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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추락하는 전북인구!
    <칼럼사설수필> 2005. 9. 15. 23:44

     

     

     

     

     

     

     

     

    <칼럼> 추락하는 전북인구!

     

     

     

     

    '불멸의 이순신'이 절찬리에 방영이 종료됐다. 임진왜란 전후 인물로 역사에 남은 두 분이 있다. 이율곡과 이순신이다. 율곡은 전란 9년 전인 1583년 4월 "나라 기운의 부진함이 극에 달해 십년 못 가 땅이 무너지는 화가 있을 것이니 미리 십만 군사를 기르기 원합니다.(國勢之不振極矣 不出十年當有土崩之禍 願豫養十萬兵)"는 '십만양병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붕당에 휩싸인 조정은 서애 유성룡이 앞장서 반대했다. 오히려 율곡은 "권력을 휘두르고, 임금에 교만했다"며 탄핵을 받는다. 이듬해 율곡이 죽고, 조선은 무방비로 왜란을 당했다. 유성룡은 전란 후 '징비록'에, "율곡은 성인이다. 그의 말에 따랐다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랴! 그에게 비난도 있지만, 그의 말이 척척 들어맞았다."라고 기록했다. 또한 이순신은 '若無湖南是無國家'란 말을 남겼다.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표현은 호남곡창, 호남의병, 호남장병의 해전승리를 꼽은 듯하다. 호남의병은 한양수복과 진주성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진주성이 무너지면 호남곡창과 나라도 무너진다"고 말한 나주 김천일과 화순 최경회가 전투를 이끈다. 같은 德水李氏로 비슷한 시기의 이율곡과 이순신은 유비무환과 살신구국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제 "호남이 없어도 나라는 있다"는 말이 나돈다. 인구가 감소를 넘어 추락하기 때문이다. 전북은 전주시만 현상을 유지할 뿐 군산과 익산까지 급감한다. 군산은 통합전인 91년 군산·옥구가 28만7774명으로 피크를 기록했다. 그러나 01년 27만7680명 이후 매년 4천명 가량 줄어 04년 26만5168명으로 감소했고, 올 8월말에는 26만3989명으로 더욱 줄었다. 최고 34만에 육박하던 익산은 02년부터 매년 3천∼5천명이 감소했고 특히 올해 8개월만에 4251명이 급감해 8월말 현재 32만282명으로 수년내 '30만명 붕괴'가 우려된다. 정읍도 올해 13만이 붕괴되고 '12만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도시가 이러니 농촌은 말해 무엇하리. '박정희 18년'에 육박하는 '새만금 15년'을 보내며 내부개발은커녕 방조제도 완공치 못하는 등 온통 새만금에 매달려 세월을 허비한 탓으로 판단된다.
    해방 이후 호남 인구변화를 보자.
    60년말 2499만명 전국인구 중 전북 239만명(9.56%), 전남 355만명(14.2%)으로 호남거주자는 594만명에 달해 전국 23.77%를 차지했다. 2005년 8월말 전국인구는 4874만명으로 95%가 늘었으나 전남 197만5천명(4.05%)과 광주 140만명(2.87%)이고, 전북은 189만2590명(3.8%)으로 '180만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66년 최고 252만명이던 전북인구가 63만명이 감소했다. 전국 23.8%였던 호남인구도 10.8%로 점유률이 축소됐다. 전국이 고루 개발돼 자연적 증가만 있고 사회적 이동이 없었다고 가정하면 호남인은 1158만이 돼야 하나 527만명만 남고 2세를 포함, 631만여명이 타향살이를 하는 셈이다. 6.25 동란에도 없던 '민족대이동'이다.
    전북은 02년 2백만이 무너지고 3년도 안돼 190만도 붕괴됐다. 그나마 주소지만 두고 외지에서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젊은이 등이 5만명을 넘어 실제 거주자는 184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관계기관 조사가 있어 충격이다. 놀라운 것은 2020년 150만이 붕괴돼 전국인구 점유율은 3%, 2030년은 132만명에 2.7%로 통계청이 추산했고, 65세 이상 인구도 현재 14%에서 2020년 22.3%, 2030년 31.3%로 급증한다는 점이다.
    지자체마다 '아기 더낳기'와 '위장전입성 주소이전'이 성행하나 직장을 찾아 떠나면 그만이다. 인구급감은 공장과 기업유치가 헛구호에 그쳐 취업 및 소득창출 기회가 차단돼 주민이주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전북은 수도권과 영남권은 물론 충청권에도 형편없이 낙후됐다. 03년 '지역내 총생산(GRDP)'은 충남 38조, 충북 23조, 전북 21조이고, '1인당 지역 총생산액'은 충남 1990만원, 충북 1503만원, 전북은 최하위인 1165만원이다. '근로자 1백명 이상 기업체'는 충남 467개, 충북 351개, 전북 308개이고, '04년 수출액'도 충남 293억불, 충북 75억불, 전북 42억불이다.
    여기에 행정도시로 개발되고 정부와 대기업 지원과 참여까지 가세되면 충청권이 호남인구를 흡인해갈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데 정치권과 지자체는 천안이 당연한 분기역을 충북 오송에 뺏기는 한심한 상황에도 묵묵부답인 채 개별기업 몇 개 유치했다고 치적홍보나 한다. 아무리 치적을 자랑해도 인구급감은 타지에 비해 상대적 낙후가 가속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마디로 '湖南해체'가 가속된다. 상황이 20∼30년 지속되면 타향살이 2세들은 호남에 아무런 애착이 없는 거주민으로 살아가고, 전국인구 점유율이 7% 안팎으로 줄어든 호남은 아예 목소리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 "道勢之不振極矣 不出十年當有天崩之禍 願豫養百萬民"이란 '백만양민론'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若無湖南是有國家'란 말이 나도는 이유다.

    <2005. 09. 21. 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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