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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발칸반도 잔혹사-(1)요세프 티토
    (유럽아프리카) 2006. 4. 20. 14:44

    과거에 '유고슬라비아'란 나라가 있었다.(물론 여기서 말하는 유고는 구유고연방이다.신유고연방은 지금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다.)

    이 이야기 나온 김에 본인이 수능공부할때 일반사회 선생님이 들려준 걸 안 적을수 없다.

    수업 첫날.생뚱맞게 일반사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유고슬라비아는 6,5,4,3,2,1이다.6은 6개의 공화국,5개의 민족,4개의 언어,3개의 종교,2개의 문자.그리고 1은 뭐게~~?"

     

    다들 대답을 하지 못하자 선생님은 "티토~티토~티토~"그러면서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 요제프 티토를 언급했다.

    6개의 공화국,즉 세르비아,몬테네그로,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마케도니아.

    5개의 민족,즉 슬로베니아인,크로아티아인,세르비아인,마케도니아인,몬테네그로인..

    4개의 언어,슬로베니아,마케도니아,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어짜피 보스니아어도 비슷비슷하다.)

    3개의 종교,즉 크로아티아에서 믿는 카톨릭,세르비아인들이 주로 믿는 세르비아 정교,그리고 무슬림.

    2개의 문자,즉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 등에서 쓰는 라틴문자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에서 쓰는 키릴 문자(러시아에서 주로 쓰는 문자가 키릴이다.세르비아어와 크로아티아어는 비슷비슷하다지만 쓰는 문자가 다르다.)고.

    그리고 1이 중요한데,왜 1에 티토를 집어넣었냐 하면,티토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모래알같은 민족들을 하나로 묶은 역활을 했었다.

     

    당시 티토가 이들을 묶기 위해 고심한 흔적은 정부 고위관료를 뽑을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가령 국무총리는 세르비아인을 뽑는다면,국방부 장관은 크로아티아인,외교부는 무슬림 이렇게 편향되지 않도록 했다.

     

    그럼,대체 티토가 누구인데 내가 이 이야기를 하냐면,티토는 '그나마' 유고슬라비아를 하나로 만들었다는 거다.

    각 민족들의 불만이 없게 국방,외교 등 중요한 직책을 제외하고는 자치권을 부여하되,만일 분리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포착되면 가차없이 압박을 가했다.

     

    그럼 대체 티토가 누구길래!

    아,서론이 옴팡지게 긴 것을 사과하며 티토에 대해 설명 좀 하자면,티토라는 이름은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원이였던 그의 암호명이였던 거다.

     

    1차대전때.오스트리아의 황태자 부부를 암살한 세르비아 청년.

    (MBC의 서프라이즈란 프로에서도 방송했었다.운전사가 길치가 아니였더라면 역사는 바뀌었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이 암살 사건이 1차대전의 도화선이 될 줄이야!

    그렇게 촉발된 1차대전 이후 여러가지 과정을 거치며 1929년 '남부 슬라브인들의 땅'이란 뜻의 유고슬라비아가 탄생된 것이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나찌가 크로아티아를 점령하고 이곳에 괴뢰 정부를 세우게 된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서술하기로 하겠다.)

    이때 공산당 서기장이였던 티토는 나찌에 맞서 게릴라+빨치산 작전으로 싸우게 되는데,막강 화력의 나찌와 거의 맨몸으로 무식하게(?) 싸우는 티토의 게릴라들이 붙어봤자 뻔한 거라 생각하면 오산.

    그들은 1943년 임시정부격인 유고슬라비아 민주공화국을 세우고,나찌의 패배가 거의 확실하게 되었던 1945년,결국 유고슬라비아 땅에서 나찌를 완벽하게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놀라운건 2차대전사에서 게릴라 작전으로만 나찌를 몰아낸 유일한 성공사례라는 거다.)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티토는 1953년,이땅의 대통령이 되는데,티토가 대통령이 되기 전 공산권 수장인 스탈린이 티토를 꼬셨다.니들이 사회주의 노선을 가는 김에 우리 편을 들으라고.

    그러자 티토의 대답인즉.

     

    "됬거든? -_-;;"

     

    스탈린이 아무리 꼬셔도 티토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자 결국 소련을 포함한 여러 사회주의국가들의 '왕따'신세가 되었으나,유고슬라비아는 결코 왕따가 아니였고,경제적으로도 오히려 풍요로웠던건 소련의 편을 들기를 거부한 댓가로 미국 등 서방의 원조가 이어졌기 때문이였다고.

    사실 유고슬라비아는 바르샤바 동맹에도 가입하지 않았지만,나토에도 가입하지 않고 제3세계라고 해서 독자노선을 걸어왔었는데,언제나 제3세계를 리드해왔고,여기에 티토라는 인물이 있었다는 거다.(서방의 지원 덕분인지,동구권에서 가장 잘살았던 나라가 유고슬라비아였다.사실 티토의 사회주의는 말이 사회주의지 그당시 스탈린식 사회주의와는 차원이 달랐다.)

     

     

    1963년 티토가 종신 대통령이 되고,그러기 위해 비밀경찰과 스파이짓,암살까지 저질렀긴 하지만 티토가 종신 대통령이 되고 그가 죽은 1980년까지는 나름 행복했었다고.

    사실 티토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아니였음 유고슬라비아는 찢어져도 벌써 찢어지고,2차대전보다 더 처절한 민족 분쟁을 겪었을 거라는것을 알고 있기에 분열을 할려는 낌새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어떻게든 눌러야 했으니...(민족 분열은 그당시 티토 정부의 골머리를 앓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그리고 티토는 1980년,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다.

    티토가 제3세계의 지도자였다는것을 감안할때 그의 장례식때 수많은 세계 정치인들이 참석하였는데 이건 세계 최대 규모라고.

    (티토가 대단한게,모두가 스탈린식 마르크스-레닌주의로 고~할때 티토는 적절하게 자본주의를 받아들일수 있는 개방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과,찢어지기 쉬운 민족들을 어떻게든 하나로 만들었다는 거다.그렇기에 그의 장례식에 수많은 세계 정치인들이 모습을 보인건,그에 대한 하나의 존경과 예우라고 볼수 있겠다.아직 냉전이 채 끝나지도 않았을텐데...)

     

    아까 스탈린의 압박 이야기 나왔는데,사실 스탈린이 압박을 아무리 쌔웠다 한들 불타는 유고슬라비아의 단결력에 유조선을 들이댄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스탈린 사후,소련에 흐루시코프 서기장이 취임하자 그는 결국 스탈린의 대 유고슬라비아 정책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으며 결국 '사회주의는 그 나라 실정에 맞게'로 수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티토의 외교 정책은 제3세계들의 외교노선인 비동맹노선이라고 했는데.

    사실 제3세계의 등장은 미소 냉전의 산물이였다.

    냉전에 끼이기 싫다.핵전쟁이 일어나는걸 원치 않는다.우리가 그들 대신 당하진 않을것이다란 의지의 산물이였던 거다.

    그 중심에 유고슬라비아가 있었고,티토가 있었던 거다.

     

    그래서 티토 사후 많은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베오그라드를 찾아가 그를 애도한 거고!

     

    오죽 그의 카리스마가 강렬했으면,티토가 오랫동안 꾹꾹 눌러왔던 분열 조짐이 동구권의 민주화 물결과 더불어 폭발.결국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의 독립을 촉진시켰으며 1992년 보스니아도 독립을 선언해 처절한 피바람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고.

     

    티토에 대한 Facts.

     

    1.티토는 지도자이기에 앞서 훌륭한 여행가였다.

     

    티토의 비동맹노선을 확고히 하기 위해 그는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비동맹노선을 채택하는 국가들을 방문했고,그러면서 그 나라들을 여행했다.

    (북한도 방문한적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유고슬라비아 여러 곳도 여행했다.

    (그쪽 정보를 뒤지고 뒤졌는데 크로아티아를 중심으로 멋진 곳들이 많더라.특히 크로아티아 하고도 아드리아해를 마주하는 스플린트 같은 곳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2.취미는 낚시,사진 촬영,사냥이였다.

     

    3.게다가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이라니!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란 한국 영화가 있었는데(안성기씨와 최지우가 나왔는데 평은 그닥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이 영화 모티브도 피아노를 치는 티토의 모습에서 영감을 딴게 아닐까 싶다.ㅋ

     

    4.그는 유럽 정치인들 중 최고의 베스트 드레서였다.

     

     

    아무튼 발칸반도 잔혹사에서 '그나마 평화로웠던' 유고슬라비아를 있게 한 티토 이야기를 했다면 다음 시간에는 '발칸반도 잔혹사-독립부터 데이튼 협정까지-'를 서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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