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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삼모일, 호남행KTX<칼럼사설수필> 2015. 2. 9. 09:30
<칼럼> 조삼모일, 호남행KTX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이 있다.
“말장난이나 잔꾀로 남을 속이는 것”을 말하거나 여기에 넘어가는 원숭이처럼 어리석은 사람이나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 “세 가지 대신 한 가지를 얻고 좋아하고 박수를 친다.“는 의미의 ‘조삼모일朝三暮一’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듯하다.
KTX 대전우회 논란으로 전남북·충북 VS 충남·대전 간에 극심한 갈등을 빚자 국토부가 내놓은 최종안이 오히려 운행편수 축소와 환승불편을 가져왔는데도 일부 전남북 정치권과 자칭 행정전문가들이 박수를 치고 환영하는 어처구니기 때문이다.
올해로 호남 KTX 개통 11주년이 됐다.
그러나 전용선이 아닌 기존철도로 다녀 속도가 느렸는데 호남고속철 전용선이 올 4월 개통되면 서울~익산이 66분으로 단축된다.
국토부는 전용선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운행계획안을 공개했다.
호남·전라선 운행편수를 기존 62→82회로 20회 증편하지만, 증편 18회는 서대전을 우회하는 계획이었다.
즉 64회만 오송에서 바로 진입할 계획이었다.
이에 전남북 정치권과 행정 및 주민들은 “서대전 우회는 고속철이 아니라 저속철이다.”며 “오송·남공주를 거쳐 익산으로 운행해 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
서울-오송-익산까지 66분이 걸리는데, 서대전 우회는 45분이 늘어난 111분이 걸려 기존 철도 115분에서 4분 단축을 위해 9조를 투입했는가라며 항의했다.
서대전 우회는 기존 철도를 이용해야 해 3백∼4백㎞/h인 시속이 2백㎞/h로 줄기 때문이다.
시간절감과 교통편익 등 경제효과가 없으며 전용선 개통효과를 누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충남·대전권은 “호남인이 많이 사는 ‘서대전’과 국방에 특수성이 있는 ‘계룡‘ 주민을 KTX에서 소외시킬 수 없다”는 견해다.
지역갈등이 극심하자 국토부는 용산~오송~광주는 주말기준 하루 44→48회로, 용산~오송~여수는 18→20회로 총 6회 증편하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또한 서대전 우회노선은 기존 18편을 유지하되 계룡·논산을 거쳐 익산까지만 운행해 익산에서 호남·전라선 KTX를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
즉, 오송에서 직접 진입하는 ‘호남권 운행’은 하루 62→68회로 6편의 증편만 가져와 당초 82편으로 20편을 늘리고 그 중 18편이 ‘서대전을 우회’하는 안에 비해 14편이나 줄었다.
특히 60만 출향호남인을 비롯한 대전권 주민과 전남북간 환승불편만 초래하고 국방요충인 ‘계룡’에 대한 배려가 없는 등 ‘조삼모일’식 수정안으로 호남 정치권과 행정의 ‘전략실패’다.
<수도권 이용객은 ‘오송’을 통한 KTX>로, <대전 이용객은 ‘서대전’을 통한 KTX>를 이용하면 수요에 따라 오송과 서대전 우회편수가 정리될 텐데 ‘충동적 대응’으로 무엇을 얻었는가?
오송을 통한 운행편수는 별 차이가 없고, 서대전과 수도권 통행은 18편으로 변함없는데 서대전과 호남권 통행만 막아 전체 운행편수만 14편이나 줄고 익산에서 환승불편과 호남·전라선 고속철을 기다리느라 시간과 경비를 허비할 수밖에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대전권과 전남북 주민이 입는다.
운행편수 축소와 소통장애 및 환승불편 외에 무엇을 얻었는가?
그런데 ‘대승적 차원의 수용(?)‘은 무엇인지?
호남주민은 수도권 뿐 아니라 대전을 오갈 기회도 많다.
차라리 당초 계획안을 받아들이고 대신 경부선에서 서대전-계룡-논산까지와 천안-공주의 전용선 건설이나 직선화 요구가 훨씬 합리적인데 ‘충동적 갈등표출’로 엉터리 결과를 가져왔다.
서대전 18편도 익산에서 멈추지 말고 달리게 하자.
그만큼 증편(이익)일 뿐 아니라 대전권과 교류에도 도움이 된다.
경향각지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전국 고속철 시대’도 멀지 않다.
눈곱만큼도 미래를 내다보지 않다가 ‘조삼모일朝三暮一’의 결과를 가져와 한심함을 금할 수가 없다./편집위원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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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삼모일, 호남행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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