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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전시관, 이상한 근무(?)...))<칼럼사설수필> 2007. 3. 29. 14:14
황당한 전시관, 이상한 근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망양보뢰(亡羊補牢)라 하는데 '어떤 일이 있고 난 뒤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병이 나서 죽은 뒤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말도 있다.
그런데 익산시의 마구잡이 전시관 건립은 '소 잃고 외양간 안 고치기'나 '외양간 허물기'를 넘어 '외양간 팔아먹기' 수준이다.
전말은 이렇다.
익산시에는 3대 골칫덩이가 있다.
'농수산물시장과 보석박물관, 입점리전시관'이다.
목천동 '농수산물시장'은 입지선정을 잘못하면 두고두고 혈세부담이 되는 표본이다.
왕궁면 '보석박물관'은 수십명이 근무하나 여전히 파리만 날린다.
웅포면 '입점리전시관'은 더욱 심각해 한 달 입장료 수입이 20만원 정도다.
이후 세운 '왕궁리전시관'과 금마 서동공원의 '마한관'은 가관이다.
유물도 없는데 일용직을 포함해 14명이 1년째 빈 건물에서 근무하는 '황당한(?) 전시관'이 됐다.
익산에는 원대박물관과 미륵사지전시관, 보석박물관, 입점리전시관에다 왕궁리전시관, 마한관 등 6개 전시시설이 세워졌다.
왕궁리전시관은 148억여원을 들여 2005년 9월 준공됐다.
여기에 작년 3월 사적지관리사업소가 설치돼 청원경찰을 포함해 8명이 근무한다.
유물도 없고 시설준공도 늦어진 빈 건물에 1년을 근무하는 진풍경이다.
출토유물 인수협의가 문화재청이나 전주박물관과 진행되나 쉽지 않다.
빈 건물 근무기간이 2년에 가까울 전망이다.
더구나 마한관은 '예산낭비를 위한 사업'인지 모르겠다는 반대에도 착공했다.
전시시설이 부여. 공주나 경주보다 많아 집중화. 대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무시됐다.
'탑과 사찰, 고분과 공원 및 저수지'마다 전시관을 세운다면 추후 얼마나 더 세워야 할지 모른다며 마한관을 세우면 백제관, 고려관, 조선관, 한국관도 있어야 할 것이고 입점리고분전시관이 있으니 쌍릉전시관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는 비판도 받았다.
결과는 뻔한데 공직자의 간 큰 배짱(?)이 놀랍다는 조롱까지 받아가며 40억원을 들여 마한관을 세웠다.
마한(馬韓)은 기원전부터 AD 4세기까지 경기도와 충청도 및 전남북에 분포했던 많은 정치집단을 통칭하는 말로 익산시가 특별한 대표권도 없다.
그런데 '마한관'도 모형 외에는 유물도 없는 빈 건물을 6명이 지키는 '이상한 근무(?)'가 계속된다.
유물구입비를 확보했으나 부여와 용인 박물관에서 대거 사들이는 바람에 마한유물이 바닥났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무엇이 급해 평당 1천만원을 들인 왕궁리전시관이나 마한관에 직원부터 근무하는지?
두 개 전시관에 인건비만 연간 3억원 안팎이고 관리비는 별도다.
주말은 문을 닫은 채 청원경찰만 근무한다.
전시관 문제만 나오면 익산시민들은 거침없이 "도둑#들!" 이란 말을 내뱉으며 '콩고물론'까지 나올 정도로 건립배경까지 의구심도 표시한다.
사전예방문(死前豫防文)을 무시하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도 효과가 없다.
언제까지 빈 건물에 계속 근무할 것인가?
"외양간 팔아먹는다"는 비난이 확산되기 전에 청원경찰만 배치하고 철수해야 한다.
유물을 확보한 후 근무해도 늦지 않다.
익산시 행정을 보노라면 黃河의 흙탕물이 맑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나을 듯
싶다. <2007. 04. 03. 火>
/익산 취재본부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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