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거울에 깃든 사랑 언약
    취미춤남녀성.인종차별sex성폭행누드 2006. 11. 14. 19:43

       우리는 부부의 이혼을 가리켜 흔히 파경(破鏡)이라 말한다. 깨질 (破)에 거울 (鏡), 즉 깨진 거울이란 뜻이다. 반대로 흔히 쓰지는 않지만 이별했던 부부가 다시 만나는 것을 파경중원(破鏡重圓)이라 말한다. 깨진 거울이 다시 합쳐졌다는 뜻이다. 그럼 어찌하여 부부의 이별을 깨진 거울에 비기게 되었는지 그 유래를 따라가 보자.

     

    만남을 기약하는 반쪽 거울 

    때는 지금으로부터 1500여 년 전인 중국 남조(南朝)시기, 진(陳)나라는 세력이 막강한 수(隋)나라의 공격을 받았다. 도처에서 전쟁의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백성들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나라가 바야흐로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비참한 현실을 눈으로 지켜보던 진나라의 부마 서덕언(徐德言)은 아내인 낙창공주(樂昌公主)와의 앞날도 기약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라가 이제 곧 망할 판인데 개인의 가정 어찌 무사하리오. 우리의 이별은 아마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소. 그대의 뛰어난 외모와 재능, 그리고 신분이면 반드시 귀한 집으로 보내질 것이오. 우리 부부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매일 그리워하고 생각하며 꿈에서 밖에 만날 길이 없구려. 만약 하늘이 굽어본다면 언젠가 꼭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니 우리 증표라도 지녀서 다음에 만날 수 있도록 합시다. 그리고는 동(銅)으로 된 거울을 두 쪽으로 나누어 절반씩 나누어 간직했다.

    이어 그는 이런 기약을 했다.  내년 정월 보름날 당신의 그 반쪽 거울을 시장에 내다 팔도록 하시오. 내가 만약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꼭 찾아 가리다.”

     

    다시 합쳐진 거울

    진나라는 결국 망하고 낙창공주는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운 수나라의 장군 양소(楊素)의 첩으로 보내졌다. 양소는 낙창공주의 재색에 반해 더없이 사랑해 주었지만 그녀는 항상 수심에 잠겨 얼굴이 개일 줄 몰랐다. 한편 난세 속에 겨우 목숨을 건진 서덕언은 아내와의 약속을 시종 잊지 않고 유리걸식을 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이듬해 정월 보름을 앞두고 장안에 다다랐다.    

    약속한 그날 시장으로 가니 한 노인이 반쪽으로 쪼개진 거울을 팔고 있었다. 서덕언은 단번에 그것이 아내가 가지고 있던 거울임을 알아보았다. 흥분된 마음으로 다가가 자신이 갖고 있던 거울과 맞추어보니 과연 하나로 합쳐졌다. 서덕언은 거울 뒷면에 아내를 그리는 애틋한 시를 적어 보냈다.

    거울과 사람은 함께 갔건만(鏡與人俱去)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鏡歸人不歸)
    상아의 그림자가 없으니(無復嫦娥影)
    달빛만 외롭게 비추누나(空留明月輝)

     

    시를 본 낙창공주는 남편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신세가 한스러워 구슬피 울었다. 급기야 아예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누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소는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되어 그녀를 서덕언의 곁으로 돌려보냈다 한다.

     

    우리가 줄곧 나쁜 뜻으로 알고 있던 파경, 사실 그것은 앞날에 대한 일종의 기약이고 희망이고 승낙이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바람, 언젠가 다시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그런 애틋한 염원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깨진 거울, 그것은 사랑의 증표였다./상해경제

    출처 : 문화예술
    글쓴이 : 崔崔 원글보기
    메모 :
Designed by Tistory.