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추억 한 되, 인심 한 말, 여산시장- 추석엔 전통시장 가볼까? ‘여산시장’
    여산삼기> 2013. 9. 11. 11:23

     

     

     

     

     

     

     

     

     

     

     

     

    추억 한 되, 인심 한 말, 여산시장

    - 추석엔 전통시장 가볼까? ‘여산시장’

     

     

    마음이 풍성해지는 한가위가 코앞이다.

     

     

    이번 명절엔 넉넉한 인심과 고르는 재미가 있는 시골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규모는 작지만 장도 보고 지역 별미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구수한 ‘고향 정’ 넘치는 여산시장을 소개한다.

     

     

     

     

     

     

     

     

     

    # 모든 길은 여산으로 통했고...

    “호남의 첫 고을… 이렇다 할 만한 자랑은 없으나 그래도 우리는 못 잊는 이 고장”

     

    시조시인이자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은 여산초교 교가에서 여산을 이렇게 노래한다.

     

     

     

    이렇다 할 자랑이 없다 했지만 그 스스로가 고향 여산의 가장 큰 자랑이 되었다.

     

     

    어디 가람 뿐이겠는가,

     

     

    여산은 천주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또, 동쪽으로는 완주군, 북으로는 충남 논산시와 접해 있고 호남고속도로와 국도 1호선, 지방도 등이 통과해 예부터 ‘못 가는 곳 없는 동네’로 통했다.

     

     

     

    아직도 하루 세 번 대전을 오가는 직행버스가 다니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형성됐다고 전해지는 여산시장은 공식 기록으로는 1963년 12월에 개설돼 1일, 6일마다 오일장이 열린다.

     

     

     

    말일이 31일인 달에는 다음 달 1일에 장이 선다.

     

     

     

    3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우시장이 있어 사람이 치일 정도로 많았지만 현재는 망성, 낭산, 삼기 주민을 비롯해 천주교 순례객의 발길이 이어져 그나마 명맥을 잇고 있다.

     

     

     

     

     

     

    # 오일마다 열리는 잔치, 인생을 사고팔다

     

     

    전통시장은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쉼터이자 명절 꼭 지나쳐야 하는 정거장 같은 곳이다.

     

     

     

    여산파출소 앞 삼거리를 중심으로 배다리와 버스터미널 사이에 자리잡은 시장에는 채소, 약재, 나물, 생선을 파는 상설매장과 술떡, 옥수수, 옷가지를 파는 장돌림이 고루 섞여 모처럼 북적였다.

     

     

     

    직접 재배한 양파를 팔러나온 김복녀 씨는 “집에만 있다가 이렇게 시장에 나오면 콧바람을 쐬고 사람 구경도 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고 “다섯 살짜리 딸에게 옛 장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여산까지 찾아왔다”는 정병오 씨는 찐 옥수수와 고구마 등 잔뜩 장을 보고 돌아갔다.

    장터 방앗간은 고추 빻는 소리와 깨 볶는 내음, 떡 찌는 김이 뒤엉켜 유난히 소란스러웠다.

     

     

     

    무료한 생활에 떨어지는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 같이 즐거움을 주는 장면이라 넋을 놓고 바라봤다.

     

     

     

    양 손 가득 보따리를 들고 온 이정순 씨는 “명절날 자식들 주려고 기름을 짜러 왔는데 주인이 바빠서 직접 해야겠다”며 조리로 깨를 일었다.

     

     

     

     

     

     

     

     

     

    # 들어는 봤나요 똥짜장, 이름도 몰라요 국밥집

     

     

    이름도 전화번호도 없는 여산 순대국밥집은 가게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기조차 힘들었다.

     

     

     

    메뉴판이 없어 뭘 주문해야하나 했는데 손들은 알아서 잘도 주문을 해 순대와 수육, 국밥에 막걸리를 곁들여 먹었다.

     

     

    주인 이 모 씨는 “시어머니께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며 “가게 이름은 없지만 아는 분들은 다 알고 오시더라”고 웃었다.

     

     

     

    단골 최태영 씨는 “아낌없이 재료를 넣은 국밥도 맛있지만 순대는 오리지널”이라고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여그와서 보니께 좋구만”

     

     

    밥집 안을 오가는 이들은 서로 눈인사 손인사를 하느라 바빴다.

     

     

     

    마을 주민이거나 학교 동창, 혹은 먼 친척인 경우가 많은데 좁은 테이블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 모처럼 미뤄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여산장은 순대국밥 외에도 ‘똥짜장’이라 불리는 장 짜장이 유명하다.

     

     

    70년 된 송가네와 50년 된 최씨네가 스무 걸음 남짓 사이에 맞붙어 있는데 두 집 다 맛은 비슷하다.

     

     

    갓 뽑은 면에 고기 없이 걸쭉한 짜장소스를 부어 파를 송송 뿌려 내는데 이름은 민망해도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아 인기가 많다고.

     

     

    짜장과 가락국수는 한 그릇 2천5백원, 곱빼기는 3천원이다.

     

     

     

     

     

     

    # 스크린 속 여산시장 있다~

    옛 모습이 살아있는 여산시장은 2009년 개봉한 영화 ‘마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살인범으로 몰린 아들(원빈)을 구하기 위해 종횡무진 곳곳을 누비는 엄마(김혜자)가 운영하던 약재상이 시장 내 형제농약사와 여산양조장 건물이다.

     

    또 국토대장정을 소재로 한 영화 ‘577프로젝트’에서 공효진과 하정우를 비롯한 10여명의 배우들은 시장 근처 여산성당에서 하룻밤을 묵고 갔다.

     

     

    발목을 삐끗한 조연배우와 하정우는 장터 ‘감초당한의원’에서 침을 맞기도 했다. 여산시장에서는 시골장의 정취 뿐 아니라 영화 속 장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고재홍 기자>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