한다.

     

     

    인간이라면 불가능할 정도로 완벽하게 미화된 자기 이미지 탓에 저자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증오하고 이로 인해 우울증에 빠진 시절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그 어떤 충고보다 울림이 크다.

     

     

    인간은 누구나 현재 모습과 달리 앞으로 어떻게 됐으면 하고 바라는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를 가진다.

     

    이런 이미지와 현재의 거리가 그다지 크지 않다면, 의욕을 가지고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멀 경우엔 문제가 달라진다.

     

    자신을 혐오하고 심지어 증오하며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이 걸린 바 있는 ‘자기 증오’라는 질병이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경고한다.

     

     

    자기 증오는 그 진단이 명백하게 내려지지 않는다고 해도, 여러 형태로 인간 사회에 나타난다.

     

    완벽주의 자기비하 환상 등 다양하게 변주된 형태의 심리 상태가 마음을 갉아먹는다.

     

    문제는 내버려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인간은 그걸 해소하지 않으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내리는 처방은 단순하다.

     

    지금 당장 자기 증오나 혐오를 중단하고 스스로에 대한 ‘관용’을 키워 나가야 한다.

    자기를 사랑해야만 이 질병은 나을 수 있다.

     

     

    얼핏 뻔해 보이는 이 처방은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이 진단과 처방의 과정이 전체 4부로 구성돼 이 책의 내용을 이룬다.

     

    먼저 1, 2부에서는 절망이 뿌리치는 선택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자기 증오가 어떻게 형성되고 인간을 괴롭히는지를 살핀다.

     

    특히 매일 일상에서 자기 증오가 내재된 모습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핵심은 3부 ‘관용’이다.

     

    관용의 진정한 의미와 형태를 바탕으로 해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순간, 세상과 타인에 대한 관용도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으로 짧고 명쾌한 진리지만 얼마나 실천하기 어려운 말인가.

     

    아울러 사회와 문화가 변해가며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살펴보는 4부가 이어진다.

     

     

    인간은 사회가 요구하는, 그리고 가족 등 주위에서 기대하는 것들을 통해 스스로를 투영한다.

     

    그러한 기대와 요구에 못 미칠 때 인간은 힘겨워하고 하루하루 답답한 삶을 반복한다.

     

    그렇게 자신을 증오하면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의 뿌리는 결국 사회의 생산성도 떨어뜨린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쉽게 빠져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신을 냉정하게 비춰보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절망이 아닌 선택’은 서재 같은 곳에서 마음먹고 읽는 것보다 어디에나 가지고 다니며 자주자주 꺼내 보는 쪽이 어울린다.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잠깐 여유가 있는 점심시간에 읽는 게 제격이다.

     

    일상에 숨어 있는 자기 증오의 그림자도 어쩌면 일상의 밝은 햇빛 속에서 훨씬 잘 드러나지 않을지.

     

    구체적 사례들을 밝혀 가며 해결책을 찾고 있는 이 책은 현실과 대비시킨 실천이 뒤따를 때 진가가 더 높아진다.

     



     

     

     

     

     

     

     

     

     

     

     

     

    신윤미 아주대 의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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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7>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김혜남 지음·갤리온
     
     

     

     

     

     

    《“조언을 주는 것은 멘토지만 그 조언을 내 것으로 만들어 현실에 적용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멘토의 말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도 그것이 전혀 새로운 말이 아니라 이미 내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던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멘토는 내 안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른 살’. 왜 서른일까.

     

     

     

    저자가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해, 그리고 그 나이대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심리학에서 “특별한 이름이 없는 무명의 나이”이기 때문이다.

     

    서른이 된 사람이 느끼는 심리적 충격에 비해 사회는 서른을 인생에서 두드러지지 않는 존재로 본다.

     

    일과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는 데 여념이 없는, 그저 그런 나이로 본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한국의 서른 살은 특별하다.

     

    외환위기 여파로 심각한 취업난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젊음을 소진한다.

     

    예행연습도 없이 차가운 현실을 맞닥뜨려 방황하는, 현대 사회의 또 다른 사춘기다.

     

    인생에 지침도 없이 스스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나이. 그 서른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정신과 의사의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 ‘서른 살이…’이다.

     

     

     

    특히 저자는 서른 살에게 강박처럼 지워진 ‘쿨’함에 집중한다.

     

    쿨함은 21세기 한국 사회가 낳은 슬픔이자 딜레마다.

     

    남들이 어떻게 볼까에 목숨 걸다가 자기만의 정체성을 잃곤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저자는 “스스로에게 팬이 되라”고 권유한다.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자아를 찾으려면 자기가 자기 인생의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문제의 해결방법이 ‘내면의 성찰’과 이어진다는 의미다.

     

    “마음속에 살고 있는 상처 입은 어린이가 고통을 반복하지 않도록, 울음을 멈추고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든든한 보호막이던 부모의 품을 떠나, 권리보다 의무가 큰 시절이 왔음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심리적 욕망을 억누를 필요는 없지만, 적절히 통제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할 시기라고 이 책은 충고한다.

     

     

     

    많은 서른 살의 주요 고민 테마인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이어가는 의지와 노력은 각자의 몫이다.

     

    저자가 볼 때 사랑은 열정적으로 ‘빠지고’ 온몸으로 ‘겪으며’ 그 테두리 속에 ‘머무르는’ 하나의 여행이다.

     

    실망과 좌절을 두려워하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듯 완벽한 사랑도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럴 때 사랑 역시 인간을 성숙시키고 인생을 완성시키는 계기가 된다.

     

     

     

    인간은 언제나 그리고 순간순간,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간다.

     

     

    때로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떨기도 하고, 새로운 흥분과 기대를 느낄 때도 있다.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얻고, 참담한 인생의 굴곡에 빠지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이 인생이라는 이름의 바다 위에서 펼쳐진다.

     

     



    그런 의미에서 서른 살은 이제 막 바다에 뛰어들어 어디로 갈지 주저하고 갈등하는 외로운 항해사다.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누구를 함께 태울 것인지 결정하는 시기다.

     

    이 책은 그 외로운 항해 길을 도와주는 나침반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그들의 선택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다.

     

     

     

    “당신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거침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라!”

     

    서른은 아직 멈춰서 있을 나이는 아니다.

     

     

     

    김선영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임상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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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8>직장인을 위한 긍정의 힘



    《“행복한 게 죄라면 나는 죄인이 되고 싶다. 미래에 대해 열광하는 게 죄라면, 매일을 열정적으로 사는 게 죄라면 기꺼이 죄인이 되겠다. 이것이 온전한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우리는 꿈이 이뤄지는 순간을 열망하고, 무슨 일이든지 불같은 열정으로 달려들어야 한다.”》
     
     

     

    저자인 오스틴 목사는 너무도 황당한 긍정주의를 조장한다.

     

    허망한 기복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평도 받는다.

     

    그런데도 저자의 새 책이 나올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서 읽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식어있던 열정이 불끈 솟아오르는 느낌 때문이다.

     

     

     

    ‘직장인을…’은 그 열정을 향한 7가지 선언을 선포한다.

     

    찬찬히 되새겨보자.

     

    “하나, 나는 비전을 키우는 사람이다.

     

    둘, 나는 건강한 자아상을 일군다.

     

    셋, 나는 생각과 말의 힘을 발견한다.

     

    넷, 나는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날 것이다.

     

    다섯, 나는 역경을 통해 강점을 찾는다.

     

    여섯, 나는 베푸는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나는 언제나 행복하기로 선택했다.”

     

     

     

     

    저자에 대해서는 종교계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다.

     

    기독교에 지나치게 심리학을 끌어들여 복음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저자는 낙관적 ‘긍정심리학’의 주창자다.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복 받을 마음의 준비를 한 채 소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을 완전히 뜯어고치라고 말한다.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현재에 만족하라.

     

    남들의 기대에 따라 살지 말고 건강한 자아상을 가꾸어 나가라.

     

    긍정적인 생각과 말만 하며 부정적인 말로 상처를 주지 말라.

     

    아픈 추억은 묻어두고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라….

     

     

     

    주문도 많고 요구도 많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이 질리지 않는다.

     

    200여 쪽이란 분량도 가볍게 느껴진다.

     

     

     

    일상을 살다보면 많은 사람이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덕댄다.

     

    돈 건강 인간관계 등 인간을 둘러싼 문제들은 끝이 없다.

     

    하지만 다들 부모 형제 배우자 친구 나라 탓하기에 바쁘다.

     

    이런 식으론 절대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자의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투덜대고 있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지 않나.

     

    어쩌면 우리 마음속엔 불행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숨어있지 않을까.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에서 최대한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용하라고 이 책은 충고한다.

     

     

     

    “우리는 좋은 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지금 우리 모두에게 꿈이 막 이뤄지려고 하고 있다. …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것은 그 어려움만 보는 것이다.

     

    거대한 세상의 어려움만 보다보면 스스로를 티끌보다 못한 존재로 여긴다.

     

    자신감을 잃으면 두려움과 걱정, 근심의 구렁텅이에 빠져 살게 된다.”

     

     



    생각은 언제나 내 가슴(정확히는 뇌) 속에 있다.

     

    그걸 주관하는 건 각자의 몫이다.

     

    낡고 부정적인 사고를 버리고 원대한 비전을 가져보자.

     

    저자는 그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몸소 보여준 인물이다.

     

    그의 간증을 믿고 세상을 다시 본다면 그깟 세상사는 스트레스는 별 것 아닌 양 훌훌 털 수 있을 테니.

     

    그게 긍정이자 희망의 힘이다.

     

     

     

    채정호 가톨릭대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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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9>30년만의 휴식
     

    ◇ 30년만의 휴식/이무석 지음/비전과리더십
     
     

     

    《“먼저 나를 바라봐주자. 사람은 자신을 알아갈수록 편안하고 자유로워진다. 혹 새로이 알게 된 나 자신이 맘에 들지 않아도, 부족해도 그대로 인정해주자. 그동안 수고했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토닥여주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를 싸매주자. 힘들었을 거라고, 그러나 이젠 지난 일이라고 위로해주자.”》

     

     

     

    마음의 짐 벗어라, 진정한 를 얻으리

     

     

     

    요즘 직장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며칠이라도 쉬었으면 좋겠어.” “휴식이 필요해.”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은 일상과 일에 지친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다.

     

    모든 것이 즐거운 놀이였던 어린 시절엔 휴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며 일상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공부와 일에 치이며 지쳐간다.

     

    복잡해져가는 세상, 늘어나는 사회생활을 겪으면 사람들은 휴식을 점점 더 그리워하게 된다.

     

     

     

    정신분석을 전공한 저자는 경험을 통해 이 휴식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멈출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서 치료한 경험과 분석을 바탕으로 휴식이란 매개체를 통해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얻는 방법을 뒤쫓는 탐험서이다.

     

     

     

    저자가 보기에 진정한 ‘휴()’에는 복잡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먼저 우리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이해해야 한다.

     

     “나를 의식하지 않게 되면” 몸이 가벼워지고 너그러워진다.

     

    그러면 일을 즐기고 편안한 인간관계를 재구축할 수 있다.

     

    이로써 진정한 휴식을 맞이하는 스스로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쉰다는 개념과는 다른, 전혀 예상치 못한 신비로운 체험의 경지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어린 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이다.

     

    ‘어린 휴’란 진정한 휴식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고 제어 불능인 감정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과거의 경험과 성숙하지 못한 감정이 쌓여 만들어지는 무의식의 산물이다.

     

    질투하고 의존하고 의심 많고 조급한 여러 유아적 감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30년 만의 휴식’은 이 어린 휴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를 파고든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다. 부모, 배우자, 친구, 절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인정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고통과 내면의 갈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다.

     

    문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아 존재감을 확고히 할 때 어린 휴를 통제하고 안식을 얻을 수 있다.

     

     

     

    저자의 강점은 다양한 상황에서 어려운 정신분석학 용어나 개념을 쓰지 않고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있다.

     

    따라서 누구라도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책 속에 가득하다.

     

    살면서 행복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모든 ‘철부지 어른(adult child)’은 꼭 읽어보길.

     

    철든 어른(mature adult)만이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자아를 만나고 휴식을 찾는 길은 쉽지 않다.

     

    때로는 지루하고 힘겨운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한 번 성공하거나 실패한다고 모든 게 결정되는 그런 여행은 아니다.

     

    하나씩 쌓이며 서서히 결과가 드러난다.

     

    일단 시도해보자.

     

     

    조금이나마 분명 이전보다 자유롭고 편해진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그게 바로 휴식이다.

     

     

    양수진 전남의대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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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0>굿바이, 게으름



    ◇굿바이, 게으름/문요한 지음·더난출판사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면 우리는 게을러지기 쉽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주위의 요구와 기대에 이끌려 살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게으름에 대한 확실한 처방이다.”》

     

     

     

     

     

    누구나 가끔씩 “나는 너무나 게을러” “내가 좀 더 노력했으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게으름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해결점을 찾으려 하지는 않는다.

     

    만성적인 게으름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게으름은 마치 늪과 같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

     

    ‘굿바이, 게으름’은 이런 게으름에 맞서는 책이다.

     

    심리학, 정신의학적 관점을 토대로 게으름에서 벗어나 주도적 삶을 살아가는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가 말하는 게으름이란 무엇인가. “삶의 에너지가 저하되거나 흩어진 상태”다.

     

    이는 다시 큰 게으름과 작은 게으름으로 나눌 수 있다. 작은 게으름은 일상의 게으름이다.

     

    정리정돈을 잘 못하거나 아침잠이 많은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큰 게으름은 삶의 중심에서 힘을 잃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하거나 퇴보하는 것이다.

     

    이 책에 주목한 것은 큰 게으름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많은 사람은 게으름을 천성으로 오해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게으름은 선택을 회피하는 결과가 쌓여 나타나는, 후천적인 형태다.

     

    반복된 회피는 무력감을 강화하고 자기 합리화와 자기 비난을 학습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큰 게으름으로 이어진다.

     

     

     

    이는 게으름이 극복할 수 있는 ‘습성’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천성이 아니니 올바른 방법으로 노력을 지속하면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준다.

     

     

     

    ‘굿바이, 게으름’은 이를 위한 다양한 열쇠와 실천지침을 제시한다.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먼저 자기가 게으르다는 걸 인정해야 극복도 가능하다. 그리고 삶의 명확한 목적의식과 비전을 세워야 한다.

     

    저자는 그 한 가지 방법으로 ‘오문 오감일기’라는 방법을 권유한다.

     

     

     

    오문 오감일기란 ‘과거 긍정적 경험’ ‘현재 감사할 일’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일’ ‘새롭게 느낀 점’ ‘원하는 미래상’ 등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다섯 줄에 걸쳐 일기를 쓰는 것이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유연성 도전의식 창의성 희망 자기성찰 등을 강화하고 마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이것은 긍정성을 훈련할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게으름에서 벗어난다는 건 단순히 부지런히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살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방식으로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진정한 게으름 탈출이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게으름을 벗어나 참 인생을 사는 일이다.

     

     



    현대사회는 무한 경쟁과 빠른 변화가 특징이다.

     

    그 속도를 뒤쫓느라 지쳐버린 이들, 일상의 틀에 갇혀 무기력한 이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길 소망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게으름에 이별을 고하는 일은 진정한 나를 찾는 일이다.

     

     

     

     

    안강호 열린신경정신과원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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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1>거짓말의 진화


    ◇거짓말의 진화/엘리엇 애런슨 지음/추수밭

    《“부조화 줄이기는 자동 온도조절장치처럼 작동한다. 우리의 자존감을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인간은) 자기 정당화에 둔감하다. 우리가 실수를 하고 어리석은 결정도 내린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게 하는, 자신에게 하는 작은 거짓말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

     

     

    부메랑 되어 나를 파괴하는 거짓말

     

     

    ‘자기기인()’.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뜻의 이 문구는 지난해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였다.

     

    지난해 한국 사회는 사회 저명인사들의 학력 위조와 병력 비리 등 각종 거짓말로 정신이 없었다.

     

    왜 사람들은 서로 거짓말하고, 또 자신을 정당화할까.

     

    하지만 누군들 여기서 자유로울까. 우리는 모두 속고 속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그의 동료 캐럴 태브리스와 함께 쓴 이 책은 이 ‘자기 정당화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췄다.

     

    인지부조화 이론에 입각해 세상 사람들이 속이고 거짓말하고 정당화하는 이유와 그 해결책을 찾는다.

     

     

    저자가 설명하는 자기 정당화 메커니즘을 들어보자.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현대인들은 그 속에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압박감을 항상 느낀다.

     

    이런 인생 게임에서 우리를 지탱하는 건 “자아상(self-image)이 반영된 신념”이다.

     

    인간은 자신에 대한 확신에 의지해 하루를 살며, 주위 모든 일을 그러한 믿음이란 필터를 통해서 해석한다.

     

     

    그런데 그 믿음이 침해당하면 인간은 불안을 느낀다.

     

    이때 불안을 줄이고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부조화 줄이기’라는 자동조절장치가 작동한다.

     

    이 장치가 자기 정당화 메커니즘이다.

     

    즉 자기 개념(self-concept)과 자기 가치(self-worth)를 보존하려는 본능에서 자기 정당화가 비롯된다.

     

    험한 세파 속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무의식 속의 보호 과정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쉽게 자기 정당화의 덫에 걸린다.

     

    자신의 오만과 편견마저 고수하려든다.

     

    현실을 왜곡해 자신을 명확히 평가하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의 기억조차 왜곡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무의식적인 자기 정당화가 초래하는 파괴적인 결과다. 많은 경우 지나치게 왜곡된 자기 정당화는 타인과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초래한다. 문제는 타인에게 준 상처는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자기 정당화 메커니즘을 극복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진정 자신을 보호하고 사랑하려면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행동을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듯 비판적, 객관적으로 지켜보라.

     

    느낌과 반응 사이에 작은 틈을 만들고 반성의 순간을 끼워 넣는 법을 배우라.

     

    그리고 인생에서 믿을 만한 반대자-충고자-를 만들라.

     

    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익숙해질 때 자기 정당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강한 자아를 가질 수 있다.

     

    언젠가부터 세상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목소리를 높이다 보니 금세 자기기만에 빠지고 자기 자신조차 속이는 거짓말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자신을 위한 길이 아님을 저자는 충고한다.

     

    습관처럼 큰 목소리를 내고 싶을 땐 이 충고를 떠올려보자.

     

    진정한 자기 사랑은 냉정한 자기 평가로부터 시작한다.

     



     

     

     

    진범수 용인정신병원 진료과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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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2>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
     



    ◇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박진생 지음·해냄
     

     

     

     

    《“거듭 이야기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의 마음뿐 아니라 상대방의 문제 또한 잘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 성격상의 장점과 약점, 성장 배경과 마음속의 상처 등이 뭔지를 평소에 잘 알아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대를 파악해야 한다.”》

     

     

     

    나를 알아야 그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

     

     

     

    인생에서 우리는 종종 잘못된 길에 들어서거나 갈림길에 선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친절하게 그럴 때마다 누군가 올바른 길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삶은 그렇지 않다.

     

     

     

    사랑의 상대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은 인생의 수많은 선택 가운데서도 특히 중요하고 어렵다.

     

    작은 물건 하나도 잘못 고르면 후회되는 게 우리네 마음인데 잘못된 사랑, 그리고 결혼은 교환도 환불도 되질 않고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는 사랑과 결혼으로 상처받고 좌절하는 이들에게 친절한 책이다.

     

    특히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거나 잘못된 사랑으로 힘겨워하는 여성들이 읽을 만하다.

     

    왜 한 개인이 잘못된 사랑을 선택하게 되는지, 혹은 행복하고 건강한 사랑의 길은 어떻게 찾는지 저자가 수많은 커플과 부부 상담을 통해 터득한 지혜를 소개한다.

     

    간간이 들려주는, 첫사랑에 상처입고 그 상처를 치유하며 결혼한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저자는 사랑하기 전에 자신과 파트너의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을 알아보길 권한다.

     

    여기서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이란 어린 시절 부모 선생님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에서 다친 감정이 일종의 한()으로 마음에 뿌리를 내린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감정은 현재의 삶에 다양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랑에 빠지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을 파악하는 일은 두 사람에게 내재한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종의 ‘성격 궁합’을 맞춰 보는 일인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이와 관련한 저자의 풍부하고 생생한 상담 사례들이다.

     

    한 이성에게 집착하는 이, 헤어진 사람을 잊지 못하고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이, 첫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 이상하게 자신보다 못난 상대만 선택하는 이, 불륜에 탐닉하거나 외국인만 만나는 이 등 다양한 연애 사례를 소개한다.

     

    단순히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을 꼼꼼히 살펴 그것이 어떻게 현재와 연결되는지도 보여준다.

     

     

     

    사례에 등장하는 이들은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며 한숨짓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마치 소설을 읽듯이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간의 마음, 그리고 인생에 대한 지혜의 눈이 열리는 기분이 든다.

     

    이전엔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의 행동과 상대방의 행동에 감춰진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추가로 이 책은 자신에게 잘 맞는 배우자를 고르는 열다섯 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큰 줄거리만 얘기하면 자기 스스로 충분히 성숙함으로써 부모로부터 독립되며, 자아를 존중하고 내면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남녀관계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친구관계, 직장 내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인생은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니까.

     

     

     

    김현숙 인천 마음과 마음 정신과 원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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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3>5가지 사랑의 언어

     


     

     

    ◇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 채프먼 지음·생명의 말씀사

    《“20년간 결혼생활을 상담을 한 후 나는 기본적인 5가지 사랑의 언어, 즉 사람들이 사랑을 구사하고 이해하는 방법에는 5가지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인간의 심연에는 누군가에 의해 친밀감을 느끼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결혼생활은 이러한 친밀함과 사랑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

     

     

    부부사랑을 되살리기 위한 소통방법

     

     

    이혼율 급증 등 와해돼 가는 현대사회의 가정과 이에 따라 이혼한 부부 및 그 자녀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끔씩 펴보게 되는 책이 바로 ‘5가지 사랑의 언어’다.

     

    이 책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오용되기 쉬운 주제인 사랑을 다뤘다.

     

     동시에 사랑을 쉽게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심리학자이자 종교 카운슬러.

     

    그는 결혼한 부부간에 쓰이는 사랑의 언어를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 등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이 미국 부부들이긴 하지만 이 땅의 실정과도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

     

    사랑의 소통은 모든 인류에게 공통인 탓이다.

     

    ‘인정하는 말’은 감정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데 ‘격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러준다.

     

    격려가 성공하기 위해선 배우자와 공감하고 상대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배우자가 평소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함께하는 시간’이란 “남편 또는 아내에게 온전히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와 얘기할 때 시선을 고정하고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동시에 다른 일에 한눈팔지 말고, 상대 감정에 신경 쓰며, 몸짓을 주의 깊게 보고, 이야기를 가로막지 않도록 저자는 충고한다.

     

     

    ‘선물’도 중요하다. 선물은 사랑을 표현하는 상징이다.

     

    어떤 이에겐 눈에 보이는 사랑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만 품지 말고 그걸 표현해야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봉사’도 사랑의 표현이다. 배우자가 원하는 바를 이뤄주는 것이다.

     

    남편이나 아내를 도와 서로 배우자를 기쁘게 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육체적 접촉’ 역시 마찬가지다.

     

    슬픔에 잠긴 배우자를 안아주는 것만큼 훌륭한 사랑의 표현이 어디 있겠는가.

     

     

    현직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도 저자의 설명은 설득력 있다.

     

    실제로 외래 상담 중 갈등을 겪는 부부들에게 이 책을 읽도록 권유한 적이 많다.

     

    그만큼 ‘5가지…’는 추상적인 잠언을 전하는 대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현실을 담았다.

     

     

    하나 더, 기왕이면 부부가 함께 읽어야 효과가 크다.

     

    개인적으로도 아내가 먼저 이 책을 읽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방법이라도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얘기한 적이 있다.

     

    부부 사이에 어떤 사랑의 언어가 필요한지, 가장 소중한 사랑의 표현은 무엇인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이 책 역시 매개체일 뿐 서로 간의 대화가 제일 소중하다.

     

     



    저자는 “상대방의 사랑받고자 하는 깊은 감정적인 욕구를 어떻게 채워주는가를 배워 실천한다면 이전에 열중했던 그 어떤 사랑보다 더 흥미진진한 사랑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소용없다.

     

    지금 당장 그 실천의 달콤한 결과를 맛볼 수 있길.

     

     

    박순원 대구 박순원 에스앤비 정신과 원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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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사람의 최종적인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어떻게 길러지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어떤 부모를 만나고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느냐가 결국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게 된다는 말입니다.”》
     
     

     

     

     

    요즘처럼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도 없다.

     

    자녀교육 서적을 한두 권쯤 꼭 읽는 사람이 많다.

     

    자녀를 가르치는 지혜로운 해법이 책에 있진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책은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경험담이나 양육법(skill) 설명에 그친다.

     

    이와 달리 이 책은 저자의 40여 년간 임상 경험과 최신 두뇌과학을 바탕으로 자녀교육에 접근한다.

     

     

     

    저자는 미국에서 정신과 및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다 한국에 돌아와 국내 소아정신과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다.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사는 사람’이라 소개한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돼 있다.

     

    부모 자신에 대한 성찰과 아이의 성장 과정에 대한 과학적 이해, 자녀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명쾌한 강의 느낌을 살린 책이 가장 중점에 두는 것은 ‘행복한 자녀 만들기’다.

     

    여기서 행복한 자녀란 혼자 있거나, 다른 사람과 있거나, 언제나 ‘마음이 편한’ 아이다.

     

    마음이 편해야 다른 사람과도 잘 어울린다.

     

    그런 아이들이 학습능력도 높고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애착 이론’이다.

     

    영국 정신분석학자인 J M 볼비가 설명하는 애착은 사랑하는 대상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는 것이다.

     

    볼비는 이를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눠 설명한다.

     

     

     

    안정 애착을 지닌 부모는 자녀의 생각과 느낌에 공감하고, 욕구를 민감하게 파악하여 적절하게 반응한다.

     

    반대로 부모가 불안정 애착 성향이면 정신적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해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다.

     

    이는 대물림 성격이 강해 안정 애착 부모 밑에서는 자녀도 안정 애착 성향을 보이며, 불안정 애착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성장 과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의 뇌를 비롯한 신체기관은 완성된 상태로 태어나지 않는다. 즉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달한다.

     

    부모에게서 풍부하고 좋은 자극을 받으면 신체 기관도 놀라울 정도로 잘 발달한다.

     

    이 때문에 특히 뇌 성장기의 자녀에게 육체적 정서적으로 어떤 자극을 주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10가지 덕목’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다른 존재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존재임을 전제로 할 때 서로의 생각과 감정도 존중하게 된다.

     

    다만 아이가 만 3세 이전에는 주 양육자를 바꾸지 말라는 대목은 맞벌이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양보다 질이 더욱 중요함을 잊지 말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놀이공원을 가거나 여행을 가는 것도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책을 읽는다면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될 확률은 높아진다.

     

    ‘아이를 잘…’은 이를 위한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는 책이다.

     

     

    전은미 글로리병원 정신과 과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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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5>관계의 재구성



    ◇관계의 재구성/하지현 지음/궁리

    《“책장을 덮고 난 다음, 세상에 나가 처음 접하는 관계는 당신 앞에 새로 닥친 문제가 적힌 칠판이다. 이 칠판을 피해 달아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공식으로 풀어보려 부딪혀 볼 것인가. 그 작은 용기의 차이가 당신의 인생의 길을 달리 풀어 줄 것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변화를 수용해야 관계가 건강해진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기는 쉽지 않다.

     

    어떤 관계가 옳은지 확신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서로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인간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한다.

     

    때문에 그 안에서 고민하고 상처 입는 일도 부지기수다.

     

     

    ‘관계의 재구성’은 바로 그 관계에 대한 책이다.

     

    사람은 일생 동안 삶의 단계를 거치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과정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그 과정에 맞는 새로운 관계들, 그리고 이런 상황마다 내면에서 우러나는 감정들에 관해 이 책은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가 분류한 ‘12가지 관계 방정식’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들을 통해 이 관계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살펴보도록 도와준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 형제 친구 연인 등과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랑 공감 상실 후회 등의 다양한 감정을 겪는다.

     

    이는 보통 ‘성숙’으로 이어지지만 이 과정을 충분히 극복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감정에 문제가 생긴다.

     

    그 결과가 신체적 성장은 이뤘으나 정신적 성숙은 멈춘 ‘반쪽 어른’들이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이들은 사람을 대할 때마다 문제가 생긴다.

     

    기존 관계뿐 아니라 새로운 인간관계에도 문제는 반복된다.

     

    삶의 과정을 헤쳐 나가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이런 힘든 순간을 겪고 있다면 누구나 변화를 꿈꾼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하지만 사실 변화는 두려운 일이다.

     

    어느 정도 굳어진 현 상태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 변화를 포기하는 건 더 큰 문제다.

     

    정체는 마음을 경직되게 만들어 뒤처졌다는 불안감을 일으키고 침착성을 잃게 한다.

     

    혹시라도 자신의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은지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 때문에 두려움 속에서도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모습을 인정하고 바뀌려고 노력해야 인간은 비로소 성장하고 성숙한다.

     

    ‘관계의 재구성’은 그 성숙이야말로 진실로 타인에게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걸 뜻한다고 일러준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변화를 결심해도 막상 세상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엔 두려움이 앞선다.

     

    이때 저자가 강조하는 마인드가 ‘카르페 디엠’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현재를 즐기라”는 이 라틴어는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현재를 ‘잡아야’ 한다.

     

    어떤 이유로 상처를 받았건 간에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관계를 포기하기에는 인생은 너무 길다.

     

    대다수 많은 인간은 누구나 미성숙한 부분이 있다.

     

    각자 마음속에는 어린아이 한 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냥 이들을 어르고 달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성숙한 어른으로 키워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관계의 재구성’은 그 성장의 원동력이 인간관계에 있다고 봤다.

     

    관계를 다시 구성하는 일은 그래서 소중하다.

     

     



    강대엽 용인정신병원 진료부원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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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6>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양창순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나 중심의 개인화로 인해 나의 존재가 중요해질수록 더불어 중요해지는 것이 타인과의 관계다. …따라서 앞으로는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자기중심적이 될수록 그런 나의 존재를 알아주고 배려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 ‘배려와 공감’

     

     

     

    어떤 대단한 의사도 세상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의사 지침을 따르면 건강해져도 의사 생활을 따르면 해로워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의사들의 건강 추구 방식이 어떨 땐 일반인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정신과 의사도 마찬가지다.

     

    이 분야 전문의라고 인간관계가 쉬운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사회생활에서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게 그리 녹록지 않은 일임을 새삼 깨닫던 시기에 만났다.

     

    한 개인이 속한 조직에서 문제를 파악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도 이 책은 큰 도움이 된다.

     

     

     

    저자가 책에서 일관성 있게 강조하는 것은 한 가지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자기애) 갖기.’ 언론이나 주위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 세상은 타인과의 관계보다 개인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실제로 사회적 문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그 개인행동이라는 것을 들여다보면 세상에 인정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담겨 있다.

     

    요즘 인기인 인터넷 블로그나 미니 홈피라는 것도 사실은 그런 면이 내재된 것이다.

     

     

     

    물론 세상은 ‘나’라는 개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세상보다 자신에게 관심이 높다.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으려는 마음도 ‘나’라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이 나르시시즘이 충족되지 못하면 주변에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요즘 ‘공주병’이니 뭐니 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자기애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저자가 볼 때 이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는 모든 스트레스의 원천이기도 하다.

     

    부부관계가 그렇고 직장 내 사람관계도 그렇다. 건강한 자기애 욕구가 충족되는 가정과 사회에서 진정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르시시즘이 중요하듯 상대방의 나르시시즘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존귀하려면 타인의 자기애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이란 쉽게 말해 누구 하나 손해 보는 느낌 없이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채워줘야만 가능하다.

     

     

     

    외부에서 연료가 공급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는 없다.

     

    인간도 아무리 자기 잘난 맛에 살아도 인간관계라는 연료가 필요하다.

     

    정신의학에 입문할 때도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타인과의 공감’이다.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데 공감과 배려는 세상에서 가장 양질의 연료가 된다.

     

     



    “난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내가 느끼는 슬픈 감정이 뭔지 몰랐어. …이젠 알아, 그건 외로움이야.”

     

     

     

    책에서 한 부인이 들려주는 이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는 혹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외롭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당신을 사랑한다면 타인을 먼저 사랑하라.

     

    진실한 마음은 ‘내’가 먼저 여는 것이다.

     

     

    이명수 서울시 광역정신보건센터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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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7>사랑의 기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분리감을 극복하게 하면서도 각자의 특성을 허용하고 자신의 통합성을 유지시킨다. 때문에 사랑에서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는 역설이 성립한다.”》
     
     

     

    몇 년을 두고 읽다 보면 미처 몰랐던 의미를 발견하는 책이 있다. ‘사랑의 기술’이 대표적이다.

     

    성공이나 행복의 ‘기술서’들이 넘쳐나는 서점 진열대에서 이 책을 집어들 수 있는 이들은, 진실한 지혜가 주는 풍성한 깨달음에 성큼 다가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일단 왜 사랑의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설명한다.

     

    ‘왜 사랑의 열정은 지속되지 않는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얼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저자는 “유혹의 기술이 아닌 사랑의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사랑의 기술’은 프랑크푸르트학파나 인간주의적 윤리학 등 저자를 표현하는 거창한 사상적 외투 때문에 사랑학 개론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미켈란젤로처럼 초대형 그림을 그리는 대()화가가 잠깐 짬을 내 젊은이들을 만나고 그들을 위해 거리에 그린 작은 벽화와 같다.

     

    경쾌하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사랑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에 속하는 일이다.

     

    지극히 사적이며 비이성적인 감정이 지배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사랑의 조언은 대부분 실패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 환자를 상대로 한 정신분석을 바탕으로 사랑을 재조명한다.

     

    사랑은 단순히 두 사람의 감정 문제만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저자가 보기에 사랑은 ‘분리된 존재’라는 실존적 인간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자연의 질서에서 분리돼 있다.

     

    때문에 이 분리된 존재를 자각하는 데서 오는 고립감과 불안을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의 합일을 이루려는 열망을 품는다.

     

    이는 ‘타인과의 융합 욕구’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사랑의 동기’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인들이 꿈꾸는 ‘완벽한 합체’란 있을 수 없다.

     

    다시 기존 전제로 돌아가 인간은 모두 분리된 존재인 탓이다.

     

    때문에 각자의 개별성을 유지하면서 합일을 이루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사랑의 형태이다.

     



    이러한 사랑의 성취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아도취’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자기 욕구 측면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또는 상대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한 관심 책임 존중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성장도 함께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이 진짜 사랑인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처음부터 불꽃이 일고 미친 듯이 열중하는 것을 사랑의 증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저자는 그건 “기껏해야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입증하는 것일 뿐”이라고 충고한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격의 완성’이라는 전인적인 과정이다.

     

     ‘사랑의 기술’은 그 성숙한 사랑을 이루도록 돕는 마음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정재열 서울시립 은평병원 정신과 전문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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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8>How to be happy



    《“정신과 의사를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불안과 걱정으로 잠 못 자는 사람, 남편 때문에 화병에 걸린 아내, 상사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우울한 직장인. 불행히도 대부분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혹시 좋은 직장을 갖게 된다면, 좋은 남편 좋은 아내를 만난다면, 그래서 이런 걱정거리가 사라진다면 이들은 행복해질까?”》
     
     

     

    한 가지 미리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이 책의 부제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

     

    행복이 훈련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저자는 행복에도 내성이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행복은 술과 비슷하다.

     

    술을 마시면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

     

    문제는 그 기분을 또다시 느끼려면 좀 더 많은 양의 술이 필요하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환경이나 조건만을 바꾼 행복은 일시적일 뿐 금방 무덤덤해진다.

     

    저자는 이를 ‘쾌락 적응 현상’이라고 부른다.

     

     

    18년간 행복을 연구한 저자는 세간에서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에는 큰 점수를 주지 않는다.

     

    좋은 직장과 멋진 결혼, 성공과 부유함 같은 환경적인 요인들은 전체 행복에서 10% 정도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고 봤다.

     

     

     

    그렇다면 나머지 행복을 구성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 책은 체계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행복을 위한 12가지의 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목표에 헌신하기’ ‘몰입 체험 늘리기’ ‘삶의 기쁨 음미하기’ ‘감사 표현하기’ ‘낙관주의 기르기’ ‘과도한 생각과 사회적 비교 피하기’ ‘친절 실천하기’ ‘인간관계 돈독히 하기’ ‘대응전략 개발하기’ ‘용서 배우기’ ‘종교생활과 영성훈련 하기’ ‘몸을 보살피기’

     

     

     

    제목만 보면 막연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저자는 지침별로 설득력 있게 일상에서 실천할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특별한 도구나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치 정신건강을 위한 맨손체조처럼 느껴진다.

     

     

     

    진수성찬에도 손이 가지 않는 반찬이 있다.

     

    이 책의 지침도 한꺼번에 실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저자는 우선순위를 강요하거나 모든 걸 하라고 부담을 주지 않는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각자의 개성에 맞는 행복 처방을 찾기 위한 ‘개인-활동의 적합성 체크’다.

     

     

     

    이 체크는 독자에게 가장 맛있고 도움이 되는 반찬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문항이다.

     

    결과를 보면 평소 자신이 부족하다고 여긴 부분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진짜 행복을 찾는 길은 생각지 못한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How to be happy’도 한 번 읽고 덮으면 여느 자기 계발서와 다를 바 없다.

     

    마음먹고 노력해 어떤 행복을 성취했더라도 그것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긍정과 타이밍, 사회적 지원, 동기, 노력, 습관을 위한 지속적인 체크에도 도움을 준다.

     

     



    자, 이제 행복해지는 법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된다.

     

    행복해지기가 왜 어렵나 싶겠지만, 그것을 깨달은 순간 조금은 쉬워진 게 아닐까. 타인의 행복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길.

     

    파랑새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신영철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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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19>해피어,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 해피어,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탈 벤 샤하르 지음/위즈덤하우스

    《“어느 누구도 항상 완벽한 기쁨을 맛볼 수 없다. 완벽한 기쁨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따라서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 묻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은 행복 추구가 어떤 지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행복, 지금 못느끼면 미래에도 없다

     

     

    인간은 종종 ‘난 행복한가’란 자문에 부닥친다.

     

    하지만 현대인 가운데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 불행한 사람들일까.

     

     

    저자가 보기에 우선 이런 질문 자체가 틀렸다.

     

     ‘행복’과 ‘불행’을 이분법으로 나누고 하나의 선택을 강요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답한다고 행복이란 감정이 현재에 누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면 행복은 무언가를 채워야만 느낄 수 있는 낯선 감정이 되어버린다.

     

     

    때문에 ‘해피어…’는 생각의 전환을 충고한다. ‘난 행복한가’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행복의 방법을 찾는 게 훨씬 긍정적이다.

     

     

    이 책에 따르면 많은 과학자는 “행복은 우리의 태도와 노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각종 연구결과 인간의 행복지수가 유전적 영향 50%, 후천적 활동 40%, 환경 10% 정도의 비율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유전적 요소는 빼더라도 40∼50%의 변수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후천적 활동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저자는 한때 하버드대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해 종신교수가 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떤 이에겐 행복한 그 순간이 자신에겐 전혀 행복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과감히 종신교수를 포기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강사가 됐다.

     

    과감한 포기와 그로 인한 즐거움이야말로 후천적 노력에 해당한다.

     

     

    ‘해피어…’에 따르면 인간이 사는 방식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성취주의자’. 미래를 위해 현재를 끝없이 희생하는 이들이다.

     

    둘째, ‘쾌락주의자’는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순간적인 즐거움만 추구한다.

     

    셋째, 과거에 벌어진 실패에 발목이 잡혀 현재의 즐거움도, 미래의 희망도 잃어버린 ‘허무주의자’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일치자’가 있다.

     

     

    저자가 볼 때, 앞의 세 가지 방식은 모두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오늘과 내일이 분리된 삶이기 때문에 어디서고 괴리가 생긴다.

     

    자기 일치자들은 다르다.

     

    이들은 과시욕과는 다른 자기표현 욕구를 가지고 현재와 미래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동시에 찾는다.

     

    오늘의 즐거움이 쌓여 내일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양질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자기 일치적 삶이란 어렵지 않다.

     

    책에는 ‘감사하라’ 같은 너무 흔한 처방도 들어 있다.

     

    하지만 소중한 것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임을 어쩌겠는가.

     

    자신의 목표를 점검하고 실천하는가에서 인생은 극명한 차이를 보일 뿐이다.

     

     



    다른 모든 걸 무시한다고 해도 저자의 이 한마디만 기억하자.

     

    “지금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미래에도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지금이 바로 행복해질 때다.

     

    문요한 더 나은 삶 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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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0>아직도 가야 할 길



    ◇아직도 가야 할 길/M. 스캇 펙 지음·열음사

    《“좀 더 위대한 깨달음의 경지라는 것은 단순히 어둠 속에서 불빛이 한 번 번쩍하듯이 그렇게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천천히 조금씩 오며, 그 조금이라는 것도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물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것이다. 영적 성장의 길은 평생이 걸리는 배움의 길이다.”》

     

    게으름, 정신적 성숙의 최대 장애물

     

     

    15년 전쯤 일이다. 전공의 시절, 진료를 맡은 환자는 모두 완치시키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이 목표를 버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시절 한 선배가 권한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인생의 태도를 바꾸게 했다.

     

    깊은 감명을 줬을 뿐 아니라 환자를 바라보는 지향점도 바꿔줬다.

     

    그것은 단순히 완치보다 소중한 뭔가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직도…’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실제 환자를 치료하면서 느끼고 고민한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정신치료 과학적인 관점과 영적인 관점에서 동시에 살핀 책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발간된 처음 5년 동안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서서히 장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대중의 정신적 영적 치유, 특히 영적 성숙에 대한 관심도 그렇게 천천히 커졌다.

     

     

    인간은 누구도 완벽하지 못하다.

     

    자기만의 독특한 정신적 영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치유가 필요한 환자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특히 부모의 역할과 행동이 아이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꼼꼼히 살핀다.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사랑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부모의 부정적 억압적 행위가 자식들을 어떻게 망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무엇보다 인간의 정신적 성숙을 방해하는 요소로 ‘게으름’을 지적한다.

     

    게으름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다.

     

    이는 심할 경우 성격장애나 신경증으로 표출된다.

     

    그 때문에 이 책의 관점에서 게으름은 극단화될 경우 ‘악’과 다름없다.

     

     

    사랑에 대한 저자만의 새로운 정의도 눈에 띈다. 저자는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는 의지”라고 봤다.

     

    행위로 표현되지 않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자식을 사랑한다면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식과 함께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이다.

     

    또한 사랑을 통해 두 개별적 자아가 경계를 허물고 다가간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아직도…’는 의사 등 생명을 다루는 이들이 먼저 읽을 필요가 있다.

     

    얼마나 많은 환자를 받느냐를 명의의 기준을 삼는 요즘 세상에서, 정신과 육체를 마음 놓고 맡길 실력과 인품을 가진 의사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진정한 명의란 세상이 던지는 유혹에서 벗어나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정신적 영적 성숙을 돕는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일깨운다.

     

     



    인생의 참다운 의미를 깨닫는다는 건 멀고 지난한 일이다.

     

    꾸준히 걸어가도 닿을까 말까 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10년 넘게 그 길의 동반자가 되어줬다.

     

    내용도 여전히 질리지 않고 읽을 때마다 새롭다.

     

    그 의미를 함께 곱씹어보는 소중한 기회를 권한다.

     

    이승환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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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1>현대인의 정신건강



    《“노이로제와 정신병을 치료하다 보면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지, 깨달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동서양의 여러 경전을 공부한다 해도 자기 마음을 깨닫지 못하면 글로서만 또는 개념, 생각으로서만 알 뿐 참뜻을 알 수가 없다.”》
     
     

     

    자기 마음을 깨닫는 것은 마음의 고통을 해결하는 요체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심적 고통을 달랠 수 있느냐’고들 질문한다.

     

    환자뿐 아니라 진료실 밖에서 만나는 친구나 친척 지인도 똑같은 질문을 한다.

     

    자신이 봉착한 문제에 흔히들 어떡하면 되느냐고 묻지만, 사실 해결을 원한다면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하는 일이 먼저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은 바로 이 갖가지 마음의 고통이 왜 생겨나는지 알도록 돕는 안내서이다. 복잡하고 머리 아프지 않게 자연스레 이해시킨다.

     

    물론 마음의 고통이란 게 워낙 복잡하다 보니 항상 잘 이해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인간에게 고통의 근원은 미움과 사랑에서 비롯되고 미움은 사랑을 갈구하는 데서 일어난다”는 간명한 주제 의식 아래 접근의 폭을 넓혀준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건, 다양하면서도 명쾌한 사례들이다.

     

    대인관계의 비결이나 스트레스와 건강, 배반과 배신감, 자녀교육, 소년비행, 휴학과 정신건강, 간섭과 관심 등 다양한 주제를 건드린다.

     

    가끔은 너무나 단순명쾌해 갸웃거려지기도 하지만, 이는 현대인의 마음이 진실을 직면하기 두려워하면서 복잡해진 탓이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저자가 사례 및 정신치료에 대한 이론을 소개하면서 매 단락 말미에 독자에게 느낀 점을 묻는 형식 자체에 있다.

     

    어떤 객관적인 평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느낌과 반응을 스스로 체크해 보도록 만든다.

     

    이는 정신을 치료하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 상당히 중요한 방법이다.

     

    머릿속으로만 맴돌다 겉도는 수동적인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받아들여 주관적으로 작용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글을 읽어도 사실 막연할 때가 부지기수다. 공허하고 혼란스러운 시절을 누구나 겪는다.

     

    하지만 학습이란 것도 자신의 경우에 비춰서 생각하고 고민하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저자의 간명한 설명을 읽고 독자 스스로 어떤 점이 닮았는지, 어떤 식으로 적용해 볼까를 고민하다 보면 예상외로 해답은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다.

     

     

     

    특히 오랜 진료경험을 쌓은 저자의 깊은 사색 그리고 철저한 공부 내용을 읽다 보면 참 힘차고 시원시원하단 느낌이 든다.

     

     ‘아, 나도 이런 문제가 있는데, 나는 어떻게 해서 이리 되었을까? 돌이켜 보니 내 마음이 이랬어’란 생각이 한두 번 드는 게 아니다.

     

     



    가끔 어떤 환자들은 진료실에 ‘좋은 말씀 부탁드린다’는 요청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좋은 말씀은 지천에 널려 있다.

     

     ‘좋은 말씀’이 부족해서 병이 난 게 아니다”라고 대답해 주곤 한다.

     

    문제는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다.

     

    그렇다면 질문 하나.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느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걸 알아야 해답의 열쇠도 쥘 수 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은 열쇠는 아닐지라도 열쇠를 찾는 길을 일러준다.

     

     

    황정환 성서정신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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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2>옵티미스트, 행복한 선물



    ◇ 옵티미스트, 행복한 선물/채정호 지음/매일경제신문사
     
     

     

    《“옵티미스트는 행동이 동반된 진정한 낙관주의자, 긍정주의자입니다. 옵티미스트의 어원을 이용해서 만든 동사(Optimize)는 ‘최적화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옵티미스트는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행동하는 낙관주의자는 불행을 몰라요

     

     

     

    요즘 성공이란 단어의 파급력이 경제적 어려움과 맞물리며 커지고 있다.

     

    물론 과연 성공하면 행복해질까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먹고살기 힘들 때 행복을 논하는 게 사치스럽다는 말이나 행복해지려면 경제 회복과 같은 환경 변화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은 있다.

     

    하지만 현대 한국인들은 20∼30년 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 스트레스나 불만 때문에 더 고통받는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 가톨릭대 의대 성모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가벼운 스트레스부터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대한 대응 및 관리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실력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책은 행복 및 긍정심리학과 관련된 연구나 과제를 선도하며 이미 개인 치료를 넘어 사회 현장에도 적용하는 저자의 생각을 보여준다.

     

     

     

    행복은 인류가 시작된 이래 철학적 종교적으로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매우 심오해 일반인이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이나 저서 ‘몰입’으로 국내에도 반향을 일으킨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로 대표되는 긍정심리학자들이 대중적인 행복론을 고민하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옵티미스트…’는 저자의 폭넓은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고 따라하기 편한 ‘한국인의 맞춤 행복지침서’다.

     

    운 좋게 행복 습관에 익숙한 사람들은 물론 ‘불행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훈련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먼저 이 책은 독자에게 “행복하냐”는 질문부터 던진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현대인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변화시킬 주인공이 바로 자신임을 상기시킨다.

     

    이는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옵티미스트’의 첫 번째 조건이다.

     

    개인의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삶의 태도부터 창조적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이러한 창조적 변화의 원칙은 크게 9가지 단계별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초입단계로 생각(1) 감정(2) 행동(3)을 다스려야 한다.

     

    그런 다음 감사(4) 나아짐(5) 섬김(6)을 행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치 발견(7) 현재의 삶에 대한 인식(8) 사랑을 확인하는 개인적인 실천(9)을 통해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꼭 전문가와 만나서 상의하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

     

     

    “성공의 키워드는 행복이다”라는 슈바이처 박사의 격언이 이처럼 잘 들어맞는 경우가 없다.

     

    성공을 위해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쁜 이들이여. ‘옵티미스트…’가 제시하는 몇 가지 변화만 실천해 보자.

     

    건강한 행복을 만끽하고 향후 더 많은 발전과 성공이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옵티미스트는 성공의 출발이다.

     

     


    박주언 계요병원 정신과 과장· (사)한국EAP협회 부회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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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3>뇌의 기막힌 발견


     

     

    ◇뇌의 기막힌 발견/스티븐 후안 지음/네모북스

    《“도벽증(kleptomania)은 개인적인 필요나 금전적인 가치가 없는 물건을 훔치려는 충동을 억제하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상태를 뜻한다. 도벽증 환자의 뇌 속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도벽증에 대한 관심만큼 복잡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도벽증 환자들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게 되면 훔치고 싶은 충동이 거의 대부분 사라진다는 것이다.”》

     

    뇌의 병이 도벽 중독 폭식을 부른다

     

    책 서문에 언급된 것처럼 인간의 뇌기능과 신체의 관계는 알면 알수록 놀랍다.

     

    현대 과학의 활발한 연구로 이전 세기에 알던 것보다 훨씬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의 뇌에 대한 전체 그림이 퍼즐의 새로운 조각을 발견하듯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원제가 ‘Odd Brain’인 이 책은 기기묘묘한 뇌의 흥미진진한 발견을 퍼즐처럼 구성한다.

     

    뇌 자체가 색다르다는 의미보다는 뇌에 대한 그간의 발견 가운데 기막히고 신기한 역사적 사건과 연구, 실제 사례 등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호주 시드니대 교수인 저자는 상당히 ‘인기 있는’ 작가. 폭넓은 지식과 적절한 유머로 신문 방송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한다.

     

    이 책 역시 뇌 과학에 대한 지식정보를 교과서처럼 전달하기보단 흥미 있는 질문과 그와 연관된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덕분에 독자들은 인간 정신과 행동의 과학적 탐구에 대한 호기심을 상당 부분 충족시킬 수 있다.

     

    ‘뇌의 기막힌 발견’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첫 부분은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의 뇌, 영화 ‘레인맨’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서번트 증후군’ 등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두 번째 부분은 강박장애 도벽증 정신분열증 자살심리 사회공포증 등 사회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들을 다뤘다.

     

    마지막은 중독이나 폭식 공포 최면 등 일반적인 정신현상을 소개한다.

     

    이 모든 마음의 문제들은 인간의 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기괴하고 이해 못할 행동들 역시 뇌의 병임을 저자는 끈기 있게 설명한다.

      풍부한 사례, 흥미로운 주제를 따라 이어지는 인상적인 삽화, 교과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백과사전류 정보를 접하는 재미는 매우 크다.

     이 책이 특히 돋보이는 점은 심오한 뇌 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저자의 능력이다.

     

    사실 뇌에 대한 호기심이나 정신병리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이를 알아듣게 설명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일반인이 두꺼운 행동과학 교과서를 읽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무엇보다 이 책은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최근 정신심리학 관련 책들을 살펴보면 너무 한쪽으로 몰려 있는 경향이 크다.

     

    마음을 다스리는 게 꼭 종교적인 일은 아닐진대 경전 논리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듯한 내용이 너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뇌 과학은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볼 단초를 제공한다.

     

    뇌와 신체의 작용을 들여다봄으로써 인간의 감정도 육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하나의 작용일 뿐임을 깨닫는 순간, 당신의 그 주체할 수 없던 감정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태용 서울보훈병원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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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4>마음의 감기 치료법 우울증…



    ◇마음의 감기 치료법 우울증 119/이민수 지음·가림출판사

    《“우울증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런 병에 걸리는 거야’ ‘스트레스만 없어지면 우울증도 사라질 거야’ ‘약은 먹어봤자 중독성과 부작용만 있지 치료 효과는 없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상당한 치료 효과를 지니고 있다. 우울증, 특히 심각한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은 뇌질환… 약물치료 당위성 알려줘

     

    우울증이라는 말은 일반인에게 복잡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엔 건강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며 이를 질병으로 받아들이는 이가 늘고 있는 추세.

     

    하지만 여전히 우울증을 의지가 약하거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의학적으로 우울증은 정도나 기간 등에 따라 여러 진단이 내려지고 양상도 다양하다.

     

    일반인이 말하는 우울증도 그 여러 가지 가운데 특정한 진단이 내려지는 한 가지일 뿐이다.

     

    이 때문에 우울증은 질환이 아닌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 문제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울증 치료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울증 치료에 경험이 풍부한 정신과 의사인 저자들은 지속적으로 우울증의 약물치료 및 유전적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온 이들.

     

    이 책은 그 결과물을 통해 우울증과 관련된 여타 구체적인 지식 및 흥미로운 사실을 듬뿍 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울증 원인 가운데 생물학적인 요인의 작용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우울증으로 자살한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가계도 탐구를 통해 유전적 요인이 결정적인 자살 요인이었음을 제시한다.

     

    우울증 역시 뇌에 생긴 병이다.

     

    마음의 병이 아닌 신체적 생물학적 질환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많은 유명인사의 사례를 보면 우울증이 의지박약의 문제도 아니다.

     

    남들보다 의지가 강하고, 혜택받은 환경에서 성공적인 삶을 누린 인물들도 우울증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의지력이나 환경과 무관하게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우울증 치료에서 비중이 큰 약물치료에 대한 정보도 다양하게 제공해 정신치료 관련 약물에 대한 일반인의 뿌리 깊은 편견도 완화한다.

     

    우울증이 얼마나 다양한 방면에서 생기는 병인지도 잘 설명한다.

    소아기나 노년기, 임신 중에도 우울증은 생긴다.

     

    기분부전장애나 양극성 장애로 인한 우울증, 생리 후 증후군, 가면우울증, 적응장애 등 증상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일반인은 자신의 병이 우울증인지 모를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심도 있는 정보 자체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높다.

     



    한마디로 이 책은 우울증의 총서다.

     

    쉽게 풀어나가되 의학적 질병인 우울증에 대한 최신정보와 지식을 깊이 있게 다룬다.

     

    우울증은 신체와 정신 질환을 통틀어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병 가운데 하나다.

    이 병의 특성은 한번 걸리면 인간의 삶을 황폐화한다.

     

    그러나 예방과 치료만 따르면 충분히 완치도 가능하다.

     

    이 책을 통해 효과적인 정보와 대처 기회를 얻는다면 우리는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는 행복한 삶에 훨씬 근접할 수 있다.

    유승호 건국대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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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5>머리가 좋아지는 수면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면부족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렙틴과 그렐린-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늘리고, 섭취한 칼로리가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을 촉진한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체중이 늘면 무호흡은 더 심해진다. 결국 뚱뚱해지면서 ‘수면무호흡’이 나타나고 심해지며, 수면무호흡이 심해지면 더 뚱뚱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는 것이다.” 현대인치고 잠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요즘 사람들은 마치 지병처럼 ‘수면부족증후군(Insufficient sleep syndrome)’에 시달린다. 》  

     

    좋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전날 밤 좋은 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루 종일 들고 다닌 휴대전화를 저녁에 충전기에 꽂아 두듯 인간의 몸도 ‘충전’이 필요하다.

     

    인간의 뇌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잠은 생리현상 가운데 없으면 안 되는 핵심 활동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일에 쫓기거나 시간이 없으면 제일 먼저 희생하는 게 잠이다.

     

    이로 인한 수면부족은 만성피로부터 짜증과 집중력 부족, 의욕 저하, 우울증 등을 동반한다.

     

    수면부족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거니와 인간이 인간답게 생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두엽 활동을 약화시킨다. 

     

    저자는 다양한 수면 문제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해온 수면 전문의.

     

    그는 이 책을 통해 병적인 수면과 건강한 수면을 구분해 건강하고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에 이르는 비결을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찾아간다.

      이 책은 잠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과 오해도 풀어준다. 불면증은 그 자체가 하나의 병은 아니다.

     

    기침 자체가 병이기보다는 다양한 질환의 한 증상인 것과 마찬가지다.

     

    불면증 역시 의학적 질환의 증상일 가능성이 높아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정보도 상세하다.

     

     

    현대에 들어와 심각하게 늘고 있는 증상임에도 일반인은 함께 자는 사람이 불편을 겪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코를 고는 사람은 고혈압 발생률이 매우 높다. 게다가 대부분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다.

     

     

     

    수면무호흡증은 매우 심각하다.

     

    이 증상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나 뇌중풍 같은 성인병의 위험인자이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대중교통수단 운전사들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장애 여부를 반드시 판정받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을 정도다.

     

     

    잠은 뇌의 기능과 활동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은 10대 때부터 입시를 위해 잠을 줄여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하지만 충분한 양질의 수면이야말로 학생들의 뇌 기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보약이다.

     

     



    수면이 인간의 수명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생활이지만 수면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편적이고 제한적이다. 잠을 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숙면을 위한 수면 메커니즘 학습이 필요하다.

     

    수면제의 올바른 복용법이나 비만과 수면의 관계 등 수면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아 놓은 유용한 지침서로서 이 책은 현대인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다.

     

     

     

    차보석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전임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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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6>느긋하게 걸어라


     


    ◇느긋하게 걸어라/조이스 럽 지음/복있는사람
     
     

     

    《“실망은 우리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고, 보다 지혜롭게 만들 수도 있다. 그것은 다분히 실망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 실망을 인정하고 그 실상대로 기대가 채워지지 않은 경험으로 받아들일 때, 훨씬 침착하게 그리고 성장에 더 유익한 방식으로 실망을 대할 수 있다. 인생길의 실망 때문에 기쁨과 감사의 삶까지 놓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영적 성숙 찾아 떠나는 800㎞ 인생순례

     

     

     

    이 책의 부제는 ‘산티아고 순례 길에서 얻은 인생의 교훈들’이다.

     

    산티아고 순례 길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순례자’로 국내에서도 상당히 유명해졌다.

     

    스페인어로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 불리는 800km의 세계적인 도보순례 여정.

     

    수녀인 저자는 자신의 환갑 생일을 기념해 이 순례 길을 직접 준비하고 경험한 과정을 책에 담았다.

     

     

     

    저자가 여행을 결심한 건 정신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한마디 덕분이었다.

     

    “인생 후반 성인들은 자아의 아직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출현하고 성장할 여지를 줘야 한다.”

     

    이를 마음속에 품고 저자는 6주에 달하는 긴 도보여행을 준비하고 실천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또한 깨달음을 얻는다.

     

    이를 ‘몸에 귀를 기울이라’ ‘짐을 가볍게 하라’ 등의 25가지 간단하지만 깊은 성찰이 담긴 경구로 소단원들을 정리해냈다.

     

    하지만 ‘느긋하게 걸어라’는 독자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드는 책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이 책은 현학적인 인용이 철저히 배제돼 있다.

     

    자신의 여정을 통해 새롭게 깨달은 지혜를 편안하고 소박한 문체로 풀어간다.

     

    너무나 쉬워서 더 깊은 감동을 주는 역설의 미학. 비종교인들도 거부감 없이 이 책을 집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떠오르는 이가 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신학자인 스콧 펙. 그는 정신의학적인 면에서 인간의 무의식을 탐색했다.

     

    그런 그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정신의학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인간 고유의 심성 가운데 중요한 치유인자 중 하나인 ‘영성(spirituality)’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은 상태다.”

     

    정신의학계를 살펴봐도 이러한 심성에 대한 연구는 최근 새로운 화두다.

     

    이는 불교 명상 기법에 기반을 둔 ‘알아차림(mindfulness)’이란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 심성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개념을 찾아 인간의 마음을 다시금 살피는 새로운 치료적 철학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종교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이 개념들은 공통점이 있다.

     

    일상에 매몰된 자기 자신을 초월해 좀 더 참다운 세상을 보는 안목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게 얻어진 새로운 조망은 다시 일상을 관조하고 겪어냄으로써 더욱 인간의 마음을 성장시킨다.

     

     

     



    현대인들은 언제나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생산적일 때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항상 존재한다.

     

    그럴 때마다 이 책을 ‘느긋하게’ 한 줄씩 읽어내려 가보자.

     

    여유는 스스로가 허락할 때 주어지는 감정이다.

     

    저자 역시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고된 시련이 아니라 삶을 정제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였기에 영성으로 향하는 길이 됐다

     

     

     

     

    김성수 용인시 정신보건센터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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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7>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지음·청아출판사

    《“인간으로부터 다른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지만, 인간의 마지막 자유―부여된 환경 속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 (…) 그리고 결정의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 결정이란 우리 자신의 본질과 내적인 자유를 박탈하는 힘에 굴복하느냐 않느냐의 결정이었다.”》

     

     

    죽음의 공포 견디게 한 힘 ‘삶의 의미’

     

    이 책의 원제는 ‘Man's search for meaning’이다.

     

    이 책은 정신분석가인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집단 수용소를 경험한 내용을 담았다.

     

    그는 이 고통스러운 경험 속에서 새로운 정신치료 이론을 창안한다.

     

    이 책은 수용소에서의 생활상을 담은 전반부와 저자가 창안한 ‘로고테라피’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후반부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추측과 달리 저자는 현대인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비참한 수용소 생활 중에도 삶의 기쁨을 찾는다.

     

    고된 노동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나 인간이 먹기엔 너무나 열악한 멀건 국물 속에서 고기 한 조각을 발견하는 즐거움….

     

    나아가 저자는 인간이 좀 더 근본적으로 삶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극한적인 고통 속에서 발견한다.

     

    그중 하나가 사랑이었고, 나머지는 삶의 의미였다.

     

    저자에게 사랑은 삶의 고통을 잊게 만들어주는 달콤한 휴식과 같았다.

     

    또한 삶의 의미는 현실의 고통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작용했다.

     

    저자의 로고테라피 개념도 이 두 가지 깨달음 속에서 만들어졌다.

      로고테라피는 다음과 같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신체와 마음과 영혼,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삶의 매 순간은 그것이 아무리 비참할지라도 그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

     

    삶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이런 모든 순간에도 그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가 변하지 않는 고통을 직면하고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것이 로고테라피의 핵심 개념이다.

     

    책을 읽다보면 그간 진료했던 많은 환자들이 떠오른다.

     

    사람은 모두 빈도 차는 있지만 삶을 구속으로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

     

    수감생활처럼 딱딱한 빵과 묽은 국으로 연명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지 않아도 그렇다.

     

    악취를 참아가며 몸 뒤척일 공간도 없는 잠자리만 제공받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왜 현대인들은 구속에 시달리는 것일까.

     

    저자가 보기에 이것은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 문제다.

    많은 이들이 과거의 불행이나 답답했던 가정환경, 열악한 경제적 수입 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을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비극은 정신질환자들에게서 더욱 뚜렷하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을 둘러싼 삶의 고통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마치 저자가 수용소에서나 경험한 것들을 일상에서 느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현재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나치 수용소에서도 찾을 수 있었던 삶의 의미를 훨씬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얼마나 간직하고 사는지.

     

    삶의 의미를 너무 쉽게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화두를 던져준다.

     

    류성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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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8>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달라이 라마, 하워드 커틀러 지음·김영사

    《“타인들도 나와 똑같이 고통 받고 있고 똑같이 행복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마음으로 고통을 다스리는 법

     

     

    당신은 행복한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달라이 라마가 쓴 것이다.

     

    나라를 잃고 망명생활을 하는 그는 조국에서 일어나는 여러 참혹한 일로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누구나 겪는 우울 분노 질투 불안 등을 다스리는 법을 몸으로 마음으로 깨우친 사람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은 항상 예상치 못한 재해와 사고에 시달려야 했던 옛사람에 비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데 익숙하지 못해 힘겨움을 잘 참지 못하고 고통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행복은 경제적 물질적인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

     

    경제력은 떨어지지만 방글라데시 국민의 행복한 모습을 보라.

     

    오히려 나라가 발전할수록 행복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개인을 봐도 로또복권에 당첨된 뒤 불행해진 사람이 많다.

     

    이러한 역설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봄으로써 다른 사람과 이어지는 느낌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행복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사실 달라이 라마의 수행론은 특히 서구사회에서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현대 정신과학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는다.

     

    달라이 라마는 세계 인지행동치료학회에 초청돼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인 정신과 의사 애런 벡 박사와 함께 수행론과 인지행동치료의 놀라운 공통점에 대해 토론했다.

     

     

    여기서 주목해 볼 사람이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정신과 의사 하워드 커틀러다.

     

    그는 현대정신과학자로서 ‘마음의 전문가’이다.

     

    그는 달라이 라마에게 끝없이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달라이 라마의 생각을 지속적으로 풀어낸다.

     

    이 과정은 언제부터인가 서구적 사고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병원에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달라이 라마와 비슷한 케이스를 많이 접할 수 있다.

     

    놀랍게도 환자 가운데 꽤 많은 수가 자신의 병에 감사한다.

     

    예를 들어, 남편의 외도로 심한 우울증을 겪은 한 주부는 치료를 시작한 지 석 달 뒤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고 즐거워했다.

     

    오랫동안 아이와 남편만 바라보며 살다가 외부 사람도 만나고 봉사도 하며 삶이 행복해진 것이다.

     

    자신이 즐거워지니까 남편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우울증 치료를 마칠 때마다 환자들에게 치료를 통해 얻은 게 있느냐고 물어본다.

     

    그때마다 대부분은 그렇다고 답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이,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배웠다는 이,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찾았다는 이가 적지 않다.

     

    저자의 조언처럼 피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든 것이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열심히 살아왔지만 남모를 공허함과 소외감을 토로하는 이가 많다.

     

    그런 이들이라면 어떻게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때 이 책을 읽어 보자.

     

    무언가 가슴이 꽉 차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백종우 경희대 의대 부속병원 정신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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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29>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지키지도 못할 다짐을 해놓고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꺼림칙한 가책을 느끼며 허겁지겁 쫓기는 삶보다는, 적당하게 결심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현대인들은 여전히 분주하다. 너무 분주해 뭔가에 쫓기는 느낌이 든다.

     

    밤새 겨우 에너지를 충전해 아침에 다시 일어나지만, 하루 종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정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또다시 지친 채 귀가한다.

     

    그리고 허겁지겁 또 다음 날….

     

    육체는 활동하지만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 마음은 점점 지쳐가는 하루하루. 무엇이 문제일까?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는 그에 대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행복, 그 일상의 행복으로 가는 길을 소개한다.

     

    아침과 오후 그리고 밤, 하루 24시간 중 어떤 순간에도 자신의 존재를 느끼며 충만한 기쁨과 희망을 갖는, 독일 베네딕토 수도회 안젤름 그륀 신부의 따뜻한 ‘쉼표’가 책 속에 펼쳐진다.

     

     

     

    저자가 일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그 여유로운 쉼표 속에 해답도 들어 있다.

     

    책을 넘겨봐도 간결하게 다듬어진 문구와 여백, 그리고 삽화 속에서 편안한 배려가 묻어난다.

     

    괜히 독자들이 책 내용에 압도돼 또 다른 분주함에 빠지지 않게 한다.

     

     

     

    하지만 그런 편안함이 책 읽기가 수월하단 이야기는 아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한 장 한 줄마다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농축된 깊이가 있단 뜻이다.

     

    한 줄을 읽으면 그 한 줄만큼 생각하게 만든다.

     

    책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읽고, 책을 통해 현재를 비춰보게 한다.

     

    물론 그 순간마저 저자가 옆에서 들려주는 듯 편안한 대화의 느낌이 강하다.

     

     

     

    이 책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행복이 맘대로, 나태하게 산다고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만 하루하루가 의미를 더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아침에 부지런히 일찍 일어나야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즐길 행복이 찾아오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 성실히 인생의 목표를 세워야 시간의 리듬도 깨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산다는 것은 그냥 숨쉬는 일이 아니다.

     

    ‘현재를 산다’는 것은 지금보다 나아지는 용기를 얻는 일이다.

     

    그 속에서 행복으로 향하는 길도 찾는다.

     

    내일 축복된 하루가 되길 원한다면 오늘 밤 생에 감사하고 꿈 꿀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자신의 마음과 모습을 한번 돌아보자.

     

    뭔가 허둥지둥하며 항상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단 생각이 들지 않는가.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빠져나가는 모래와 같다.

     

    한번 놓치고 나면 주워 담을 길이 없다.

     

    그륀 신부는 그 흩어지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충고한다.

     



    이 책의 또 하나 매력은 책 자체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부피도 작고 내용도 많지 않다.

     

    분주하고 바쁜 이들에게도 절대 부담을 주지 않는다.

     

    잠시 짬을 내어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당신의 미래는 지금과는 훨씬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하루를 알차고 보람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 원동력을 충전할 가능성을 놓치지 말자.

     

     

    방수영 울산대병원 정신과 임상조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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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30>행복의 정복



    ◇ 행복의 정복/버트런드 러셀 지음/사회평론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 마음속 깊은 곳의 본능을 좇아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에 충분히 몸을 맡길 때, 우리는 가장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랑하고 일하며 세상에 관심을 가져라

     

     

    이 책은 20세기 최고의 지성 가운데 한 사람인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1930년 저작이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며 문필가이기도 한 그가 만 58세에 쓴 책이다.

     

    98세까지 장수하면서 40여 권에 이르는 저작을 남기고 노벨 문학상(1950년)까지 수상한 그의 인생 비결도 담겨 있는 듯하다.

     

     

    물론 ‘행복의 정복’은 지금과 80년 가까운 시차가 있어 책에 나오는 사회 상황에 대한 묘사는 약간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에 대한 통찰은 시간의 격차를 뛰어넘는다.

     

    철학자라고 이론만 가득하고 난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도 된다.

     

    도처에 저자 특유의 냉철한 지성이 번득이긴 해도, 청소년 시절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로 불행했으나 이를 극복하고 만년의 행복을 누린 저자의 체험이 바탕에 깔려 결코 공허하지 않다.

     

     

    “문명국가의 대부분 사람이 겪고 있는 원인 모를 일상적인 불행”을 다룬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 ‘행복이 당신 곁을 떠난 이유’는 불행에 대해서, 후반부 ‘행복으로 가는 길’은 행복에 대해서 썼다.

     

     

    불행의 근원을 찾는 전반부는 저자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불행의 시작임을 깨닫는다.

     

    스스로의 죄와 어리석음, 결점에 집착하는 청교도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외부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불행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자기도취나 권력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몰입의 해악을 보여 준다.

     

    집착이나 걱정, 질투 등 불행의 흔한 원인들, 그리고 거기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알려 준다.

     

    권태를 두려워하며 끊임없는 자극을 추구하는 삶의 허망함을 되짚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단조로운 삶을 견디는 능력과 ‘생산적인 권태’의 중요성을 역설한 대목은 두고두고 되새길 만하다.

     

     

    후반부는 “행복은 무엇보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전제 아래 ‘행복으로 가는 길’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랑과 일, 폭넓은 관심이다.

     

     

    먼저 ‘사랑’은 안정감과 열정의 원천이다.

     

    “지나치게 강한 자아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호혜적인 사랑을 피워 나가야 한다.

     

    ‘일’은 기술의 발휘와 건설, 두 가지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일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폭넓은 관심’은 생업이나 주된 관심사 말고도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이는 일상에서 오는 긴장감을 푸는 열쇠다.

     

    또한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균형감각도 얻을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지성인의 충고는 정신의학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같은 길을 가는 한 선배는 항상 “환자는 모두 동토()에 사는 이들이다.

     

    봄바람으로 얼어붙은 땅을 녹여 꽃을 피우는 것이 치료”라고 말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생에 대한 관조가 가득한 철학자의 조언에 귀 기울이다 보면, 따뜻한 봄바람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반추하게 된다.

     


    신창규 대구정신병원 진료부장


     

    동아일보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고단한 세상 길잡이…
     
    ■ ‘마음을…’ 시리즈를 마치며
     
     

     

     

     

    ‘2008 책 읽는 대한민국’의 세 번째 시리즈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이 11일 막을 내렸다.

     

     

     


    4월 28일 1회 이영문 아주대의료원 정신건강연구소장의 ‘불안’(알랭 드 보통)으로 시작한 이번 시리즈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소속된 정신과 의사 3000여 명이 직접 선정한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4월 정신건강의 달을 맞아 전문의들이 독자의 시각에서 마음을 다스려 행복을 찾는 길잡이로 꼽은 도서들이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책을 선정하면서 크게 4가지 면에 중점을 뒀다.

     

    먼저 일상에서 경험하는 불안이나 분노 등을 제어하는 ‘감정 다스리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골랐다.

     

    자신을 돌이켜보고 행복한 자아상을 만드는 ‘자기 사랑하기’, 가정 직장 등 사회생활의 대인관계에 초점을 맞춘 ‘타인과 소통하기’, 마음을 다스리는 최종 목표 ‘행복 만들기’ 등에도 초점을 맞췄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  
    저자
    불안 알랭 드 보통
    분노가 죽인다 레드퍼드 윌리엄스 등
    화, 나를 미치게 만들지 마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거야 로버트 A F 서먼
    감정의 롤러코스터 클라우디아 해먼드
    행복한 멈춤 존 하리차란
    절망이 아닌 선택 디오도어 루빈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직장인을 위한 긍정의 힘 조엘 오스틴
    30년 만의 휴식 이무석
    굿바이 게으름 문요한
    거짓말의 진화 엘리엇 애런슨
    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 박진생
    5가지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노경선
    관계의 재구성 하지현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 양창순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How to be happy,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루보머스키
    해피어,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콧 펙
    현대인의 정신 건강 이동식
    옵티미스트, 행복한 선물 채정호
    뇌의 기막힌 발견 스티븐 후안
    마음의 감기 치료법 우울증 119 이민수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 신홍범
    느긋하게 걸어라 조이스 럽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안젤름 그륀
    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

     

     

    책 선정뿐만 아니라 서평도 모두 전문의들이 직접 썼다.

     

    현장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경험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이명수 서울시광역정신보건센터장은 “이번 시리즈는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보다 문제를 들어주고 충고하는 친구의 입장에서 기획됐다”면서 “경쟁 성취 우선주의의 사회에서 상처받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소개된 책들은 독자들에게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50대 남성 직장인은 “대입 스트레스로 우울증 초기 증세를 보이는 고교 2학년 딸에게 시리즈에 소개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선물로 사줬다”면서 “책 한 권으로 완치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책을 소재로 얘길 나눴더니 예전에 밝았던 딸과 대화하던 느낌이 들어 울컥했다”는 사연을 e메일로 보내 왔다.

     

     

     

    이 같은 반응은 서점가에서도 드러났다.

     

    이전까지 교보문고 광화문 본점에서만 선보였던 특별판매대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서울 강남점 목동점 잠실점으로 대폭 확대됐다.

     

    그뿐만 아니라 시리즈 중반부터는 지방 지점의 요청에 따라 교보문고 부산점 대구점 창원점에도 특별판매대가 마련됐다.

     

    교보문고의 차복희 북마스터는 “추천 도서들 가운데 출간 시기가 꽤 지난 것도 있었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면서 “고객들의 고민과 감성을 적확하게 짚어 교보문고 내에서도 사랑받는 테마 판매대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23일부터 ‘여행길…’ 연재

     

     

     

     

     

    ‘2008 책 읽는 대한민국’은 올해 ‘새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30선’ ‘인문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 30선’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에 이어 23일 새 시리즈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네 번째 시리즈는 여행 작가들이 추천하는 ‘여행길, 배낭 속 친구가 되어주는 책 30선’입니다.

     

    권삼윤 김남희 조창완 등 인기 여행작가 10명이 자신의 소중한 여행 친구인 책들을 소개합니다.

     

     

    정양환 기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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