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도 대위(33) 주민에 감사패 받아, 대전 육군정보통신학교,

 

미혼의 현역 육군대위가 남몰래 박봉을 털어 10여년간 노인과 청소년 등 힘들게 사는 이웃을 도와온 공로로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익산 모현동 음식점 '마당바우'에서는 대전 육군정보통신학교(교장 임창호 소장) 학생대대 지원장교 이민도(33) 대위에 모현동 창기산 마을 주민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주민대표 장성주(65)씨가 감사패룰 전달했다.

 

 

 

 

 

소위 임관 후부터 10여년을 부대 인근은 물론 부모님이 거주하는 모현동 창기산 마을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청소년을 도와온 것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했다.

 

가뜩이나 박봉에 시달리는 현역 대위가 어떤 일을 했기에 주민들이 감사패를 수여했을까 취재하려 당사자와 어머니를 만나기로 했으나 "노인과 학생을 도와온 것이 무슨 자랑거리라고 신문에 다룬답니까?"라며 본인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주민과 어머니, 그리고 제보자인 박재희(49 모현동) 익산시의원을 통해 본보 '칭찬세상'에 다루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이민도 대위는 공직자로 지내다 익산시청에서 퇴직한 이기택(62)씨와 이정순(57)님 1남2녀의 첫째로 태어났다.

 

김제 출신인 아버지 이기택씨는 장수군에 근무할 때 중매로 부인을 만나 70년 결혼한다.

 

2년 후 태어난 아들이 바로 이민도 대위다.

 

이씨는 이후 전북도청과 임실·남원 등지에서 근무하다 익산으로 부임한다.

 

자연스레 익산 고현초등과 원광중학, 이리고교를 졸업한 이 대위는 전주공전 전산과를 거쳐 경북 영천 3사관학교에서 6개월간 훈련을 받은 후 93년 소위로 임관한다.

 

군복무 중인 현재도 야간인 대전 한밭대학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일 정도로 학구열도 뜨겁다.

 

이 대위는 소위 임관 후 강릉과 양양, 인제·원통, 화천과 양구 등 강원도 최전방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다.

 

 

 

그러나 강릉 등지를 돌아보니 힘들게 사는 주민이 많음에 놀란다.

 

이 때부터 독거노인과 결식아동, 장애자 등에 봉급을 털어 도움을 주어왔다.

 

또한 90년대 초반부터 부모님과 이대위 및 두 여동생이 살아온 모현동을 찾아 창기산 마을 노인에 매년 몇번씩 잔치를 벌여 음식과 다과 및 술을 대접했다.

 

어머니를 통하거나 송금을 통해 노인과 청소년에게 도움도 주었다.

 

2년전 현재 대전 통신학교에서 근무하자 창기산 주민에 더욱 자주 정성을 베풀었다.

 

이 마을은 겨울난방을 걱정하는 노인이 많아 지자체 관심이 필요할 정도로 도로 등 기초시설도 부족하고 노인정 건립이 주민숙원이다.

 

 

 

이런 지역주민이 이대위의 오랜 선행에 감복해 15일 감사패를 수여하게 된 것.

 

어떤 할머니는 "나에게 도움을 준 장교가 누구인지 얼굴을 보고싶다"며 다른 사람에게 휠체어를 밀게 하고 음식점에 나와 박수를 치기도.

 

주민들은 "이대위의 선행은 부전자전(父傳子傳)이자 모전자전(母傳子傳)이 아닐 수 없다"면서 "아버지가 공직생활 중 너무 청렴해 풍족한 형편이 아닌데 어머니 이정순씨는 모현동 통장협의회 부회장과 새마을부녀회 마을회장을 맡으며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 왔다"고 자랑한다.

 

항상 "베풀며 살라고 가르친다"는 어머니 이씨는 이대위가 미혼이라 신경이 쓰는 것 외에는 나무랄 때 없는 대한민국 육군장교다.

 

정체성 혼란을 빚는 세태와 달리 '나라의 간성'인 현역 육군대위가 국민에게는 '든든한 정신적 버팀목'이 된 이번 일을 지켜볼 때 아직 우리는 단단한 믿을 구석이 남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대전으로 출발한다는 이대위와 통화를 하면서 "평소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 주심은 물론 여러 해에 걸쳐 노인을 위해 위로잔치를 열어 준 노고에 감사 드리며 주민의 마음을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라는 감사패 글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익산/고재홍 기자>
 

 

미혼인 현역 육군장교, 노인과 청소년 10여년 도와

박봉에 남몰래 선행, 15일 모현동 주민이 감사패
나라의 간성, 주민 버팀목 역할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