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빨강색을 좋아한다. 황금색인 노랑이나 주황색도 좋아한다. 빨강은 ‘생명의 원동력’이나 ‘부귀’ 상징이기 때문이다. 화교가 운영하는 중화요리 집에 가면 빨강 바탕에 황금색 글씨를 볼 수 있다. 빨강 글귀도 많다. 홍등 장식을 즐겨하거나 국기 바탕은 빨강에, 다섯 개 별은 황금색이다. 빨강이나 노랑 옷이나 장신구도 좋아한다. 빨강은 불이나 태양을 상징하며 권력이나 부, 생명이나 행운을 상징한다. 그래서 주朱·적赤·단丹·홍紅은 주로 긍정적·미래 지향적인 곳에 활용된다. 황금색도 권력과 재물, 부와 복을 나타낸다. 곤룡포도 황금색이다.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발재發財(파차이)’다. “재물이 활짝 핀다”는 말이니 “돈 버세요. 부자 되세요”다. ‘파차이’ 전체를 말하지 않아도 ‘발發’을 중국인이 읽는 ‘파’만 나와도 얼굴빛이 환해진다. 그래서 ‘發’과 발음이 비슷한 ‘8’도 좋아한다. 發과 8은 ‘파’로 비슷하게 읽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북경 올림픽 개막 일시도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로 했다는 거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부러워한 이유다.
특히 중국은 우리와 체제가 달라 도박을 싫어할 것 같아도 아주 좋아한다. 공원이나 길가에서 웃통을 벗고 돈을 걸고 하는 마작은 도박에 속하지도 않는다. 놀이나 오락이다.
그런 중국에서 2007~08년 세계 뉴스를 장식했던 실화다. 2005년 6월 이후 상해 종합주가지수가 폭등했다. 2007년 초부터 북경 올림픽 때는 8천돌파 전망이나 루머가 언론을 도배하고 각종 ‘지라시’에도 나올 정도였다. 중국 농민들이 도시락을 들고 증권사 직원 출근 전부터 객장에 가득 찼다. 점심을 한 술 뜨면서 시세 전광판을 볼 정도 열기였다. 사찰 스님까지 도심 객장에 나올 정도로 엄청났다.
1700 안팎에서 시작한 상해 주가지수는 2007년 10월 15일, 사상최고인 6124를 기록했다. 이후 고공에서 놀던 지수폭락은 올림픽 3개월 전인 2008년 5월 12일 중국 쓰촨 성(사천성四川省)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이 계기였다. 전 세계 TV에 구조 상황이 중계됐던 초대형 지진이다. 수백만이 집을 잃었고, 9만 명가량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이후 본격 추락해 14년이 흐른 이달 17일 상해 지수는 3316.79이니 아직 2007년 주가지수 절반을 약간 상회할 뿐이다.
요즘 전북 등 농촌지역도 주가지수 폭락에 ‘동학개미’가 골머리다. 한국 코스피는 작년 이맘때인 21년 6월 25일, 사상 최초로 3300을 돌파해 3302.84로 마감됐다. 그날 장중 한 때 3316에 이르렀다. 21년7월 6일에는 최고지수인 3305.21로 종료됐다.
훨씬 전부터 나온 것이 ‘십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다. 국내 증권사 삼성전자 목표주가(주가 전망치) 평균은 21년 6월 30일(10만2524원), 22년 2월 14일(9만9909원)이었다. 22년 2월 14일과 15일 종가는 7만3700원에 마감됐는데도 대서특필됐다.
그러니 ‘반외세·반봉건‘을 내세운 ’동학개미’ 용어가 나오면서 외국인이나 기관도 이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2021년 연초부터 부동산 사무실부터 농민까지 뒤늦게 엄청 매입했다. 그러나 한 번도 10만원을 돌파한 적이 없다. 엄청 팔아재꼈기 때문이다. 실제 10만원이 넘어간다면 누가 알세라 자신이 매입하지, 신문방송에, 인터넷과 유튜브에 도배한다는 말인가? 더욱 전국에서 투자 수익률이 가장 떨어지는 곳이 전북이다. 손실이 가장 크다. 역정보나 미끼에 놀아난다는 말이다.
특히 한국인 등이 미국 다우나 나스닥을 참고하므로 다우는 한국 코스피보다 반년 후인 21년 말 3만6338이 최고였다, 이를 보고 주식을 사들이는 동학개미에 대량 매도했으니 한국 코스피는 반년 선행해 지수 고점을 장식했다. 반년 간 다우는 더 오른 데다 ‘서학개미’ 용어까지 나오니 안 오르는 한국 대신 미국 주식까지 상투에서 사들인 농민이 한 둘이 아니고, 가상화폐에 투자한 중·장년층도 농촌에 부지기다.
6월 17일 코스피는 2440.93에 마감됐다. 최고 지수에 비해 864가 폭락했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가뜩이나 모든 것이 뒤진 전북이 주식시장에서도 완전 거꾸로 한다는 점이다. 상투에서 매집하고 지금까지 보유를 계속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특히 일반인 주식매수는 계속된다. ‘십만 전자’로 한 몫 잡으려다 ‘오만 전자’가 됐듯, 동학개미들이 패닉 상태다.
언젠가 더 떨어지기 전에 팔고, 더 낮은 가격에 사야겠다는 개미들이 급증하지 않으면 바닥이 아니다. 일반인이 팔 수 밖에 없을 ‘공포심 유발 구간(?)’이 전망된다. 통계는 없지만 천문학적 돈이 증시를 통해 외지나 외국으로 유출된다. “공짜 점심은 어디에도 없다.”/편집국장 고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