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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보는 미래-미래학 20선>논술(설.문)독서도서詩소설수필연설 2007. 1. 7. 11:32
<새해에도 ‘책 읽는 대한민국’입니다…미래학 20선>
그림=최남진 기자이 시리즈는 2005년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을 시작으로 ‘21세기 신고전 50권’ ‘열아홉 살의 필독서 50권’ 등을 소개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자녀교육 길잡이 20선’ ‘세계화 이해하기 20선’ ‘흥미진진한 역사읽기 30선’ ‘리더십을 위한 책 20선’ 등 다양한 테마의 책을 서평 형식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되 좀 더 다채롭고 새로운 테마로 다양한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활자들이 만나 책장 가득 펼쳐 보이는 세계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합니다. 풍성한 정보, 깊이 있는 사유, 무한한 상상력…. 댄 브라운의 인기소설 ‘다빈치 코드’는 세계를 열광시켰지만 이것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다빈치 코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의 지적 상상력에 대한 갈증을 소설만큼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책(소설)과 영화라는 장르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지적 욕구를 자극하고 탐구력과 상상력을 키워 주는 데 책만 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최근의 통합논술 열풍도 결국 청소년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다면 공허한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지적 바탕을 쌓지 않은 논술 교육은 자칫 글쓰기의 테크닉 훈련에 함몰될 우려가 큽니다.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은 개인의 교양이나 지적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 시대의 예술과 문화, 산업을 선도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모두 책에서 나옵니다. 21세기의 총아로 떠오른 디지털 문화 콘텐츠도 풍요로운 책읽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책은 고리타분한 게 아니라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매체입니다. ‘책 읽는 대한민국’ 시리즈 역시 2007년 한국의 미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올해의 첫 순서를 ‘앞서보는 미래-미래학 20선’으로 정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해당 분야의 양서 추천과 서평 집필에는 경제 경영 자연과학 출판 등 여러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새해 아침, 미래학 분야의 양서들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시길 바랍니다.
동아일보------------------
<1>미래생활사전
《“우리는 언어 전망가이자 예측자이다. 우리는 기존 사전에 받아들여지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한 단어와 숙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시간의 화살이 1990년대를 관통하고 있던 어느 날. 2006년 대한민국 백주 도로는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점령할 것이며 휘청거리는 서울의 밤거리는 대리운전사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페이스 팝콘. 그는 봄바람처럼 변덕스러운 유행들 사이에서 10년 이상 지속될 트렌드를 짚어내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영 전략을 조언해 주는 트렌드 분석가다.
그는 소포를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퀵서비스와 술을 잔뜩 퍼마신 파티에서 자신을 집에 데려다 줄 출장운전사가 등장할 것임을 10년 전에 예측해 세상을 놀라게 한 ‘마케팅의 노스트라다무스’이다.
페이스 팝콘이 쓴 재기발랄한 미래서 ‘미래생활사전’은 미래를 꿈꾸는 자들의 애장서다.
미래 사회에서 사용될 만한 단어를 만들어 ‘사전’이라는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불확실한 미래를 가로지르는 메가트렌드의 지형도를 그리는 데 더없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보통의 예언서는 처음엔 흥미를 끌다가도 시간이 흐르고 예측이 빗나가면서 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일쑤지만, 이 책의 진가는 해가 갈수록 더 빛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미래 신조어가 하나둘씩 실생활에 등장할 때마다 독자들은 다음 세대가 책장에 꽂아둘 사전을 미리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이 책은 노화, 신종 직업, 텔레커뮤니케이션 등 35개 주제에 따라 제시된 1200개의 키워드를 통해 미래에 대한 모자이크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그가 이 책에서 보여 주고 있는 미래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문화되고 개성이 넘치는 개인주의 사회’라 할 수 있다.
미래엔 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이 생산되고, 이를 위해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것이며, 사회문화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잡지는 독자가 주문한 콘텐츠로 채워진 마이거진(Mygazine) 형태로 바뀔 것이며, 개인 웹 페이지를 관리하고 가꿔 주는 ‘웹 정원사’라는 신종 직업이 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 사전에 실린 모든 단어가 미래에 반드시 등장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페이스 팝콘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요구르트 도시’를 만들 것이며 야생동물을 자연 서식지로 돌려보내는 ‘야생동물 복귀 훈련가’가 등장할 거라고 예측하지만, 그런 단어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그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단어’라는 나무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라는 숲을 본다면,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할 테니 말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생각의 속도를 앞서고 있는 요즘, 미래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뒤적여 보시라.
두서없이 읽어도 재미있는 이 책에서 영롱한 상상력의 결정체들로 이루어진 ‘언어의 정원’을 산책해 보시기 바란다.
단어의 나무에 물을 주고 미래라는 숲을 가꿀 몫은 당신에게 있으니까.
정재승 KAIST 바이오 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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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이미 시작된 20년 후
《“당시 세계의 지도자들이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인 생각을 했다면 우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불황, 수백만 명의 죽음, 반세기에 걸친 세계의 혼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놀랄 일 많은 2030년을 대비하라
2003년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피할 수 없는 놀랄 일(Inevitable Surprises)’이다.
미래예측 전문가인 저자는 2030년까지 어떤 놀랄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내다볼 수 있으므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앞으로 25년간 일어날 일들을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저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미래의 뿌리는 바로 오늘의 경향과 흐름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사례로 2001년 9·11테러를 든다.
그날의 테러 공격은 역사상 가장 잘 예측된 것이었지만 미국 관리들이 그것을 무시해 비극을 자초하고 말았다는 설명은 ‘피할 수 없는 놀랄 일’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저자가 안내하는 2030년의 세계로 떠나 보자.
세계적으로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일어나 중국 청년들은 일자리와 신붓감을 찾아 미국으로 떠나고, 이슬람 청년들 역시 유럽으로 이주한다.
2025년 유럽 주요 국가에는 대규모의 이슬람 사회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유럽 사회에 융합되지 못한 채 그들끼리 살게 되므로 유럽의 모든 도시가 이슬람교도 빈민굴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세계 질서는 ‘불량배 슈퍼 파워’가 된 미국이 주도한다.
그러나 미국의 예전 동맹국들이 미국을 거부하는 행동은 더욱 확산되어 미군은 오키나와, 괌, 독일, 중동지역의 모든 미군기지에서 철수하게 된다.
많은 나라는 법과 질서의 국제적 토대를 발전시키는 데 동참하면서 번영을 누릴 테지만 또 다른 많은 나라는 테러, 종교분쟁, 정치부패, 인종갈등, 마약, 에이즈 따위에 시달리며 비참한 운명을 맞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의 반란이 예상되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종교전쟁이 다가오며, 멕시코는 마약전쟁, 아프리카는 에이즈전쟁으로 시달린다.
그러나 인류는 과학기술의 일대 약진으로 미래의 번영을 담보한다.
2030년이 되면 생명공학의 발달로 70대의 사람들이 오늘날의 젊은이처럼 공공연하게 팔짱을 끼고 걷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2030년쯤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특이점은 컴퓨터가 매우 영리해져서 인간의 능력을 앞서게 되는 시점을 뜻한다.
저자는 이런 피할 수 없는 놀랄 일 때문에 25년 뒤 인류는 역사상 세 번째 대변혁의 시기로 접어든다고 전제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제시한다.
그 하나가 창조적 파괴다.
창조적 파괴에는 불가피한 사회적 혼란, 안전한 생계수단의 포기, 긴밀한 인적관계의 단절 등이 수반된다. 보수화 추세인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 그의 처방에 공감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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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디지로그
《“퓨전 기술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한 디지로그의 새 문명 현상으로 발전되고, 이 사회를 초기정보사회가 일으킨 IT 거품과 부작용이 개선된 후기정보사회로 전환시킬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상극적인 것이긴 하지만 이항 대립이 아니라 상호 보완으로 상생의 길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자와 이미지의 상생,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상생, 책에서도 21세기의 화두는 역시 상생이다.”
새 천년 벽두에 필자가 한 일간지에 쓴 칼럼의 일부다.
그런데 이 칼럼을 쓰고 나서 나는 담당 기자에게서 “아날로그 책에 대한 당신의 애정은 알겠는데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는 그만 써라. 아날로그와 디지털 중에서 누가 이길지는 자본이 이야기해 주지 않겠느냐?”는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당시는 종이책은 사라지고 전자책이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어이없는 논리가 팽배했을 때였다.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MS리더’라는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으며 모바일 시장을 또다시 평정하겠다고 야심을 내보이던 때라 디지털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것이란 예견을 의심 없이 퍼뜨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문명을 냉철하게 바라본 이가 없지 않았다.
‘디지로그’의 저자 이어령 씨는 “이항 대립 체계로 이루어진 갈등과 배제의 ‘한 손 원리’가 아닌, 시간과 공간, 자유(경제-자유 경쟁 원리)와 평등(정치-더불어 사는 평등 원리), 정신과 물질, 생명과 기계, 문명과 자연, 남성과 여성의 이질적 상극 패러다임을 ‘두 손 원리’로 극복하자”고 주장했다.
‘두 손 원리’는 상생이요, 퓨전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또한 힘을 합해 제3의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삭힌’ 것이다.
발효식품인 김치 같은 것이다.
이제 그것에 저자는 ‘디지로그’라는 당당한 문패를 달아 주었다.
따라서 ‘디지로그’는 무엇보다 인간주의 선언으로 읽힌다.
인간은 환경 순응의 동물이 아니다. 무수한 난관이 있었지만 인류 역사상 인간은 단 한번도 기술에 종속된 적이 없다.
오히려 격동기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한 단계 진전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디지털 기술이라고 다르겠는가?
인간은 이미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전방위적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저자는 비빔밥을 즐겨 먹고 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인이 감동과 행복을 나누는 관계기술(RT·Relation Technology)의 따뜻한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데 가장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젓가락이 뜻하는 바는 상호 의존성과 관계를 중시하는 배려의 정신이다.
정보기술(IT) 혁명은 완성은커녕 이제 겨우 발아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혁명이 과연 어느 방향으로 진척될지, 아니 어느 방향으로 완성해 나가야 할지 냉정하게 사고해야 한다.
그렇게 사고하려는 사람에게 ‘디지로그’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더구나 이 책은 한국인이 쓴 매우 드문, 그러면서도 수준 높은 미래 예측서가 아닌가?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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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래시나리오
《“분명하게 구분된 기술 생태계를 선택하는 이점은 그 영역의 가치와 특성에 맞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그러면 생태계의 일원들이 새로운 기술이 영역에 맞는지 힘들이지 않고 판단한다.”》
미래를 안다는 것.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완전히 미래를 알아낼 방법이 있을까.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미래를 알고 준비하기를 갈망한다. 그 점이 인간의 문명을 진보시켜 왔다.
이 책은 미래를 알기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찾아간다.
미래의 기술 수요를 중심 주제로 내용이 전개된다.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분들에겐 주의를 요하기도 한다
100만 명이 한 건물에 사는 세상은 과연 가능한가. 이 책에서는 가능하다고 본다.
일본의 공학자들이 이런 건물을 만들어 도쿄(東京) 앞바다에 띄울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만약 초(超)기술로 그런 크기의 건물을 지은 뒤 배에 실어서 태평양에 띄울 수 있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부동산 문제는 이런 초기술로 접근하면 풀리지 않을까.
미국에서는 초기술 건축술이 발달하면 그런 세상이 당연히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기야 지금보다 1000배의 성능을 지닌 반도체 기술이 속속 등장하는 세상이다.
물론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은 최근의 일이지만 세상 속의 기술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신속한 속도로 진행되는지도 모른다.
공동 저자인 조엘 바커와 스콧 에릭슨은 이렇게 강조한다. 자유정신과 이동성(移動性)을 향한 욕구가 초기술의 개발로 가능해진다
고. 환경, 전기, 우주, 생명공학 분야에 있어 미래 기술의 변화를 트렌드적으로 설파한 것이다.
그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 항해하게 될 바다이다.
인간의 창의력에 의해 생태계는 변화하고 인간의 연구력에 의해 미래의 기술 지도가 새롭게 그려진다고 한다.
효율을 향한 인간의 노력은 아름답고, 또한 자연을 지키는 목동으로서의 인간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DNA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국의 모리스 윌킨스, 미국의 제임스 잡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이야기도 전개된다.
또한 영국의 대기과학자 제임스 러브록과 미국의 미생물학자 마굴리스가 개발한 가이아 이론(지구는 스스로 생존 능력을 지닌 생명체라는 이론)을 토대로, 지구의 기본 요소는 진화와 경쟁이 아니라 유기적 과정의 결과라는 내용도 소개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치밀하게 전개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물질만을 중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말한다.
인간의 꿈, 희망, 목표, 공포와 같이 인간 내적인 면모를 살펴보고 다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인간의 능력을 이해하기 전에는 진정한 인간의 잠재력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대목에서는 이 책이 단순한 미래 과학, 문명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이상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김준성 연세대 취업정보실 부실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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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인드 세트
《옳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은 마음의 족쇄다.
기대했던 일은 언제나 더디게 일어난다.
우리의 예상은 언제나 속도위반을 범한다.》
존 나이스비트를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반열에 올려놓은 책, ‘메가트렌드’가 출간된 지 24년이 흘렀다.
그는 이미 ‘메가트렌드’에서 1980년대의 시각으로 21세기에 발생할 거대한 조류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 후 20여 년간 나이스비트는 활발한 저술과 강연을 통해 인류의 미래상을 전파해 왔다.
‘메가트렌드 아시아’, ‘메가트렌드 2000’ 등이 그 산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2006년 말, 돌연 ‘마인드 세트’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미래학의 대가답게 이번에도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방식은 변했다.
메가트렌드 이후 20여 년간은 자신이 상상한 미래를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데 치중했다면, 마인드 세트에서는 아예 자신처럼 미래를 보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마치 그동안 고기를 직접 낚아 줬지만 이제부터는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듯 말이다.
마인드 세트란 우리의 생각을 관장하는 소프트웨어다.
어떤 마인드 세트를 가졌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따라서 자신만의 마인드 세트를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이스비트의 책 ‘마인드 세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전반부에서는 11개의 마인드 세트에 대해 언급하고 후반부에서는 전반부를 응용해 21세기의 첫 50년을 조망한다.
나이스비트가 제시한 11개의 마인드 세트를 요약하면 결국 ‘미래를 보려면 객관적인 현재의 데이터를 재료로 삼되 직관과 상상력을 동원하라’는 한 문장이 된다.
많은 사람이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외형은 변하더라도 본질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살만 루슈디가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카슈미르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듯이 과거 현재 미래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직물과도 같다.
또 르네상스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초의 헬리콥터와 비행기 모형을 설계한 후 실제로 인간이 하늘을 나는 데에는 약 50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당장 일어날 것처럼 보이는 변화도 실제로는 한참 후에 일어난다.
결국 미래에 세계가 나아갈 방향과 역사적인 전환점의 실마리는 언제나 과거와 현재에 놓여 있는 셈이다.
따라서 세상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재에 무엇이 내재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나이스비트는 특히 현재를 들여다보는 데 가장 좋은 도구인 신문을 통해 미래에 대한 스케치를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미래를 다룬 책을 읽고 점쟁이를 찾는 이유는 남들보다 앞서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스비트의 신간 ‘마인드 세트’는 정작 미래에 대한 속 시원한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마치 월드컵을 앞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족집게 과외가 아니라 체력훈련에 집중했던 것처럼 미래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마인드 세트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꼭 맞는 처방이 아닐까?
김진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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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미래를 읽는 기술
《하나의 미래만을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무용하다. 우리는 가능성 있는 여러 미래의 모습들을 시나리오화하여 각 시나리오에 맞는 전략적 대비를 해놓고 있어야 한다.》
15년 전에 내다본 ‘IT한국’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래의 발생 가능한 모습들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미래학자 중 한 사람인 피터 슈워츠는 시나리오 방법론이 미래 예측에서 왜 유용한지를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고 읽기 위한 논리와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얘기해 준다.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발간시점인 1991년 당시 15년 후를 내다본 2005년 무렵의 세계 예측 부분이다.
과연 그는 어떤 것들을 예측하였을까?
우선 그는 통일된 독일이 세계에서 막강한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독일은 지금까지도 통일의 후유증으로 경제사회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술 진화에서는 미국의 기술 패권이 한국과 같이 교육열이 높은 국가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 예측은 놀랍게도 적지 않은 부분에서 현실과 일치한다.
한국은 2000년대부터 정보기술(IT)에서는 세계를 선도하고, 생명과학기술과 나노기술에서 큰 잠재력을 보여 왔다.
또 저자는 세계가 이데올로기 대신 실용주의로 무장할 것이며, 세계를 누비는 신세대들이 등장하여 국가의 경계를 허물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 예측은 15년이 지난 지금 거의 다 들어맞고 있다.
그는 2005년 무렵의 세계 모습으로 3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신(新)제국’ 시나리오에서는 무역 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국가들이 경제통합을 시작으로 복합국가 형태를 띤 파워블록을 형성할 것임을 예측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신제국 중 미국과 일본의 연합파워블록, 러시아와 독일의 연합파워블록이 세계 변화를 리드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는데, 이는 현재의 상황과 거리가 멀다.
‘시장지배의 세계’ 시나리오에서는 경제논리가 무엇보다 우선하며, 대기업보다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소기업들이 경제의 주체가 되리라고 예측했다.
가장 어두운 시나리오인 ‘진보 없는 변화’에서는 빈부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인간이 기술의 노예가 되는 암울한 미래를 내다봤다.
피터 슈워츠는 2005년의 한국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그는 “2005년경 한국은 IT 글로벌리더가 될 것이고, 특히 자라면서 IT를 체화한 한국의 어린 세대가 글로벌문화를 리드하는 주체로 부상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1991년 당시 인터넷이 등장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한 예측이다. 반면 한국과 관련해 터무니없어 보이는 예측도 있다.
그는 미국의 공교육이 완전히 붕괴됐다면서 2005년 무렵에는 미국의 어린이들이 한국으로 보내져 한국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에게는 쓴웃음을 짓게 하는 예측이 아닐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는 현실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이며, 미래가 더욱 불확실해진다는 것이다.
이럴 즈음 지금부터 15년 전에 우리의 현재를 내다본 재미있고 대담한 예측들로 가득 찬 이 책의 가치는 더욱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최항섭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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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프리에이전트의 시대
《수많은 미국인이 산업혁명의 가장 영구적인 유산 중 하나를 포기하고 있다. 바로 직업이다. 그리고 새로운 노동방식을 찾아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미래에는 노동과 생활방식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까.
이 책은 조직은 여전히 건재할 것임에 틀림없지만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하나의 강력한 트렌드가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본다.
조직을 떠나 자신의 지식과 재능 그리고 인맥을 바탕으로 삶을 꾸려가는 초소형 사업가가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프리에이전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미국의 노동시장과 생활방식을 조용히 바꾸어 놓고 있으며, 범세계적인 현상의 하나로 급속히 자리 잡고 있다.
산업혁명의 영구한 유산 가운데 하나는 정규직 직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노동방식을 찾아서 떠나는 새로운 노동계급이다.
여기에는 임시직이나 계약직처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선택을 강요받은 사람들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지 않고 적절한 위험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과 여가, 그리고 가정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초소형 사업가들도 있다.
저자의 추산에 의하면 미국만 하더라도 350만 명의 임시직, 1650만 명의 단독업자, 그리고 1300만 개의 초소형 사업체가 존재한다고 한다.
총 3300만 명의 프리에이전트는 이미 미국인 노동자 4명 중 1명이나 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왜, 이 같은 현상이 미래의 뚜렷한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될까.
우선은 컴퓨터를 비롯한 생산수단의 가격이 무척 싸졌기 때문에 과거에는 어느 정도 규모의 기업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생산수단을 개인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조직인간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도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중심의 사회가 본격화됨으로써 지식의 창출만으로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추세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실제로 ‘영원한 현역’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젊은 날 직업 세계를 통해서 제대로 준비를 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은퇴 이후에는 e러닝(learning) 등을 통해 한편으로는 학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얼마든지 파트타임 작업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저자는 프리에이전트의 미래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은퇴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적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자의 주장처럼 미래는 조직원과 조직이 맺는 계약의 속성과 본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해 갈 것임에 틀림이 없다. 계약은 점점 장기에서 단기로 바뀌어 간다.
이것은 개인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책임을 지면서 살아가야 함을 뜻한다.
당연히 준비된 자들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조건으로, 원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와 성공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프리에이전트가 그런 승리의 축배를 들 수는 없다.
대다수는 날로 짧아지는 고용관계 속에서 하루하루의 생계를 유지해 가는 것도 힘겨워할 것이며, 영원히 하류인생을 벗어날 수 없는 딱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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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미래교양사전
《뇌-기계 인터페이스 전문가들은 2020년경에 비행기 조종사들이 손 대신 단지 머릿속 생각만으로 계기를 움직여 비행기를 조종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게리보그, 블루투스, 신경경제학, DNA 컴퓨터, 인터넷 2, 피싱, 스마트 더스트, 전자 종이, 양자 원격이동….
이런 단어들을 아십니까?
아마도 이 중 절반 이상을 아는 사람이라면 미래의 기술 발전과 사회상에 대하여 관심이 많고 미래 예측에 조예가 깊은 편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20년 뒤에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이런 단어들을 흔히 쓰게 될는지도 모른다.
사실 20년 전에 누가 인터넷, 블로그, 이모티콘 같은 단어들이 지금처럼 널리 사용될 줄 알았겠는가.
언어는 진화한다. 우리의 생활이 바뀌고 새로운 사물이나 현상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기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 시대의 사전을 보면 그 시대의 문명과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21세기 전반부에 인류 사회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론, 아이디어, 지식과 관련된 단어들을 모아 미래의 교양 사전을 미리 편찬함으로써, 앞으로의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 주려 한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생명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 생명을 연장시켜 인구 구성 및 사회 조직의 형태를 바꿀 것이고, 정보통신 기술은 이미 많이 좁아진 세계를 더욱 밀접한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할 것이다.
이 두 기술의 발전에 나노 과학은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고, 어쩌면 예측하지 못했던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는 이처럼 미래를 결정할 기술을 토대로 앞으로 전개될 정치, 문화, 경제 및 사회의 변화에 대하여 다방면에서 예측한다.
이 책은 사전의 형태로 되어 있다.
그렇기에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된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지는 않는다.
사실 복잡다단한 미래 사회를 하나의 그림으로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혹 그린다고 하더라도 한쪽으로 치우친 매우 불완전한 그림이 될 것이다.
대신 이 책은 사전 형태로 369개의 키워드를 뽑아 백과사전식으로 설명함으로써 여러 방면의 관점을 다각도로 소개한다.
특히 각각의 키워드에 대하여 미래적 함의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나 한국 내의 특이한 사정도 설명하고 있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했다.
예를 들어 ‘제3의 문화’ 항을 보면,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두 문화의 분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제3의 문화’의 필요성이 제창된 연혁을 소개한다.
이어 대표적인 제3의 문화로 꼽히고 있는 인지과학, 복잡성과학, 진화심리학에서 최근 이루어지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괄목할 만한 학제 간 연구 성과를 설명한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과학기술자가 인문학 분야에 관심이 없고 인문학자들은 과학기술에 무지하기 때문에 제3의 문화가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지 모른다고 평하고 있다.
요점을 찌르면서도 세계와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꿰뚫는 혜안이 번뜩인다.
오세정 서울대 교수 물리 천문학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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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의 미래
《머지않은 미래에 경제학자들이 맞닥뜨리게 될 부 창출 시스템은 한계자원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무한한 자원이자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이 될 지식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디지털 혁명-세계화가 부른 제4의 물결
현재 개인과 기업, 조직, 정부 등 우리 모두는 격렬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의 가속화, 세계화의 물결과 그에 대한 저항, 중국의 부상과 에너지 및 환경 위기 등을 경험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이 책을 통해, 현재까지의 인간 역사를 부 창출 시스템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현재 우리가 겪고 있거나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현상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부를 그 형태가 공유든 아니든 일종의 소유라고 정의한다.
토플러는 부의 미래를 형성하게 될 심층기반으로 시간, 공간과 지식을 제시한다.
이 세 가지 기반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부의 창출은 폭발력을 가진다.
현재 우리는 세 가지 심층기반의 조화를 위해 나아가는 중이며, 이 과정에서 혼란과 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첫 번째로 시간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에 비동시화(de-synchronization)의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변화의 소용돌이와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제도, 기관, 조직 등의 저항으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불규칙해진다.
일례로 저자는 미국의 기업은 시속 100마일,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기관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세계기구는 5마일, 정치조직은 3마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은 1마일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비유한다.
각 조직의 속도가 동시화할수록 부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미래 도시는 ‘24/7(연중무휴)’ 영업방식이 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로 공간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지식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노동력과 비즈니스를 위한 장소를 창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아시아로 향하는 거대한 부의 이동이 이를 설명해 준다.
세 번째로 지식은 한계가 없는 무한한 자원으로, 네트워크 산업의 성장, 지식상품의 비경쟁성, 비획일화와 맞춤제품의 빠른 성장 등 기존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저자는 프로슈밍(prosuming)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개인 또는 집단이 스스로 생산(PROduce)하면서 동시에 소비(conSUME)하는 행위가 프로슈밍이다.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과 다이어트, 셀프서비스, DIY, 리눅스와 웹의 개발, 무료음악 파일 공유 등이 그 예이다. 프로슈밍을 통해 문화와 학습방식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돈을 벌고, 사업을 하고, 경제가 운영되고, 부가 창출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제3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이 지각 변동을 가져와 중국이 부상하고, 일본과 유럽이 정체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제도적 변화가 사회적 전환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비동시화는 미래의 부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미국마저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한국사회도 음미해 보아야 할 교훈이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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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소유의 종말
《탈근대 세계의 최종 단계에 이르면 자아는 관계의 단계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독립된 자아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더는 믿지 않는다.》
이 책의 원제는 ‘The Age of Access’, 직역하면 ‘접속의 시대’다.
한글 제목인 ‘소유의 종말’과 원제인 ‘접속의 시대’를 합치면 이 책의 주제가 그대로 제시된다.
저자는 근대문명, 즉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탈근대 문명 곧 접속의 시대로 세상이 바뀌리라는 점을 풍부한 사례와 일관된 논리로 지적한다.
여기서 저자가 사용하는 ‘접속’의 개념은 상당히 심오하다.
사이버 공간의 네트워크상으로 진입한다는 일반적 의미와 아울러 소유가 생략된 채 사용만을 추구하는 행위도 접속의 범주에 포함시킨다.
변화의 속도가 느리던 시대에는 소비자가 상품을 사서 소유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상품의 변화 속도가 빨라진 지금은 급속하게 바뀌는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는 데에 주로 관심이 있다.
이제 소유가 생략된 이용 행위, 즉 상품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접속하는 행위가 나타난다.
다양한 렌털이나 리스 서비스가 그런 예이다.
기업들도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이나 사무실을 소유하는 것을 피하고 이를 매각해 버린 뒤 임차해 사용한다.
비핵심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필요한 부분은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한다.
결국 기업에서도 유형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서비스에 접속하는 행위가 나타난다.
이처럼 접속이 중심이 되면 상품(하드웨어)은 접속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기업들은 제품은 거의 무료에 가깝게 판매하되 이 제품에 이미지와 문화를 덧붙여서 소비자로 하여금 이에 접속하도록 만듦으로써 사용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제 상품의 판매자-구매자 관계가 서비스의 공급자-이용자 관계로 바뀐다. 상품보다 서비스가, 생산보다 마케팅이 중시되는 시대가 된다.
나아가 다양한 고도의 서비스가 결국 체험과 문화라고 보면 탈근대의 시대에는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모든 콘텐츠의 거래’가 일반화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저자는 웹 2.0의 시대 곧 UCC(User Created Contents)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히 짚어 낸 셈이다.
접속을 통해 문화까지 거래 대상이 되면서 걱정스러운 움직임이 나타난다.
바로 생물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이 파괴되는 현상이다.
접속의 시대엔 문화가 상업화되고 획일화된다. 문화 미디어를 독점하는 다국적 기업도 나타난다.
이 책의 2부 ‘문화를 고갈시키는 자본주의’에서 저자는 이 문제를 폭넓게 지적한다.
결국 저자는 접속만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놀이와 체험의 공간을 시민교육이 마련해 특정 지역에 고유한 문화를 장려함으로써 문화의 획일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접속의 시대에는 전통적인 자립적 자율적 자아의식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인식되고, 관계성에 치중하는 다층적 인격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저자의 진단은 일면 오싹하기까지 하다.
인터넷 시대가 불러올 변화는 한창 진행 중이지만 아직도 멀었나 보다.
이 책은 미래와 탈근대에 대해 철학적 깊이까지 곁들인 다양한 화두를 제시하는 훌륭한 미래학 교과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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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새로운 미래가 온다
《이 책은 좌뇌형 재능을 가진 지식근로자의 영웅담이다. 그는 풍요와 자동화 같은 위기를 맞아 변화에 저항하지만, 결국 경계를 극복하고 우뇌형 재능을 연마하여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하는 새로운 사고를 갖기에 이른다.》
미래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술과 정보의 발달로 야기된 권력 구조의 개편, 글로벌 경쟁의 심화, 노동 시장의 변화 등이 개인과 조직과 사회의 가치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사회 경제적 요인을 풍요와 아시아, 자동화로 설명한다.
풍요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과거의 소비자처럼 가격이나 품질에 만족하지 않고 독특한 의미나 스토리에 매혹당한다.
풍요로움은 인간이 물질에 대한 기대를 그 기능보다 즐거움과 기쁨으로 이동시켰으며, 고도의 자동화 사회는 과거 블루칼라들이 당한 것처럼 화이트칼라들의 일자리를 삼켜버렸다.
예전에는 자동화로 인한 공장 근로자의 감소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법률 및 세무 신고를 대행해 주는 곳을 인터넷에서 싼 가격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논리적 직선적 체계적인 학습이나 사고를 지양하고, 감성적이고 선형적이며 예술적인 심미안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논리적인 좌뇌의 중요성이 줄고 감성적인 우뇌의 역할이 증대하게 된 배경을 경제와 사회의 세계화를 비롯해 인간 심리의 변화로 설명한다.
좌뇌는 팩트(fact)이고 본문이며 순차적이지만, 우뇌는 스토리이고 문맥이며 동시적이다.
이는 교수법에 대비해 보아도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이다.
정보화의 발달로 팩트의 가치는 떨어졌고, 지식 전달자의 역할보다 동기 부여자로서의 코치, 역할 모델로서의 멘터같이 감성적 임팩트를 통해 학생을 키우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의사, 한 번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사람 등의 능력이 모두 우뇌의 역할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한다.
덧붙이자면 산업 분야가 성장의 정점을 지나 분화되고 파편화된 형태로 나눠지는 현상도 언급해야 할 것이다.
단일 목표를 둘러싸고 경쟁하던 시장에서는 군대식, 목표 지향적 시각이 유효했으나 이미 세분화된 틈새시장에서는 시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학문 간의 통합과 새로운 조합이 더욱더 절실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처럼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능력을 저자는 하이콘셉트와 하이터치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하이콘셉트는 패턴과 기회를 감지하고, 예술적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며,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하이터치는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데다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하며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고 추구하는 능력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부터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대비해 온 미국 대학의 변화와, 관료주의에 갇혀 틀에 박힌 붕어빵 사고를 하는 학생들을 찍어 내는 한국의 교육 현실이 대비되는 것은 나만의 아쉬움은 아닌 듯하다.
우경진 수원대 교수·호텔관광경영학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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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류의 미래사
《사람들은 대개 한 종류의 일에 5년 정도 종사한 다음 학교에서 재훈련을 받고 또 다른 일자리에서 몇 년 근무한 뒤 두 가지 일을 번갈아 하며 자투리 시간에 세 번째 기술을 익히는 방식으로 살아갔단다.》
때는 서기 2200년. 지구축제일을 맞아 피터 젠슨은 열 살짜리 손녀 잉그리드 젠슨에게 홀로필름을 선물로 준다.
손녀는 그 필름 내용을 글로 옮겼으니, 바로 1995년부터 2200년에 이르는 젠슨 가문의 역사이자 인류의 역사다.
이 인류의 미래사를 ‘위조해 낸’ 저자 W 워런 와거 씨는 뉴욕주립대 교수로 재직한 역사학자다.
저자의 이런 이력은 여타의 미래학 도서들과 이 책을 구별 지어 주는 특징이기도 하다.
미래학이라고 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상에 바탕을 두어 미래사회를 예측하거나, 사회 문화 경제 트렌드의 변화를 전망하는 것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 책은 사상 경제 문화 정치 사회 분야의 미래상을 엮은 일종의 종합사이자 전체사에 가깝다.
편지, 칼럼, 공문서, 일기 등의 ‘미래 사료(史料)’를 멋지게 위조해 내 개인의 일상과 감정의 영역까지 세밀하게 구성해 낸 솜씨가 놀랍다.
이 범상치 않은 역사학 실험실 속 지구의 역사는 극단적 자본주의 체제가 전 세계를 석권한 1995년부터, 인류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2044년의 제3차 세계대전, 그 뒤를 이은 전 지구적 사회주의 체제의 탄생과 붕괴, 아나키즘 공동체 사회가 된 2200년으로 이어진다.
가장 가까운 미래의 모습은 끔찍하다. 중산층이 완전히 무너지고 양극화가 심화되며 12개의 초거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휘두른다.
급기야 2038년부터 2043년 사이에 전 지구적 대공황이 발생하고 대부분 국가의 실업률은 50%에 달한다.
지구국가연합에서 탈퇴한 미국을 지구통합사령부가 공격함으로써 3차대전이 일어나 1년 내에 72억 명이 사망한다.
전후에는 세계연방이 종족주의, 자본주의, 성차별주의 근절을 목표로 통치하지만 2147년 선거에서 ‘작은당’이 제1당이 됨으로써 세계연방체제는 무너진다.
이때 부활한 올림픽 경기가 ‘국가대표선수’들의 경기가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놀이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인류는 정부 없는 지배의 꿈을 실현하려 한다.
저자가 그린 지구 200년의 미래사를 요약하면 자본주의의 모순이 극대화되어 3차대전이 일어나고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서며 결국 아나키즘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이라는 ‘서양 근대의 기획’을 주제 삼아 행한 거대한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치적 사회적 상상력은 오늘날 우리가 근대라 일컫는 대략 18세기 이후부터 정지되어 있는 셈인가?
잉그리드 젠슨의 목소리를 빌린 저자의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이 점 또한 잊으면 안 되겠지요.
우리의 이 모든 노력은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아니면 공동체주의를 이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세계 질서를 위해 살지 않습니다.
세계 질서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요.
세계 질서는 이 가없는 존재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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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메가트렌드 코리아
《다양, 창조, 모험성이라는 특징을 지닌 디지털 경제 패러다임이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산업, 소비자, 여성이 발전의 중심이 될 것이며, 그 조짐은 이미 시작되었다.》
미래 예측은 사물이나 국가 혹은 추상적 개념인 문화라는 현상에 대해 사주풀이를 시도하는 것이다.
많은 서적들이 미래 예측이라는 화두를 껴안고 서점가의 권장 도서 목록에 포진해 있으나 지나치게 전문적인 서술 또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 의존함으로써, 평범하지만 의욕적인 독자들의 기대를 외면하곤 한다.
‘메가트렌드 코리아’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운세의 흐름을 짚어 들려주되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과 깊이에서 차별화된다.
중산층 약화에 따른 거주 공간의 차등화부터 동북아시아의 다자주의화에 의한 정세 변화까지 다양한 소재를 제시한다.
여러 분야에 걸친 수백 명의 전문가들이 과학적이고 학문적으로 분석한 결과답게 현상에 대한 배경과 해설이 논리적으로 부합돼 신뢰를 준다.
주술적 예언이 아닌 직관적 창의성을 사용한 설득력 있는 전망을 바탕으로 앞으로 수십 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사주풀이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인 한국인이 오랜 정착 생활로 인해 억눌려 있다가 세계화와 디지털 혁명을 계기로 다시 피어난다는 당위론은 인상적이다.
이 책은 기존 제도의 붕괴를 역설한다.
정보혁명과 세계화는 사회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본과 노동은 국경을 넘어서 ‘신중세주의’ 질서에 편입된다.
필요에 따라 기업과 사람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연극단 형식의 유목화가 활성화돼 소비 노동 여가 예술에서 고루 나타난다.
접속 문화의 발달과 자유화는 모든 구성원들의 관계를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만든다. 평생직장과 직업의 종결은 물론이고 ‘백년해로’ 대신 필요에 따라 합치고 헤어지는 결혼 개념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소위 ‘잡노마드’로 불리는 재능 많은 멀티플레이어들이 영역을 넘나들며 각광받는 동안 사회불평등은 심화된다.
이 책에 제시된 20개의 주제는 서로 독립적으로 보이나 집단보다 개인의 비중이 강화되는 일관된 현상을 바탕으로 한다.
정보와 지식이 통제력을 상실한 채 무한 공급되는 사회에서 정해진 기간의 학교 교육은 무의미해지고 개인의 역량은 평생 무한 팽창할 수 있다.
여기에 정보기술(IT)로 대표되는 통신 혁명이 개인들을 네트워크로 연결지을 때 정치 경제 종교 교육 가족으로 규정된 현 제도들은 무기력해진다.
중산층의 붕괴는 어쩌면 정보획득 및 활용 역량에 따라 사회 계층이 세분화된 결과일지 모른다.
출렁이는 부동산 시장은 지식과 정보의 독점을 더는 정부에 양보하지 않는 개인들이 연합해 제도에 대항하는 것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이 책은 ‘틀리면 말고’ 식의 예언서가 되는 우매함을 피한다.
그 대신 미래의 거시적 흐름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개인마다 긍정적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재료로 활용하도록 독려하는 지침서를 자청한다.
광범위한 주제를 나눠 분석하는 것은 산만해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책에서는 개체의 융화와 경계의 모호성이 부각되는 시대의 도래를 다양한 주제로 제시한다.
이우경 항공대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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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What's Next? 2015
《기술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진척되었고, 맞춤 아기가 탄생하기 전에 약물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아이가 보다 영리하길 바란다면 알약 한 알만 먹이면 충분할 것이다.》
미래의 변화는 중대한 큰 변수에 의해 기인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변화가 중층적으로 이뤄지므로 어느 한 사람이 미래 전체를 예측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의 특징은 미래의 변화하는 환경을 예측하는 데 있어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가치와 신념, 기업 등 주요 분야를 총망라해 종합적이고 분석적으로 조합했다는 것이다.
피상적일 수 있는 미래의 불확실한 예측을 좀 더 현실성 있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신뢰성을 갖게 해 준다.
이 책은 또 50년 또는 100년 후의 먼 미래를 무리하게 예측하지 않는다. 대신 머지않은 미래인 10년 후에 초점을 맞춘다.
왜냐하면 과거 50년 또는 100년에 걸쳐 벌어진 변화과정이 지금 시대에서는 불과 10년 만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과거 10년 걸려서 만든 신기술이 지금은 겨우 1년, 과거 1년 걸려 만든 신기술은 불과 1, 2주 만에도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시대다.
따라서 10년이라는 짧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지만 그 변화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크다는 점을 독자들도 인식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10년 후의 예측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 책에서는 세계적 석학들이 자신의 전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10년 후 미래를 놀라울 정도로 현실감 있게 묘사해 낸다.
‘역사의 종말’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생명공학의 급속한 발전 때문에 발생할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예견했다.
정보통신 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인 케빈 켈리는 중국이 10년 뒤에는 일본처럼 세계 생활용품의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기술 예측가인 폴 사포는 닷컴 붕괴에 대한 생각을 밝혔고, 가상현실 연구의 선구자 재론 래니어는 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사회 내 인적 네트워크가 급격하게 비인간화되고, 한편으로 사회 정보 교류가 원활하게 돼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고 예언한다.
군사문제 전문가인 그윈 다이어는 어떤가.
그는 중국이 세대교체를 통해 현대화주의자들에게 권력을 몰아줄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친다.
세계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도 밀접한 영향을 안겨 준다는 점에서 세계 석학 50인이 말하는 10년 후 미래예측에 더욱 눈과 귀를 가까이할 필요가 있다.
모든 계획은 예측에 따라 만들어진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우리들을 외부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저자 50인의 조언은 그래서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우리는 집을 살 때 10년 후의 집값을 예상하고 결정을 내린다. 이 책은 바로 미래에 대한 근거 있는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는 근래 보기 드문 지침서다.
여운봉 미래에셋생명 스타타워지점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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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예측지능
《예측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최상의 베팅을 인지하고 그 기회가 이용 가능할 때 행동을 취함으로써 더욱 민첩하고 신속하게 자신의 행운을 수중에 넣을 수 있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는 테이레시아스라는 탁월한 예언자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을 때 제우스 편을 든 탓에 헤라에 의해 눈이 머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는 테이레시아스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었다.
눈이 안 보이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신의 은총을 받지 않고서는 예언과 예측의 능력을 가질 수 없음을 보여 주는 신화다.
그러나 아일린과 하워드가 쓴 이 책은 미래를 보는 능력은 신이 내린 선물이거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는 기술임을 보여 준다.
이 책의 원제목은 ‘Make your own luck’, 즉 자신의 운을 스스로 만들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에 맞서 적절히 계획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 즉 ‘예측지능’이 필요한데, 이는 철저한 훈련을 통해 획득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예측지능을 높이는 데는 두 가지 핵심 과정과 이에 수반되는 12개 핵심 단계가 있다.
첫 번째 핵심 과정은 ‘방향 설정’과 ‘체계화’로 저자들은 이를 ‘O-O’ 과정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은 △큰 목표 정하기 △얻는 것과 잃는 것 따져보기 △도약의 기회 찾기 △인적자원 확보하기 △숨겨진 진짜 전략 파악하기 △플랜 B 만들기 등 여섯 단계가 들어 있다. 다음은 ‘예측’과 ‘행동’ 즉 ‘P-A’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예측도 그리기 △명백한 요소 이용하기 △리스크 분배하기 △행동하기 △도미노 효과 이해하기 △게임 오버의 단계가 진행된다.
이들 지침이 너무 상식적이어서 어떻게 예측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컨설턴트와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저자들이 체득한 풍부한 현장경험과 날카로운 통찰은 평범해서 지나치기 쉬운 기본적인 원칙들을 생생하게 되살려 놓는다.
예측능력의 첫 번째 단계가 ‘방향 정하기’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결국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으며, 로또와 같은 요행수를 바라며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하기스와 팸퍼스의 기저귀 전쟁 등 실제 기업 사례에서부터 ‘무인도에 혼자 남겨졌을 때 함께할 사람으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퀴즈에 이르기까지 예측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알찬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다고 한다.
2007년 올 한 해도 정초부터 불확실한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12단계의 핵심 원칙을 따라가 보면 난기류를 헤쳐 나갈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인도에 꼭 데려가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정답은 애인도 부모도 아닌 배 만드는 기술을 가진 목수라고 한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수석연구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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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하류사회
《하류에겐 무엇이 부족한 걸까? 그것은 의욕이다. 중류가 되고자 하는 의욕이 없는 사람들. 중류에서 내려온 사람들, 혹은 떨어진 사람들 그들이 하류이다.》
희망 없는 사회가 하류를 낳는다
‘히키코모리.’ 이는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채 집안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일본의 젊은 층을 걱정하는 이들의 입에서 흔히 나오는 단어다.
이와 유사하게 일본 사회를 걱정하는 새로운 단어가 또 있다.
마케팅과 사회학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우라 아쓰시(三浦展)의 책에서 만나는 ‘하류사회’다.
일본의 20년 장기 불황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단어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은 꼭 바다 건너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후 나타나는 중산층의 몰락,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청년실업자의 양산 등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실이 가슴을 찌른다.
일본 사회의 문제점은 30대 초반 젊은 세대의 하류화 경향이다.
저자는 일본에서 이미 ‘하류’가 40%를 차지하며, 20∼34세의 프리터, 쉽게 말해 아르바이트직 근로자들이 400만 명을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미우라가 말하는 하류는 하층민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물질적인 궁핍보다 희망과 의욕의 부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이 많진 않으나 매년 소득이 늘어 생활수준이 향상될 것이라는 희망이나 중산층으로 올라가겠다는 의욕이 사라진 사회는 더 많은 하류를 양산해 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가? 분명한 사실은 기회의 균등이 한층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선 사회적 대책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자고 제안한다.
하류계층에 입시 가산점을 주고, 도쿄대 수업료를 무료로 하며, 대학수업을 인터넷화하고, 지방에서 도쿄로 진학했을 때 자금 지원을 하고, 상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분열의 국가’로 치닫는 불행을 막고 ‘대문화국가’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개인 차원에선 커뮤니케이션과 대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다움만을 고집해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피하고 사회 적응을 거부하는 젊은이는 낮은 계층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류화를 막는 지름길은 사회 곳곳에 막혀 있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한국은 2002년 소득 분포 최상위 20%가 전체 소득의 39.7%를 차지했다.
지난해 그 비중은 38.9%로 줄었다. 최하위 20%의 몫도 7.7%에서 7.2%로 줄었다.
그 대신 중간층 60%의 몫은 52.7%에서 53.9%로 늘었다.
이 통계를 보면 지난 3년간 최하위 20%의 형편이 나머지 80%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빠졌지만 전체적인 소득 불균형은 완화 추세를 보인다.
지금 한국의 문제는 ‘양극화’라기보다 빈곤층의 빈곤이 심화되는 ‘신(新)빈곤층’의 문제라는 얘기다.
일본의 하류사회화를 먼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사회를 그런 잘못이 나타나기 전에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서진영 서울과학종합 대학원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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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10대한민국트렌드
《미래의 의사소통에서는 유머가 핵심 요소로 떠오를 것이다. …지금까지 재미와 유머를 갖춘 사람은 조직의 주류라기보다 조직의 양념 같은 사람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조직운영의 핵심요원으로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몇백 년간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대영제국의 해군 함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독일 해군의 공격에 당황하고 만다.
군함에서 대포를 쏘면서 벌이는 해전에서는 독일군은 영국군의 상대가 아니었지만, 독일군이 전장에 내보낸 것은 일반적인 군함이 아니라 유보트라는 잠수함이었기 때문이다.
독일군이 해군의 미래는 잠수함이라고 생각하고 잠수함 함대를 편성하는 동안 영국 해군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고 옛날식 군함만 붙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영국 해군은 고전은 했지만 패배는 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군은 독일군에 순식간에 항복하고 나라를 내어준다.
프랑스군은 제1차 세계대전만 생각하고 참호전만 준비해서 가장 완벽한 참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구축해 놓았다.
그러나 독일군은 새로운 전투는 참호전이 아닌 새로운 무기 탱크를 이용한 기동력을 살리는 전투임을 간파했다.
그래서 대규모 탱크 사단으로 프랑스군이 상상도 하지 못한 속도로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전쟁을 끝냈던 것이다.
이렇게 미래를 읽느냐 못 읽느냐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
하물며 변화의 속도가 빛에 비교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를 읽는 혜안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5년 LG경제연구원 소속 연구원 71명이 소비, 산업, 사회·문화, 인구, 경영, 국내경제, 글로벌이라는 7개의 큰 틀로 나눠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쓴 2010년의 모습은 어떨까.
문화적 코드가 가미된 문화융합상품 ‘컬덕(culture+product)’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가정이라는 안락한 ‘누에고치’ 속에서 게임과 MP3플레이어, DVD 등 온갖 디지털 문화를 즐기는 ‘디지털 코쿠닝’으로 거리는 한산해진다.
웬만한 접촉사고에도 긁힌 자국 하나 남지 않는 나노 소재 자동차가 대중화되고 가사노동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킬 로봇가정부가 등장한다.
노령화의 부작용으로 경제적으로 덜 윤택하더라도 안정적 삶을 택하는 위험기피형 사회가 되고 나은 교육, 관광, 의료 서비스라는 ‘삶의 질’을 찾아 해외로 사람과 돈이 떠나는 ‘코리안 엑소더스’가 논란이 된다.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미래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불과 3년 후인 2010년에 누리게 될 모습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상이 그만큼 예상보다 빨리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변화에 그저 방관만 하다가 수동적으로 맞을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맞서 미래를 나를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인가. 이 책은 이런 물음에 스스로 올바른 답을 내리도록 돕는다.
조직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미래는 두려우면서도 무한히 열린 기회의 땅이라는 양면성을 제공한다.
미래에 대한 힌트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즐거운 책 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점이 어려운 경제경영서 읽기를 그동안 미뤄왔던 독자들에게 친절한 안내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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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드림 소사이어티
《미래에는 이야기가 상품이다. 상품을 그 기능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이제 적절하지 않다. 말보로나 카멜이라는 상표는 담배뿐만 아니라 시계와 옷에도 붙어 있다. 담배가 금연운동 때문에 시장에서 사라지더라도 말보로와 카멜에 관련된 이야기는 시계나 옷과 함께 팔릴 것이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정보사회의 다음 단계로 도래할 사회를 총칭하여 저자가 붙인 이름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인류와 사회발전의 마지막 단계라고까지 주장한다.
이 책은 드림 소사이어티의 모습을 상품시장, 노동시장, 그리고 기업의 형태와 가족 및 가정의 문제로 나누어 그리고 있다.
벤처 붐과 인터넷 버블 등의 이슈가 한창일 때인 1999년 이 책이 발간됐다.
이 책의 핵심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이 더욱 확산되는 미래에 소비자들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담겨 있는 경험과 감성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미래 산업의 핵심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판다”는 것이 필자의 범상치 않은 예측이다.
지난해 11월 미래예측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미래연구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관으로 개최한 미래주간 행사에서 “정보기술(IT) 비즈니스의 핵심은 감성 전달”에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그 결론을 저자는 이미 8년 전 예언했던 셈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웹 2.0 시대의 키워드인 손수제작물(UCC)도 이야기와 감성을 전달하는 IT가 그 중심에 있다.
이 책은 경쟁력 있는 상품 생산과 노동형태, 그리고 효율적인 기업이 조직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경쟁력 향상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필요하다.
저자가 예측하는 노동의 미래는 무엇인가, 힘든 ‘일’이 힘든 ‘재미’로 바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힘들게 일하면서도 여가를 즐길 때의 재미를 느낀다. 일과 여가가 일치하는 현상, 이것이 미래 노동의 모습이다.
이때 노동 경쟁력은 “종업원들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사무실 여기저기에 재미있는 선물들을 두어 동료들을 놀라게 하는 환경을 만들 때 발생한다”고 예측한다.
일과 여가의 구분이 모호해지면 자연히 직장과 가정의 구분도 모호해지게 된다. 따라서 가정과 직장은 이제 경쟁의 관계로 변화한다.
저자는 감성과 이야기 위주의 미래사회를 사무실에서 사용될 미래의 직함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마음과 기분담당 이사’, ‘상상전문 최고경영자(CIO·Chief Imagination Officer)’, ‘가상현실 전도사’ 등이 그것이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이러한 직함이 곧 일반화될 정도로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래예측은 갈수록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금년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미래를 내다보는 후보자들의 능력이 매우 뜨거운 토론거리가 될 것이다.
8년 전에 이미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던 이 책에는 누구도 단언하기 어려운 미래사회에 대한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정국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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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미래의 소비자들
《미래는 콘텐츠(contents) 문화와 콘텐츠 브랜드, 지식과 아이디어를 팔고 사는 기업이 성공하는 경험 마케팅의 세계다. 지식은 이익이 되고 상호연결은 파워가 된다.》
미래의 소비자들? 타이틀부터 매우 매혹적인 이 미래 지침서는 2003년 영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영국과 미국에서 미래 소비자의 변화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는 미래 트렌드 도서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이 책은 영국과 미국의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의 다양한 변화와 활동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전체 12장 약 480쪽에 달하는 분량과 백과사전식 전개로 인하여 미래 브랜드, 미래 사회, 미래 소비에 대한 관심이 여간 높지 않고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읽는 일은 난제에 속할 수 있다.
그러나 58개의 소주제별로 미래 트렌드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궁금증을 가진 독자가 해당 분야를 쉽게 발췌하여 볼 수 있는 매력도 있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필자는 특별히 다음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했다. ‘웰니스(Wellness)’, ‘게이티드 럭셔리(gated luxury)’, ‘리젠더링(regendering)’.
‘웰니스’는 우리 사회에도 불었던 ‘웰빙’ 신드롬과 비슷하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90세 이상으로 수명이 연장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고소득 실버계층 ‘레인보 유스(rainbow youth)’가 주목받고 있다.
‘레인보 유스’층의 성장의 의미는 이제 스피드 명상, 요가, 웰니스 클리닉, 스파호텔, 안식 휴가 등이 일반화되며 건강은 곧 부(富)라는 인식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게이티드 럭셔리’란 부유층만의 안전하고 배타적인 소비 수요를 말한다.
1990년대 이후 세계 주요 도시의 부유층 거주 부동산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하고 VIP 소비가 대중화됐고 호화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래에 이 같은 부유층은 M으로 시작되는 최상위 창작부문, 즉 음악(Music), 모델링(Modeling), 미디어(Media)에 종사하는 30대일 가능성이 큰데 이들은 향후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요층으로 여겨진다.
‘리젠더링’은 성(性) 인식의 변화다.
서구에서 남성은 점차 제2의 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남성들도 시대의 변화를 따라 화장품과 향수를 즐기고 30세까지도 어머니와 같이 거주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인식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브랜드가 점차 인기를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이테크-하이터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즉 인터넷과 통신 등의 정보기술(IT)과 유전자기술 등 생명공학기술(BT)의 테크놀로지가 빠르게 발전하고, 동시에 스타벅스와 리츠칼튼호텔 등에서 볼 수 있는 맞춤 서비스가 대중화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서 과연 3년 후, 더 나아가서 10년 후 미래의 소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미래의 소비자들’에서는 이 질문에 답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미래의 단서가 이미 널려 있다고 가정하고 이들 단서에서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다국적기업이 급성장하고 국제화의 속도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서 브랜드에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미래의 브랜드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21세기 기업은 더욱 감성적이고 인간 가치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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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잡노마드 사회
《미래의 직업인들은 사무실을 조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아이디어는 머리에 저장해 두며, 가벼운 가방을 들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유동적인 노동 세계를 마음껏 활보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라”고 말하는 친절한 직장이 있다면? 꽉 짜인 작업 일정표나 위계질서가 없는 회사가 있다면? 우리는 신나게 그곳으로 달려가리라.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군둘라 엥리슈는 이것이 머지않은 우리 미래의 모습임을 보여 준다.
그가 전망하는 미래는 국경도 없고 영토도 없어질 것이며 직업세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유동적이 된다.
저자는 미래의 움직이는 노동 세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 주역들을 ‘잡노마드’라는 신조어로 지칭한다.
잡노마드들은 월급을 받으며 평생 동안 일하는 ‘황금 새장’을 거부한다.
이들에게는 어디에 예속되지 않는 것이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가능하면 폭넓은 분야에서 실력을 연마함으로써 자신의 창의적인 가치를 높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잡노마드들이 활약할 미래는 속도와 유동성, 즉흥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는 유목민적인 지식 경제 사회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이 새로운 사회의 시각으로 볼 때 ‘정규직’이라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말하면서 2010년이 되면 하루 종일 일하는 정규직의 대부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2010년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취업난을 겪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와 실직자, 비정규직으로 마음 졸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과연 비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긍정적으로 전환될 날이 올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 의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인 마지막 장에서 암시된다.
미래가 과연 그가 말한 대로 전개될 것인가 반신반의하는 우리에게, 저자는 2020년으로 앞질러 가서 2020년까지 전개될 일을 과거에 이미 일어난 사실처럼 회상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미래를 꿈꾸며 확신하는 사람들만이 그러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유목민의 말로 자신의 낙관적인 전망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이다.
분명한 것은 저자의 말대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신없는 속도 속에 그냥 떠밀릴 것인가 아니면 활기차게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미래의 주인이 되기 위해 변화하는 세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조윤경 이화여대 교수
내달 5일부터 ‘자서전 30선’ 소개합니다
‘미래학 20선’의 한 권으로 선정됐던 ‘문명의 붕괴’는 지난해 ‘책 읽는 대한민국-세계화 이해하기 20선’에서 소개되었기에 ‘잡노마드 사회’로 대체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올해 ‘책 읽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시리즈 ‘미래학 20선’을 30일로 마무리하고 2월 5일부터 ‘내 앞의 生-자서전 30선’을 시작합니다.
역경을 딛고 우뚝 선 인물들, 자기 분야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뤄 낸 인물들의 감동적인 삶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꿈꾸시기 바랍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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