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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거숭이 시장님!
    <칼럼사설수필> 2007. 10. 23. 07:53

     

     

     

     

     

     

    <칼럼> 벌거숭이 시장님!

     

    '벌거숭이 임금님'이라는 안데르센 명작이 있다. 

    단순 동화 같지만 현대를 사는 어른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줄거리는 이렇다.

    "멋진 새 옷을 좋아하는 임금에 두 사기꾼이 나타난다.

    빛깔과 무늬가 세상에서 최고로 좋고, 착한 사람만 보인다는 거짓 옷에 현혹된 임금은 옷감을 짜도록 명한다.

    돈을 챙긴 사기꾼들은 빈 베틀에 앉아 옷감 짜는 시늉만 한다.

    신기한 옷을 입고 싶어 안달이 난 임금은 신하에게 옷감을 보고 오라 명한다. 베틀 외에는 아무 것도 없지만 악한 사람으로 비칠까 가장 아름다운 옷감이라 칭송한다.

    다른 신하도 마찬가지다.

    임금도 옷을 입으며 사기꾼과 모든 신하가 이구동성으로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 보인다고 할 수 없었다.

    온 나라가 신기한 옷이라는 거짓말이 증폭. 확대되는데 합세했다.

    옷을 입고 행차에 나서자 백성들도 한결같이 아름답다고 칭송한다.

    허구의 확대재생산이다.

    그러나 순진한 어린이가 "임금님은 벌거숭이잖아!"라고 말하자 순간 거짓과 허구는 물거품이 된다."

    안데르센은 허구의 생성과 확대. 증폭과정을 폭로하며 사회의 지배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폭로했다.

    거짓이 횡행하는 세태를 풍자하고, 진실을 아는 것과 말하는 차이, 즉 지행합일을 지적했다. 

    '착한 사람' 대열에 끼겠다며 '허구'에 합류한 많은 이들은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날카로운 이성이나 번뜩이는 지혜가 아닌, 사심 없는 순수라는 진실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돌이켜 보자.

    허구에 가담한 사람이 노리는 이득은 없었나?

    사기꾼은 '많은 재물'을, 신하들은 '충실하고 올바른 신하'를, 임금은 '통치자로써 권위'를, 백성들은 스스로 '참된 인간'임을 알리고자 거짓 대열에 합류했다.

    요즈음 익산시 상황이 바로 이렇다.

    민선4기가 벌써 임기 1/3이 지났다.

    어느 정도 공과가 나오기 시작한다.

    시장 주요 공약이나 현안은 공수표를 날렸거나 보류. 지연된다.

    중앙정부도 힘든 '자기부상열차'와 '황등호'는 오래 전 무산됐다.

    '삼기산단'은 터덕이고 '시청사건립'은 지역과 주민 갈등만 부추긴 채 시장이 단독 보류를 선언했다.

    임기 4년의 시장이 2025년까지 '50만 도시건설'을 추진하나 공무원을 통한 인구늘리기에 무리가 뒤따랐다.

    쓰레기는 쌓이는데 여산매립장과 함열. 낭산 폐석산 활용도 갈등만 심화시킨 채 무산돼 "되는 일이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러한 언론의 지적은 당연하다.

    그런데 기사가 맘에 안든다고 특정언론사에는 연간 10억원 안팎에 달하는 홍보비를 거의 배정치 않고 세 차례나 고소하고, 취하했거나 무혐의처리 받은 후 언론중재위에 다시 제소했다.

    주민을 고소한 것도 두 차례나 있었고 공무원끼리 고소도  있던 것이 1년4개월이다.

    여론과 언론은 찬반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익산시와 시장은 '아름다운 옷'이라 칭송하는 거짓 여론과 언론만 있기 바라는지 본보의 단순 상황보도에 '신문구독과 광고 및 공고중지'를 선언했다.

    시민혈세를 언론길들이기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광고탄압이자 언론탄압이다. “‘벌거숭이 임금님’이 온 장안을 돌 때, 정작 본인은 '마음이 나쁜 사람은 내 옷이 안 보인다'고 우기는 꼴”로 다른 사람도 비슷한 시각을 강요한다.

    건전한 비판까지 무소불위 입을 닫게 해서는 안된다.

    언론이 재물(?)에 어두어 거짓 옷을 짜는 사기꾼이 돼서는 임금은 더욱 조롱을 받게 된다.

    공복(公僕)들이 아름다운 옷이라 떠벌이는 신하처럼 벌거벗고 시가지를 질주하는데 일조한다.

    백성들은 물론 백성을 대변하는 '인물과 단체'들도 임금의 하사금(?)에 눈이 가려 아름답다 칭송하거나 입을 다물지만 '밤 말은 쥐가 듣고, 낮 말은 새가 들어' 전파되는 법이다.

    제각기 이익을 위해 '인(人)의 장막'을 치고 아름답다 내뱉는 칭송 앞에 우쭐대는 임금도 가관이다. 

    겉으로만 임금이지 사기꾼과 신하들이 가지고 노는 격이다.

    무시와 조롱(?)을 받고 권위를 잃은 임금은 벌거숭이가 된 수치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제대로 된 옷을 입어야 한다.

    익산시와 시장은 이제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

    과감히 독선과 독단을 버리고 "사람 괜찮다"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거짓 칭송과 찬사를 기대하기 전에, '벌거숭이 시장님!'이란 소리가 나오기 전에 '진짜 아름다운 옷'을 입어 순진한 어린이 입에서도 "정말 아름답다!"는 칭송이 나오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2007, 10. 24. 水>

     

     

    /고재홍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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